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그림자 일본편 #001] 방주의 밤 – 2화: 자발적 감금

2화: 자발적 감금

아즈마야 여관의 현관은 활짝 열려 있었다.

쿠로사와 레이는 문턱을 넘기 전에 잠시 멈췄다. 그녀는 일본의 전통 여관들이 손님을 맞이할 때 현관을 활짝 여는 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장마철, 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곳의 문은 말 그대로 활짝 벌어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들어오라고 유도하는 것처럼.

그녀는 발을 들여놓았다. 현관에는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여성용 구두들. 크기와 디자인이 제각각인 것으로 보아, 여러 명의 여성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중에는 값비싼 브랜드의 구두도 있었고, 낡은 운동화도 있었다.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복도는 어두웠다. 벽에는 몇 개의 촛불이 켜져 있었지만, 그 불빛은 오히려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 뿐이었다. 공기에는 촛불의 밀랍 냄새와 함께, 온천의 유황 냄새, 그리고 무언가 달콤한 향이 섞여 있었다. 그것은 교주 센고쿠가 사용하는 향이었다.

쿠로사와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그녀의 발소리는 나무 바닥에 흡수되어 아무런 울림도 남기지 않았다. 방들은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하지만 그 틈새로 희미한 빛과 함께, 낮은 웅얼거림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여러 여성들의 목소리가 하나의 주문처럼 반복되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인도하소서…”

“아버지께서 우리를 치유하소서…”

쿠로사와는 그 소리를 들으며 발걸음을 멈췄다. 그 목소리들은 하나같이 초점이 없었다. 마치 꿈을 꾸는 사람들이 중얼거리는 것처럼. 그녀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복도 끝, 가장 큰 방 앞에서 그녀는 멈췄다. 문은 다른 방들과 달리 반쯤 열려 있었다. 그 틈새로 그녀는 내부를 엿볼 수 있었다. 방 안에는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원을 그리며 앉아 있었다. 그들 중앙에는 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교주 센고쿠였다.

그는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흰 수염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그는 마치 자식을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보였다. 하지만 쿠로사와는 그의 눈동자 깊숙이 숨겨진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통제였다. 완벽한 통제.

쿠로사와는 여관의 2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나미의 일기장에서 언급된 방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다. 2층, 복도 끝방. 그녀는 그 방 앞에 섰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겨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좁았다. 다다미 바닥, 작은 탁자 하나, 그리고 벽에 걸린 교주의 초상화. 방 한가운데에는 두 명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하루코와 나미였다.

그들은 쿠로사와를 보자 놀라는 기색 없이 그저 바라보았다. 하루코의 눈빛은 평온했다. 너무 평온해서 오히려 기괴했다. 나미의 눈빛은 조금 더 복잡했다. 그녀는 쿠로사와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떨었지만, 곧 고개를 숙였다.

“누구세요?”

하루코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전혀 낯선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경계심이 없었다.

“당신들을 찾으러 왔어요. 오오누키 씨의 의뢰로.”

하루코는 그 말을 듣고도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돌아가라고 전해주세요. 우리는 돌아가지 않아요.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쿠로사와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많은 피해자들을 봐왔다. 강제로 감금당한 사람들,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 분노하는 사람들. 하지만 하루코는 그 어느 유형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녀는 평온했다. 그 평온함이 가장 소름 끼쳤다.

“여기가 집이라고요? 당신의 집은 세타가야에 있잖아요.”

“그곳은 집이 아니에요. 그곳은 감옥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자유를 찾았어요.”

나미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를 이 지옥으로 돌려보내지 말아주세요. 제발.”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쿠로사와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한참을 침묵했다. 이 여성들은 감금당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이곳에 와 있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쿠로사와는 2층 복도로 나와 여관을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가 1층의 작은 방들을 하나씩 열어보았다. 대부분의 방은 비어 있었지만, 한 방에서는 아까 본 여성들이 모여 있던 그룹의 일부가 다시 모여 있었다.

이번에는 그들 중앙에 하루코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다른 여성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손을 모은 채 기도하고 있었다. 쿠로사와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개별적인 의지가 사라진, 오직 교주에 의해 움직이는 인형들.

그녀는 그 방을 지나쳐 여관의 가장 깊은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작은 제단이 있었다. 제단 위에는 교주 센고쿠의 사진과 함께, 여러 개의 촛불이 놓여 있었다. 그 앞에는 한 여성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나미였다.

그녀는 제단을 바라보며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다. 쿠로사와는 그녀의 뒤에 조용히 다가갔다.

“나미.”

나미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흐릿했다.

“왜 여기 있는 거야? 너는 대학생이잖아. 너는 꿈이 있었잖아.”

“그 꿈은 거짓이었어요. 아버지가 정해준 꿈이었을 뿐이에요. 그분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셨어요.”

“그분이 말한 진짜 꿈이 뭔데?”

“자유예요. 내가 나로 살 수 있는 자유.”

쿠로사와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미 교주에게 완전히 세뇌당해 있었다. 그녀의 말 속에는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이 없었다. 오직 교주의 말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너는 지금 자유로운 게 아니야. 너는 그에게 갇혀 있어.”

“아니에요. 제가 처음으로 자유로워진 거예요. 제발… 저를 내버려두세요.”

나미는 다시 제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쿠로사와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이곳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쿠로사와가 여관을 더 살펴보려고 할 때,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교주 센고쿠가 서 있었다. 그는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인자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오랜만이군요. 방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쿠로사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미소는 온화했지만, 그녀는 그 미소 뒤에 숨겨진 냉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이 센고쿠인가요?”

“그렇게 불러주시면 감사하죠. 하지만 저는 그저 이곳의 아버지일 뿐입니다.”

그는 쿠로사와에게 다가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다.

“당신은 이 여성들을 찾으러 온 거죠? 하지만 그들은 이미 돌아갈 곳을 잃었어요. 그들은 이곳에서 진정한 가족을 찾았어요. 당신이 그들을 데려가려고 해도, 그들은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그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잖아요.”

쿠로사와는 그의 말을 들으며 손을 떨었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누군지, 왜 왔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그는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은 그들을 속이고 있어요.”

“속이다니요? 저는 그들에게 진실을 보여줬을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누군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았어요. 그것이 속임수입니까?”

쿠로사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확실히 말재주가 뛰어났다. 그의 말은 논리적이고, 감정적이었으며, 동시에 상대를 압도했다.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나 주세요. 그들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강제로 데려가려 하면, 그들은 영원히 상처받을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게 그건 아니죠?”

그는 다시 미소 지었다. 그리고 돌아서서 복도로 사라졌다. 쿠로사와는 그 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의 말에 휘둘리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대로.

그날 밤, 쿠로사와는 여관을 떠나지 못했다. 안개가 너무 짙어서 차량을 운전할 수 없었다. 그녀는 여관의 빈 방 하나를 빌려 머물기로 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여관은 더욱 기괴한 분위기로 변했다. 복도에서는 여성들의 발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그들은 방을 옮겨 다니며, 서로를 방문하고, 함께 기도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하나의 화음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쿠로사와는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오늘 본 것들을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교주는 분명히 이 여성들을 세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진실해 보였다. 그들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녀는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는 여전히 자욱했다. 그 안개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교주였다. 그는 마당 한가운데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하루코와 나미가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치 유령처럼.

쿠로사와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에 와 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내일, 그녀는 다시 그들과 대화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이 그녀의 말을 들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교주의 것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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