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완벽한 대낮
산티아고의 오전 9시. 안개가 도시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 너머로 태양은 이미 작열하고 있었다. 수술실 안은 살균제 냄새로 가득했다. 마티아스의 손이 개의 복부 깊숙이 들어갔다. 장기가 미끄러졌다. 손가락이 그것을 붙잡았다. 떨림은 없었다.
“스폰지.”
간호사가 건넨 스폰지로 피를 닦아냈다. 모니터 위로 불규칙한 심박수가 찍혀 내려갔다. 종양이 보였다. 악성. 이미 늦었다. 수술을 중단했다. 장갑을 벗고 수술실을 나섰다.
복도에서 주인을 만났다. 40대 중반 여성, 손에는 개 목줄이 들려 있었다. 개는 없었다.
“마티아스 씨, 루나는…”
“미안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녀의 얼굴이 무너졌다. 입술을 깨물었다. 울지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마티아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할 말이 없었다. 걸어갔다.
사무실로 돌아와 모니터 앞에 앉았다. 기계적으로 두드리는 키보드 위로 사망 진단서가 떴다. 이름 루나, 나이 11세, 사인 암. 수천 번도 더 입력해 본 단어들이다. 익숙함은 슬픔보다 먼저 감각을 마비시켰다.
점심시간. 혼자 식당에 앉아 샌드위치를 씹었다.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다른 수의사들이 웃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이 이해되지 않았다. 돌아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오후 진료도 비슷했다. 고양이의 기관지염, 강아지의 탈수, 또 다른 노령견의 종양. 모든 것이 반복되고 있었다. 손가락은 익숙하게 움직였고, 입술은 자동으로 위로의 말을 뱉어냈다. 그러나 그 내부는 비어 있었다.
퇴근 시간. 차량에 올라탔다.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열었다. 불을 켜지 않았다. 소파에 몸을 던졌다. 창밖으로 산티아고의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손을 들어 올려 바라보았다. 깨끗했다. 이미 씻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위에 피 냄새가 묻어 있는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마티아스, 너 완전히 망가져 보여.”
친구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직도 잠에서 깨지 못했다.
“괜찮아.”
“거짓말하지 마. 내가 모르는 줄 알아? 네가 요즘 얼마나 심하게 굴고 있는지. 나도 다 겪어봤어. 그런데 내가 찾은 게 있어.”
“뭔데?”
“명상 모임이야. 그냥 흔한 명상이 아니야. 진짜야. 나도 거기 가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어. 한 번 와봐. 오늘 저녁에.”
침묵이 흘렀다. 거절할 핑계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알았어. 가볼게.”
그날 저녁, 친구가 알려준 주소로 향했다. 산티아고 외곽 고급 주택가. 저택은 현대식이었고, 정원은 정성스럽게 가꾸어져 있었다. 현관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미소 지으며 맞이했다. 발레리아였다.
“마티아스 씨?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내부는 따뜻한 조명으로 채워져 있었다. 벽에는 추상화. 소파에 앉은 사람들은 깔끔한 옷차림에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중 한 명을 알아보았다. 유치원 원장. 지난주에 그녀의 개를 치료해 준 적이 있었다.
“마티아스 씨!” 그녀가 일어나 다가왔다. “당신도 여기 오셨군요!”
“네. 당신은요?”
“벌써 6개월째예요. 이곳은 정말 특별해요.”
그녀의 눈에 비친 평온함이 병원에서 본 그녀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레난이 방으로 들어왔다. 40대 중반, 온화한 얼굴에 흰색 셔츠, 손에는 차 잔이 들려 있었다.
“새로운 분이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그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따뜻하고 건조한 손길.
“마티아스 씨,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신은 많은 것을 견뎌내고 있어요. 하지만 더 이상 혼자 견딜 필요가 없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난의 눈을 바라보았다. 깊었다. 그 깊은 곳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앉으세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에요.”
조명이 어두워졌다. 원형으로 앉은 사람들 사이에 마티아스도 자리 잡았다. 모두의 눈이 감겨 있었다.
레난이 중앙에 서서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오늘 우리는 당신들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거예요. 당신들은 모두 선택받은 사람들이에요.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했지만, 그 성공이 당신들을 고립시켰어요. 오늘 우리는 그 고립을 깨뜨릴 거예요.”
향로에서 퍼져 나가는 향이 방 안을 채웠다. 달콤하고 약간 톡 쏘는 냄새. 들이마셨다. 머리가 약간 흐려졌다.
“눈을 감으세요. 호흡을 느끼세요. 심장 박동을 느끼세요. 당신들은 완벽해요. 이미 완벽해요. 깨닫기만 하면 돼요.”
눈을 감았다. 호흡이 깊어졌다. 심장 박동이 천천히 안정되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이 밀려왔다.
눈을 떴을 때, 조명이 다시 켜져 있었다. 사람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서로 포옹하며 웃고 있었다.
“어때요?” 발레리아가 다가와 물었다. “처음 느껴보는 거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이게 뭐죠?”
“그냥 명상이에요. 하지만 더 깊은 명상. 이곳에서 진짜 자신을 찾는 거예요.”
그녀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무언가를 느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무언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켰다. 뉴스가 흘러나왔다. 정치, 경제, 전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은 그 향과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 무언가가 그 명상 모임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일주일 후, 다시 그 저택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친구 없이 혼자였다. 왜 가는지 알지 못했다. 그냥 갔다.
발레리아가 맞이했다. 이전보다 더 밝은 미소.
“다시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대기업 연구원, 건축가, 변호사. 그들 모두 같은 미소를 지었다.
레난이 중앙에 섰다. 이번에는 그의 손에 작은 잔이 들려 있었다.
“오늘은 더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거예요. 이 차는 우리 조상들이 마셨던 전통 음료예요. 영혼을 정화하고, 진정한 자아를 보게 해줘요.”
잔이 손에 쥐어졌다. 액체는 진하고, 쓴 냄새가 났다. 망설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발레리아의 속삭임이 귀에 닿았다. “처음에는 이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곧 모든 것이 분명해질 거예요.”
잔을 들이켰다. 쓴맛이 입안에 퍼졌다. 삼켰다.
몇 분 후, 머리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벽이 흔들렸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손이 떨렸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평온함이 밀려왔다.
눈을 감았다. 거대한 빛이 그를 감쌌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모든 생명, 모든 존재. 자신이 그 일부라는 느낌.
눈을 떴을 때, 바닥에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걱정이 아닌 미소였다.
“당신은 해냈어요.” 레난이 내려다보며 말했다. “진정한 자아를 봤어요. 이제 당신은 우리 중 하나예요.”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수술복을 갈아입으며 생각했다. 내가 미친 짓을 했나? 그건 마약 성분일 뿐이야. 환각은 내 뇌가 만들어낸 허상이었어.
수술실로 들어갔다. 손이 개의 복부에 닿았다. 평소처럼 움직였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그 빛, 그 평온함을 되새기고 있었다.
수술이 끝난 후, 사무실로 돌아와 앉았다.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일을 해야 했다. 그러나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말이 안 돼. 나는 수의사야. 과학자야. 그건 그냥 마약이었어.
그러나 그 빛은 여전히 그의 뇌리에 남아 있었다. 진짜 같았다. 더 진짜 같았다. 그의 일상보다.
저녁이 되었다. 다시 저택으로 향할까 말까 고민했다. 차량에 올라탔다. 시동을 걸었다. 잠시 멈췄다. 기어를 넣었다. 핸들을 돌렸다.
저택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날 밤, 그는 다시 환각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더 깊었다. 그는 자신이 우주를 떠다니는 것을 느꼈다. 모든 별, 모든 은하가 그의 주위를 돌고 있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울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발레리아가 그의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괜찮아요. 이제 모든 것이 괜찮을 거예요.”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거짓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다시 병원에 도착했을 때, 또다시 의심이 밀려왔다. 이게 맞는 걸까? 이게 내가 찾던 것일까?
수술실에 서서 개의 복부를 열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처음이었다. 수술이 실패할 뻔했다. 간호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괜찮으세요, 선생님?”
“네. 괜찮아요.”
그러나 괜찮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두 가지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하나는 그의 직업적 이성이었다. 그건 마약이야. 너는 중독되고 있어. 다른 하나는 그 빛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였어. 너는 그것을 느꼈잖아.
그날 오후, 그는 발레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밤에도 모임이 있나요?”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는 다시 저택으로 향했다. 그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그 의심이 자신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의심을 버리기로 했다.
그날 밤, 그는 레난의 앞에 섰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
“저는 준비됐어요. 저는 당신을 따를 거예요.”
레난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환영해요, 형제여. 이제 당신은 진정한 자유를 찾았어요.”
그러나 그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계속해서 속삭이고 있었다. 이게 맞는 걸까?
그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기로 했다. 그는 그 목소리를 밀어냈다. 그는 그 빛을 선택했다.
그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