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영적 결합
아즈마야 여관의 밤은 깊어 갔다. 쿠로사와 레이는 방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지만,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낮은 웅얼거림이 그녀를 방해했다. 그녀는 일어나 문틈으로 복도를 살펴보았다.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줄지어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관의 가장 깊은 곳, 교주 센고쿠의 방이 있는 곳이었다.
쿠로사와는 가방에서 작은 도구를 꺼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복도로 조용히 나섰다. 그녀는 벽에 몸을 붙인 채 그림자를 따라 움직였다. 여성들은 모두 하나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방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가 벽에 기대어 내부를 살폈다. 방 안에는 촛불이 수십 개가 켜져 있었다. 그 불빛 속에서 여성들은 원을 그리며 앉아 있었다. 그 중앙에는 교주 센고쿠가 앉아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고, 그의 입술은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인도하소서…”
“아버지께서 우리를 치유하소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져 방 안을 울렸다. 그들의 눈은 모두 감겨 있었고, 그들의 표정은 평온했다. 쿠로사와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개별적인 의지는 사라지고, 오직 교주의 리듬에 맞춰 호흡하는 하나의 유기체.
그런데 그중에서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하루코와 나미였다. 그들은 다른 여성들과 달리 교주의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 하루코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이 아닌, 감격에 가까웠다.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교주가 눈을 떴다. 그는 하루코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쿠로사와는 그 미소 뒤에 숨겨진 냉혹한 계산을 읽을 수 있었다.
“하루코, 너는 오늘 무엇을 감사하는가?”
“아버지께서 저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집의 노예가 아닙니다. 저는 이제 자유인입니다.”
“좋아. 그럼 너는 무엇을 바라는가?”
“저는… 저는 아버지께 제 모든 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몸과 마음, 영혼까지도.”
교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이 하루코의 머리 위에 얹혔다.
“그럼 너는 오늘 밤, 진정한 자유를 얻을 것이다. 너의 더러운 피를 씻어내고, 순수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겠다.”
하루코는 그 말에 눈물을 흘리며 교주의 손에 뺨을 밀착시켰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의심이 없었다. 오직 맹목적인 신뢰만이 가득했다.
의식이 끝난 후, 여성들은 하나둘씩 방을 나갔다. 쿠로사와는 벽 뒤로 몸을 숨겼다. 그녀는 그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교주가 방에서 나왔다. 그는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느긋했다. 마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왕처럼.
쿠로사와는 그를 따라갔다. 그가 들어간 곳은 여관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특별한 방이었다. 그 방은 다른 방들과 달리 문이 두꺼웠고, 잠금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쿠로사와는 그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그녀는 두 개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교주였고, 다른 하나는 하루코였다. 하루코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 눈물은 더 이상 감격이 아니었다. 그것은 완전한 복종의 표시였다.
“아버지, 저는… 저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합니까?”
“너는 그저 내 말을 들으면 된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너를 위한 것이다. 너는 내가 인도하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교주가 하루코에게 다가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하루코는 그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그 손에 뺨을 더욱 밀착시켰다. 마치 그 손길이 자신을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당신의 피는 더러움에 물들어 있다. 하지만 내가 그 더러움을 씻어내겠다. 그것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다.”
교주는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하루코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자신의 옷을 벗는 것을 도왔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흐릿했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 확신이 있었다. 그 확신은 그녀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쿠로사와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손을 떨었다. 그녀는 이 장면이 단순한 성적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교주가 하루코의 영혼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정교한 의식이었다. 그는 그녀의 몸을 통해 그녀의 영혼까지 지배하려 하고 있었다. 신체적 침탈이 아니라, 영혼의 완전한 정복.
쿠로사와는 방에서 나와 복도로 돌아왔다. 그녀는 방금 본 것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복도를 따라 걷다가, 한 방 앞에서 멈췄다. 그 방의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그 안에는 나미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벽에 걸린 교주의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쿠로사와는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미는 그녀를 보자 놀라는 기색 없이 그저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하루코와 달랐다.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무언가가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나미, 너는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아니?”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계셔요.”
“아버지? 너는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야?”
“그분은 우리의 진정한 아버지예요. 그분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어요. 그분은 우리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주셨어요.”
쿠로사와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아려왔다. 그녀는 나미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초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안에 아직 미세한 균열이 있었다.
“너는 어머니가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아니?”
“어머니는 구원받고 계셔요. 그분이 어머니의 더러운 피를 씻어내고 계셔요. 그것은 사랑이에요. 진정한 사랑.”
쿠로사와는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 나미의 손은 차가웠다.
“나미, 너는 이곳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너는 이곳을 떠나야 해.”
“아니에요. 저는 이곳을 떠나지 않아요. 저는 이곳에서 자유를 찾았어요. 제발… 저를 내버려두세요.”
나미는 쿠로사와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가 스쳤다. 그녀는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다. 쿠로사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에 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 속에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는 그 무언가가 쿠로사와에게 마지막 희망을 주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쿠로사와는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여러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그들의 표정은 평온했다. 그중에서 하루코도 있었다. 그녀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젯밤의 흔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더욱 밝아 보였다.
쿠로사와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루코 씨, 어제 밤에…”
하루코는 그녀의 말을 자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어제의 눈물이 없었다. 오직 평화로운 미소만이 있었다.
“어제 밤은 제가 가장 행복했던 밤이었어요. 그분이 제 모든 것을 받아주셨어요. 저는 이제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어요.”
그녀의 말은 진실해 보였다. 그녀는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그 행복이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쿠로사와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세뇌의 결과였다. 자신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행복.
“그분이 당신에게 한 것은 범죄예요. 당신은 피해자예요.”
“범죄? 그분은 저를 구원해 주셨어요. 그분은 저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셨어요. 당신은 그걸 이해하지 못해요. 당신은 아직 그분을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하루코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쿠로사와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이곳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쿠로사와는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떨었다. 그녀는 이미 교주에게 완전히 장악당해 있었다. 그녀의 몸과 마음, 모든 것이 교주의 것이 되어 있었다. 그녀를 되돌리려면, 그녀의 신앙 자체를 무너뜨려야 했다. 그것은 그녀를 파괴하는 것과 같았다.
그날 밤, 쿠로사와는 다시 교주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이번에는 방 안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교주는 방 안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자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여전히 인자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비열함이 이제는 선명하게 보였다.
“오셨군요. 당신이 올 줄 알고 있었어요.”
“당신은 이 여성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그들을 구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누군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았어요. 그게 잘못된 일인가요?”
“당신은 그들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들의 상처를 이용해서, 그들의 외로움을 이용해서.”
“이용? 저는 그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그 사랑을 받아들였을 뿐이에요. 당신이 그들에게 강제로 무언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어요.”
쿠로사와는 그의 말을 들으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녀가 그를 공격하면, 여성들은 그녀를 적으로 돌아설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이미 그의 것이었다.
“당신은 그들을 완전히 장악했어요.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지 못해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이 그들을 강제로 데려가려고 해도, 그들은 당신을 거부할 거예요. 그건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교주는 다시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이제 돌아가세요. 당신이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들은 이미 내 것이니까.”
쿠로사와는 그의 말을 들으며 방을 나갔다. 그녀는 그가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다시 방법을 찾을 것이다. 모녀를 구할 방법을.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당신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 주인공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쿠로사와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