[라틴아메리카의 그림자 칠레편 #001] 가짜 태양의 밤 — 2화: 두 개의 태양

2화: 두 개의 태양

산티아고의 아침은 언제나 같았다. 안개가 걷히고, 태양이 올라오고, 사람들이 길을 메웠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발걸음은 평소와 같았다. 그러나 머릿속은 달랐다.

접수처 간호사가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 오늘 첫 환자는 9시예요. 8살 된 비글, 구토 증상.”

고개를 끄덕였다. 진료실로 걸어갔다. 흰 가운을 입고, 손을 씻고, 도구를 정리했다. 모든 것이 자동이었다. 그러나 손가락이 약간 떨렸다. 무시했다.

환자가 들어왔다. 비글은 축 늘어져 있었다. 주인은 불안한 표정. 촉진을 시작했다. 손가락이 복부를 더듬었다. 간이 부어 있었다. 초음파를 지시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간 종양. 양성이길 바랐지만, 악성일 가능성이 컸다.

“수술이 필요해요. 하지만 확실하지 않아요.”

주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얼굴을 보았다. 자신의 얼굴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몰랐다. 그냥 말했다.

“결정은 당신 몫이에요.”

주인이 나간 후, 사무실에 혼자 남았다. 창밖을 바라보았다. 태양이 작열하고 있었다. 어젯밤을 생각했다. 그 빛, 그 평온함. 그리고 레난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머리를 흔들었다. 일을 계속했다. 진료를 보고, 수술을 하고, 처방전을 썼다.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점심시간. 혼자 식당에 앉아 샌드위치를 씹었다.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동료들이 웃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두려웠다. 그러나 또한 기대되었다.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밤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해가 지자, 차량에 올라탔다. 다시 저택으로 향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가야 할 곳을 알고 있었다.

발레리아가 현관에서 맞이했다. 그녀의 미소는 더욱 밝아져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원형으로 앉아 있었다. 그들의 눈은 감겨 있었다. 호흡은 깊고 고르게 유지되고 있었다. 하나의 생명체처럼.

“오늘은 더 깊은 곳으로 갈 거예요.” 레난이 앞에 서서 말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거예요.”

향로가 피워졌다. 달콤한 향이 방 안에 퍼졌다. 들이마셨다. 머리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잔이 돌아왔다. 진하고 쓴 액체. 망설이지 않고 들이켰다.

환각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더 강렬했다. 거대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느낌. 물은 투명했고, 그 아래로 수많은 생명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하나였다.

그 일부라는 것을 느꼈다.

눈을 떴을 때, 바닥에 누워 있었다. 뺨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괜찮아요.” 발레리아가 손을 잡았다. “이제 모든 것이 괜찮을 거예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거짓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진짜로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이 부러웠다.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신도들도 일어나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같은 평온함이 있었다. 서로 포옹하고, 속삭이고, 웃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그 평온함을 갖고 싶었다.

다시 레난의 앞으로 걸어갔다.

“오늘 밤, 저는 더 깊이 들어갈 준비가 되었어요.”

레난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온화했지만, 그의 눈은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었다.

“당신은 이미 들어왔어요, 마티아스. 이제 당신은 우리 중 하나예요.”

며칠이 지났다. 정기적으로 저택을 방문했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낮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병원에 출근했고, 여전히 수술을 집도했고, 여전히 환자들을 진료했다. 그러나 표정은 달라졌다. 동료들이 눈치채기 시작했다.

“마티아스, 너 요즘 왜 그래?” 한 동료가 물었다. “뭔가 달라진 것 같아.”

“그냥 명상을 시작했어.”

“명상? 너?”

“응. 생각보다 좋더라.”

동료는 의심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더 묻지 않았다.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이 아니었다. 더 이상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그들의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그 고통이 자신의 고통과 같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저택에서 다른 신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 엘리트들이었다. 유치원 원장, 대기업 연구원, 건축가, 변호사.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에요.” 발레리아가 말했다. “이 세상을 구할 사람들이에요.”

“무슨 뜻이죠?” 물었다.

“레난님이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모두 특별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요. 이 세상의 어둠을 밝힐 수 있어요.”

그녀의 말을 들었다.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거짓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밤, 레난은 새로운 교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당신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했어요. 이 세상의 엘리트들이에요. 그러나 또한 이 세상의 노예들이에요. 돈과 명예와 성공에 얽매여 있어요. 그러나 진정한 자유는 그 너머에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이제 그 노예에서 벗어날 거예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거예요. 그리고 이 세상을 구할 거예요.”

그의 말을 들었다. 그 말에 취했다.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느낌에 취했다.

더 이상 평범한 수의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였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흘렀다. 아야와스카 없이는 하루를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두려움이 아닌, 합리화로 이어졌다.

이건 마약이 아니다. 남미 원주민들이 수천 년간 검증한 전통적인 식물성 치유제일 뿐이다.

뇌과학자로서의 지식이 개입했다.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 의식의 확장이다. 극심한 수술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나만의 ‘처방’이다.

그 합리화는 완벽했다. 수의사로서 동물에게 처방하는 약물들의 작용 기전을 수없이 공부했기에,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과학적으로 포장할 수 있었다. 그것이 오히려 그를 더 깊은 늪으로 밀어넣었다.

병원 생활은 더욱 기계적으로 변했다. 수술을 하고, 진료를 보고, 처방전을 썼다. 그러나 마음은 그곳에 없었다. 마음은 밤에 있었다. 그 빛 속에 있었다.

어느 날, 수술실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개의 복부를 여는 동안, 손이 떨렸다. 메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였다. 출혈이 시작되었다. 멈추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손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간호사가 바라보았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그러나 괜찮지 않았다. 수술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문을 닫고 책상에 엎드렸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비명이 터졌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인가?

오한과 함께 밀려오는 의심을 강제로 짓눌렀다. 질문이 길어질수록 나약해질 뿐이다.

하지만 이건 처방이다. 내가 선택한 치료법이다.

그날 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량은 자석에 이끌리듯 다시 외곽의 저택으로 향했다. 의심을 멈추자, 지독한 평온이 찾아왔다.

레난이 맞이했다. 그의 미소는 더욱 깊어져 있었다.

“마티아스, 오늘 더 깊은 곳으로 갈 거예요. 준비됐어요.”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됐다고 느꼈다. 모든 것을 준비됐다고 느꼈다.

잔이 돌아왔다. 들이켰다. 쓴맛이 입안에 퍼졌다. 즐겼다.

환각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거대한 별이 되는 느낌. 우주를 밝히고 있었다.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눈을 떴을 때, 웃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웃고 있었다. 왜 웃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더 이상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받아들였다.

더 이상 마티아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였다.

그리고 그 사실에 평온함을 느꼈다.

며칠 후, 저택에서 다른 신도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모두 환각에서 깨어난 상태. 그들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가득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에요.” 발레리아가 말했다. “이 세상을 구할 사람들이에요.”

그녀의 말을 들었다. 진실이라고 느꼈다.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자신의 일상을 생각했다. 병원, 수술, 죽어가는 동물들. 그것들은 모두 의미가 없어 보였다. 가짜처럼 보였다.

진짜는 이것이었다. 이 빛, 이 평온함, 이 선택받은 느낌.

손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평온했다.

일어나서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으로 산티아고의 밤이 펼쳐져 있었다.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이 자신과는 다른 세계에 속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이중생활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낮에는 수의사, 밤에는 선택받은 자. 그 이중생활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운명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머릿속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속삭이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직업적 이성이었다. 그 목소리는 말했다. 이게 맞는 걸까? 이게 네가 찾던 것일까?

그 목소리를 무시했다. 밀어냈다. 그 빛을 선택했다.

이건 처방이다. 내가 선택한 치료법이다.

그 합리화가 그를 지탱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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