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저울의 기울기
프리야는 침실 화장대 앞에 앉았다. 아니, 화장대는 아직 있었다. 하지만 거울은 사라진 지 이틀이 되었다. 큰 은거울이었다. 어머니가 결혼 지참금으로 준 골동품. 지금은 코라바의 골동품상 진열장에 놓여 있을 것이다. 22,000루피를 쳐줬다. 그 돈은 어제 오후에 이미 고팔의 손으로 들어갔다. 일주일 치 이자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였다.
거울 없는 화장대 앞에서 프리야는 손거울을 들어 자신을 보았다. 지름 15센티미터의 작은 원형 거울. 한 번에 얼굴의 일부만 비추는 크기였다. 그녀는 이마를 보고, 눈을 보고, 입술을 나누어 보았다. 전체를 한 번에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조각난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얼굴. 어쩌면 그것이 지금 자신의 진짜 모습일지도 몰랐다.
아침 7시 22분. 라지브가 옆방에서 잠든 사이, 그녀는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둔 작은 가방을 꺼냈다. 가방 안에는 고팔에게서 받은 봉투들이 들어 있었다. 첫 번째 200,000루피. 두 번째 100,000루피. 세 번째 150,000루피. 그리고 어제 받은 80,000루피. 지난 한 달 동안 그녀가 받은 돈의 총액은 530,000루피. 그러나 실제로 갚은 원금은 100,000루피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이자로, 또 다른 이자를 막기 위한 추가 대출로, 생활비로, 체면 유지비로 사라졌다.
그녀는 수첩을 펼쳤다. 어제 기준으로 남은 원금: 487,000루피. 오늘 하루 이자: 9,740루피. 내일이면 원금이 496,740루피가 되고, 그다음 날 이자는 9,934루피. 10,000루피가 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다라비의 한 가족이 한 달 동안 버는 돈이 평균 10,000루피였다. 그녀는 이제 하루에 다라비 한 가족의 한 달 수입만큼을 이자로 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첩을 덮으며 프리야는 깨달았다. 이 빚은 갚을 수 없다. 처음부터 갚으라고 만든 구조가 아니었다. 하루 2%의 이자는 갚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 계속 빌리게 하기 위한 숫자였다. 그녀가 첫 계약서에 서명한 순간부터, 그녀는 고팔의 시스템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에는 휴대폰이었다. 화면에 ‘고팔 아저씨’라고 저장된 이름이 떠올랐다. 그녀는 3초 동안 전화를 바라보다가 받았다.
“베타, 오늘 저녁 약속 잊지 않았죠?”
고팔의 목소리는 아침부터 경쾌했다. 마치 소풍을 앞둔 아이 같은 톤이었다.
“잊지 않았어요.”
“좋아요. 8시 타지 호텔. 골든 드래곤 레스토랑. 내가 오후에 드레스 보내줄게요. 검은색 실크. 당신에게 완벽하게 어울릴 거예요.”
전화가 끊겼다. 프리야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앉은 침대 시트는 6주 전까지만 해도 촉감이 다른 면 1,200수 이집트산 코튼이었다. 지금은 길거리에서 산 300수 혼방 시트였다. 원래 시트는 팔았다. 그녀는 시트의 거친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며 눈을 감았다.
델리에서 오는 투자자. 저녁 식사. 그녀 자신이 거래의 대상이 되는 밤.
오후 5시. 약속된 시간에 맞춰 한 젊은 남자가 그녀의 아파트 문을 두드렸다. 고팔의 심부름꾼이었다. 그는 검은색 의류 커버를 건네고는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프리야는 커버를 열었다. 검은색 실크 드레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매 없는 하이넥 디자인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길이감. 단순하지만 극도로 고급스러운 드레스였다. 라벨을 보니 사리자르카리 비하인드에서 대여한 것이 아니라, 뭄바이 최고급 부티크의 제품이었다. 가격표는 떼어져 있었다.
그녀는 드레스를 입었다. 실크가 피부에 닿는 감촉은 차갑고 미끄러웠다. 거울이 없어 손거울로 부분부분 확인하며 화장을 했다. 립스틱 색깔을 고르는 데 평소보다 2분이 더 걸렸다. 진한 레드. 그녀가 젊었을 때, 라지브와 처음 만난 날 밤에 발랐던 색이었다. 그때는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오늘은 아니었다.
6시 30분. 그녀는 아파트 로비를 걸어 나갔다. 로비의 관리인 라메쉬가 그녀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녀의 사라져가는 가구들을 알고 있을까? 엘리베이터가 없는 시간에 계단으로 옮겨지는 의자와 테이블을 보았을까? 그녀는 알 수 없었고, 물을 수도 없었다.
아파트 단지 밖에는 고팔이 보낸 검은색 혼다 시티가 대기하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아무 말 없이 뒷문을 열어주었다. 차에 타자 에어컨 바람이 그녀의 맨팔을 스쳤다. 차는 반드라-월리 씨링크를 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오른쪽으로는 아라비아해의 검은 물결이 펼쳐졌다. 왼쪽으로는 뭄바이의 야경이 반짝였다.
차가 마린 드라이브에 접어들 무렵, 프리야는 가방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펼쳤다. 오늘 아침에 적어둔 라지브 회사 정보 목록이었다. 미지급금 3,700만 루피. 소송을 건 투자자 명단 세 곳. 협력 업체들의 신용 등급 하락. 그녀가 남편의 서류 가방에서, 통화 내용에서, 그리고 사업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조금씩 모은 정보들이었다. 이것이 오늘 그녀가 고팔에게 바칠 공물이었다. 아니, 공물 중 하나였다.
차가 타지 마할 호텔의 차량 진입로에 들어섰다. 호텔은 2008년 테러 이후 더 견고해진 보안 검색대와 함께 서 있었다. 돔형 지붕이 밤하늘에 실루엣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녀는 1년 전만 해도 이 호텔의 골든 드래곤에서 남편과 기념일 저녁을 먹었다. 그때는 그녀가 직접 예약하고, 직접 계산했다. 오늘은 모든 것이 반대였다.
8시 정각. 프리야는 골든 드래곤 레스토랑의 입구에 서 있었다. 검은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눈에 띄게 우아했다. 레스토랑 매니저가 그녀를 알아보고 반색했다.
“샤르마 부인, 오랜만입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프라이빗 룸이었다. 그녀는 매니저의 안내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발소리가 두꺼운 카펫에 흡수되어 사라졌다. 프라이빗 룸의 문이 열렸다.
방 안에는 고팔이 먼저 와 있었다. 그는 흰색 쿠르타 대신 검은색 셰르와니를 입고 있었다. 그의 체구를 더 당당해 보이게 하는 수트였다. 그리고 그의 옆자리에는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다. 50대 초반, 마른 체격, 얇은 콧수염, 그리고 프라다 안경. 남자는 일어나서 프리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비크람 싱. 델리에서 왔습니다.”
그의 악수는 건조하고 짧았다. 프리야는 그가 자신의 손을 쥘 때의 압력을 감지했다. 사업가의 손이었다. 필요에 따라 압력을 조절하는 데 익숙한 손.
식탁에는 벌써 요리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딤섬, 베이징 덕, 랍스터, 프리미엄 와인 두 병. 고팔이 식사 내내 대화를 주도했다. 부동산 시장 이야기, 뭄바이의 개발 잠재력, 정치인들과의 연결고리. 프리야는 대부분 듣기만 했다. 그녀의 임무는 이 대화에 정보를 보태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 존재하는 것 자체였다.
하지만 고팔은 달랐다. 그는 디저트가 나올 무렵, 의도적으로 화제를 돌렸다.
“비크람 싱 님, 제가 말씀드렸죠? 제 주변에는 아주 유능한 분들이 많다고. 샤르마 부인은 반드라 사교계의 핵심이에요. 그녀가 가진 정보 네트워크는 상상 이상이죠.”
비크람 싱이 프리야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서 목선으로, 그리고 다시 얼굴로 돌아왔다. 평가하는 시선이었다.
“당신 남편은 바라트 다이아몬드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다이아몬드 업계가 힘들죠. 미지급금 문제도 심각하고…”
프리야는 와인잔을 입가로 가져갔다. 손이 떨리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힘을 주었다.
“어려운 시기예요. 하지만 남편은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물론이죠. 그런데 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바라트 다이아몬드가 곧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다고…”
비크람 싱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프리야는 그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델리에서 온 이 남자는 정보를 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 회사에 대한, 반드라 사교계에 대한, 그리고 아마도 더 큰 무언가에 대한 정보를.
고팔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비크람 싱 님,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프리야 베타는 정말 유용한 분이에요. 그녀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 많은 문이 열릴 거예요.”
프리야는 그들이 자신을 두고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소개팅 상대도, 동업자도 아니었다. 그녀는 전시된 자산이었다. 고팔이 비크람 싱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깊은지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거였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비크람 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름다운 저녁이었습니다, 샤르마 부인. 곧 다시 뵙길 바랍니다.”
그가 프리야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세게. 그녀는 미소를 유지했다. 얼굴의 근육들이 별개의 생명체처럼 움직였다.
비크람 싱이 떠나자, 방 안에는 고팔과 프리야만 남았다. 고팔은 와인을 한 모금 더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
“아주 잘했어요, 베타. 비크람 싱이 무척 마음에 들어 했어요.”
프리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팔은 계속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정도로는 부족해요. 비크람 싱 님은 델리에서 큰 판을 짜고 있어요. 바라트 다이아몬드의 인수합병을 노리고 있죠. 그래서 필요한 게 라지브 샤르마의 내부 정보예요.”
프리야의 심장이 다시 한 번 흉곽을 두드렸다. 인수합병. 그녀의 남편 회사를 집어삼키려는 계획이 그녀의 눈앞에서 논의되고 있었다.
“당신이 가져온 이 정보…”
고팔이 프리야의 가방에서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둔 수첩을 가리켰다.
“…이걸로는 기본만 갖춘 거예요. 이제 진짜를 가져와야 해요.”
“진짜라면…”
“라지브 샤르마의 노트북. 혹은 그의 이메일 접근 권한. 더 나아가면 바라트 다이아몬드의 내부 감사 보고서. 그걸 손에 넣으면, 비크람 싱은 당신에게 엄청난 보상을 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빚은… 영원히 사라져요.”
프리야는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잔이 식탁보에 닿으며 작은 소리를 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자리에서 완전히 포획당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정보 제공은 이제 개인적인 수다 수준이 아니었다. 그녀는 산업 스파이로 전락하고 있었다. 남편을 배신하고, 그의 회사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정보를 넘기는 역할. 그것이 고팔이 처음부터 의도했던 그녀의 최종 목적지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팔이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다음 주 월요일. 비크람 싱이 뭄바이에 머무는 날인데, 당신과 개인적인 저녁을 원해요. 단둘이. 그것이 거래의 조건이에요.”
프리야는 숨을 들이마셨다. 공기가 두꺼웠다. 와인의 알코올 냄새, 고팔의 향수 냄새, 그리고 그녀 자신의 공포가 뒤섞였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여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갈 것인가.
밤 11시 24분. 프리야는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녀가 불을 켜자, 거의 비어 있는 공간이 드러났다. 소파 세트는 아직 남아 있었지만, 커피 테이블은 사라졌다. 벽난로 위에 놓여 있던 장식품들도 사라졌다. 텅 빈 벽, 텅 빈 바닥. 오직 대리석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라지브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부엌으로 가서 물 한 잔을 마셨다. 수도물은 여전히 미지근했다. 그녀는 싱크대에 손을 짚고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반드라의 밤거리는 조용해지고 있었다. 고급 아파트들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저 멀리 다라비의 판자촌은 원래부터 어두웠다.
그녀는 침실로 들어갔다. 드레스를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검은 실크 드레스를 의류 커버에 다시 넣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이 드레스는 내일이면 다시 고팔의 사무실로 반납될 것이다. 아니면 다음 ‘거래’를 위해 보관될지도 모른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 스투코 마감 천장에는 작은 금이 하나 가 있었다.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는 금. 매일매일 조금씩 더 벌어지고 있는 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두 개의 길이 펼쳐져 있었다.
하나는 고팔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길. 정보를 더 깊이 캐내고, 남편의 노트북에 접근하고, 비크람 싱과의 저녁 식사에 응하는 길. 그 길의 끝에는 빚의 소멸이 있었다. 487,000루피, 그리고 매일 9,740루피씩 불어나는 이자의 사슬에서 풀려나는 자유. 그러나 그 자유의 대가는 남편의 신뢰와, 그녀의 자존감, 그리고 그녀가 지금까지 지키려 했던 ‘프리야 샤르마’라는 이름 자체였다.
또 하나는 반항하는 길. 더 이상 고팔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빚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길. 그녀의 체면은 산산조각날 것이고, 사교계에서의 위치는 사라질 것이며, 남편은 모든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파트는 은행에 넘어가고, 그녀는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는 더 이상 정보를 팔지 않고, 자신의 몸을 팔지 않고, 남편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텅 빈 공간 한가운데 섰다. 대리석 바닥의 한기가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냉장고 모터가 낮게 울렸다. 그 소리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상기시키는 듯했다. 돈. 이자. 내일. 고팔. 비크람 싱.
그녀는 어둠 속에서 한 번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결정했다.
Part 5: 6시 30분, 선택의 시간
다음 날 저녁. 6시 30분.
프리야는 반드라 이스트의 상가 건물 앞에 서 있었다. 오늘 그녀는 사리를 입지 않았다. 평상복인 흰색 살와르 까미즈 차림이었다. 고팔이 말한 우아함을 거부하는 옷차림. 그러나 그녀의 등은 여전히 곧았고, 걸음걸이는 여전히 자신감이 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그녀는 어제와 오늘 아침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정리했다. 아침 7시, 그녀는 라지브의 서류 가방을 열었다. 바라트 다이아몬드의 내부 문서들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복사하지 않았다. 대신, 서류 가방을 다시 잠갔다. 그리고 집에 있는 모든 고팔 관련 수첩과 메모를 모아 부엌 싱크대에서 불태웠다. 재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레몬그라스 향초를 켰다.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다. 고팔은 책상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늘은 특별한 대접이 없었다. 그는 프리야가 사리 대신 평상복을 입고 온 것을 보자 눈썹을 약간 치켜올렸다.
“베타, 오늘은 좀 다르군요. 기대했던 모습이 아닌데…”
프리야는 평소처럼 의자에 앉지 않았다. 대신 책상 앞에 서서 고팔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고팔 아저씨, 오늘 할 말이 있어요.”
고팔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 그는 팔짱을 끼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들어볼까요.”
“빚은 제가 인정해요. 487,000루피. 갚겠어요. 하지만 제가 갚을 수 있는 방식으로요.”
“그 방식이라는 게?”
“더 이상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어요. 남편 회사에 관한 어떤 것도. 그리고 델리에서 온 그 남자와의 저녁 식사도 거절할 거예요.”
사무실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선풍기의 고장 난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고팔은 오랫동안 프리야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 표정은 이제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더 이상 다정한 아저씨가 아니었다. 루비 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이 책상을 천천히 두드렸다.
“프리야 베타, 내가 당신에게 많은 걸 투자했어요. 돈만이 아니에요. 신뢰도 투자했어요. 기회도 줬고요. 그런데 당신은 이제 와서 그런 투자를 거부하겠다는 거예요?”
프리야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이 떨리지 않도록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빚은 갚을게요. 이자도 갚을게요.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요. 하지만 제 남편과 제 자신을 팔지는 않겠어요.”
고팔이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몸집이 그녀보다 머리 하나쯤 더 컸다. 그는 책상을 돌아 그녀 가까이로 걸어왔다. 거리는 1미터 정도.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군요. 당신의 빚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에요. 487,000루피에 하루 이자 9,740루피. 이게 얼마나 빨리 불어나는지 당신도 알잖아요. 한 달만 더 지나면 당신이 갚을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의 집도, 당신의 남편 회사도, 당신의 그 우아한 사교계 생활도 전부 사라질 거예요.”
“그렇다면 그렇게 되도록 둘게요.”
프리야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떨리지 않았다. 고팔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가에는 더 이상 다정함이 없었다. 대신 차가운 계산기만이 작동하고 있었다.
“당신이 그렇게 결정했다면, 나도 내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군요. 빚은 계속 늘어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지금까지 나한테 넘긴 정보들은 내 손에 있어요. 라지브 샤르마의 거래처, 메헤르의 다이아몬드 경로, 그 모든 게 기록돼 있어요. 당신은 이미 이 게임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요.”
프리야는 그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적어도 더 깊이 들어가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까지 넘긴 정보는 이미 넘어간 거지만, 앞으로는 아무것도 주지 않겠어요.”
고팔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훑었다. 마지막 기회를 주는 사람처럼, 혹은 이미 결론을 내린 사람처럼.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이 있어요, 베타.”
고팔이 책상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그는 서랍에서 두 장의 종이를 꺼내 책상 위에 나란히 놓았다. 왼쪽 종이에는 복잡한 계약 조항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오른쪽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백지였다.
“첫 번째 선택. 당신이 오늘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라지브의 정보를 가져오고, 비크람 싱과의 저녁 식사에 응하는 것. 그러면 당신의 빚은 모두 탕감되고, 당신의 체면은 보호돼요. 누구도 당신의 상황을 알지 못할 거예요.”
그의 손가락이 왼쪽 종이를 짚었다.
“두 번째 선택. 당신이 계속 버티는 거예요. 하지만 그 경우 빚은 매일 불어날 거고, 당신이 넘긴 정보들은 내가 필요에 따라 활용할 거예요. 당신의 남편은 당신이 한 일을 알게 될 거고, 사교계도 마찬가지예요.”
그의 손가락이 오른쪽 백지를 짚었다.
“당신의 결정은?”
프리야는 그 두 장의 종이를 바라보았다. 하나는 굴복의 길. 다른 하나는 반항의 길. 굴복하면 체면은 지키지만 모든 것을 잃는다. 반항하면 모든 것을 잃지만 적어도 자신은 지킬 수 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사무실 안의 백단향 냄새와 곰팡내가 허파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올렸다. 그리고 선택했다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당신의 선택이 프리야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선택 1]당신은 프리야가 체면을 지키고 당장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남편의 기밀 정보를 넘기고 델리의 투자자와의 은밀한 거래에 응하는 길을 선택합니다.
[선택 2]당신은 프리야가 고팔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빚의 사슬을 끊기 위해 싸우는 길을 선택합니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프리야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