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정보의 무게
펜촉이 종이를 떠났을 때, 사무실 안의 모든 소리가 일시에 멈춘 듯했다. 고장 난 선풍기의 덜컹거림도, 창밖 거리의 경적 소리도, 건물 아래층 찻집에서 들려오는 라디오 음악도. 오직 프리야의 귀에는 자신의 심장이 흉곽 안쪽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만이 남아 있었다.
고팔은 종이를 집어 들었다. 그는 서명 부분을 한 번 살펴보고는 입김을 불어 잉크를 말렸다. 행동 하나하나가 느릿느릿했다. 그는 종이를 접어 책상 서랍에 넣었다. 지난번과 똑같은 철제 서랍이었다.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 서랍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다시 정적.
“현명한 선택이에요, 베타. 정말 현명해요.”
고팔은 일어나서 사무실 구석의 작은 냉장고로 걸어갔다. 그는 냉장고에서 유리병에 든 물을 꺼내 프리야 앞에 내려놓았다. 물병 표면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내일 저녁까지 리스트를 작성해 오세요.”
고팔은 다시 책상에 앉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업무 지시를 내리는 상사의 그것처럼 건조했다.
“반드라 레이디스 클럽 회원 명단. 남편 직업, 회사명, 대략적인 재산 규모. 어려운 정보는 아니에요. 당신이 매일 차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들일 뿐이니까.”
프리야의 입술이 열렸다.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2초가 걸렸다.
“그런 정보를… 왜…”
“사업 확장이에요, 베타. 부동산 개발은 그냥 집만 짓는 게 아니에요. 누가 어디에 살고, 누가 언제 이사하고, 누가 돈이 필요한지 아는 게 핵심이에요.”
고팔은 두 손을 책상 위에 포갰다. 루비 반지가 형광등 아래서 다시 한 번 번뜩였다.
“당신은 아무 잘못도 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친구들 이야기를 나한테 조금 전해주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그 대가로 당신의 빚은 얼어요. 오늘부터 이자 계산은 멈춥니다. 추가로 필요한 비용도 빌려주고요.”
그는 서랍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프리야 앞으로 밀었다. 그녀는 봉투를 열지 않았다. 하지만 두께를 알 수 있었다. 50,000루피 정도. 정확히 그녀가 오늘 가져온 돈과 맞먹는 액수였다. 그녀가 이자조차 갚지 못한 돈을 다시 그녀 앞에 내미는 행위. 고팔은 그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가 보세요. 내일 저녁 6시. 같은 시간에.”
프리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무거웠다. 가죽 의자에서 몸을 떼어내는 순간, 눅눅한 습기가 치마 자락까지 번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봉투를 집어 들고 사무실 문을 향해 걸었다.
“아, 그리고 베타.”
고팔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따라붙었다.
“당신이 오늘 입은 옷, 평상복이죠? 다음에 올 때는 평소처럼 사리를 입고 와요. 당신은 우아한 여성이에요. 그걸 잊으면 안 됩니다.”
프리야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복도로 나오자 형광등은 여전히 깜빡이고 있었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가며 한 번 멈춰 섰다. 손에 쥔 봉투의 무게가 느껴졌다. 50,000루피. 이 돈으로 내일 저녁 파티의 드레스를 빌리고, 운전기사 월급을 주고, 라지브에게 줄 생활비를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그녀는 친구들의 명단을 작성할 것이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갔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뭄바이의 저녁 공기가 폐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습하고 무거운 공기였다. 자동차 배기가스, 길거리 음식의 기름 냄새, 그리고 멀리 다라비에서 올라오는 하수구 냄새가 뒤섞인 공기. 그녀는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들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얼굴은 무표정했다.
다음 날 저녁 5시 58분. 프리야는 같은 건물 3층에 다시 서 있었다. 오늘은 고팔이 말한 대로 사리를 입었다. 감청색 바나라시 실크 사리. 라지브가 그녀의 33번째 생일에 선물한 것이었다. 금자수로 짜인 테두리가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다. 고팔은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그녀가 문을 두드리자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이 그녀의 사리를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오늘은 정말 아름답군요, 베타. 들어와요.”
프리야는 지난주와 똑같은 의자에 앉았다. 이번에는 가방에서 먼저 수첩 한 권을 꺼냈다. 그녀가 지난밤 잠들지 못하고 작성한 목록이 적혀 있었다.
고팔은 수첩을 받아 들었다. 그는 페이지를 넘기며 천천히 읽었다. 방 안에는 그가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이 났다. 페이지 하나, 페이지 둘, 페이지 셋. 총 일곱 페이지였다.
“메헤르 카푸르… 남편이 다이아몬드 수입업자로군요. 나이지리아와 거래를 하고… 아, 이건 좋은 정보네요.”
고팔의 손가락이 수첩의 한 줄을 짚었다.
“리나 샤르마… 라지브의 사촌이에요?”
프리야의 목이 굳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지브 샤르마의 사업 파트너에 대한 정보. 아주 상세하게 적었네요.”
그는 수첩을 덮었다. 그리고 프리야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전보다 더 깊숙이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유능한 여성이에요, 베타. 사교계의 우아함 뒤에 이런 능력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어요.”
프리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은 가방 끈을 움켜쥐고 있었다. 고팔은 계속했다.
“이 정보의 대가로 당신의 빚은 오늘부터 얼어요. 그리고 여기…”
그가 책상 서랍에서 새 봉투를 꺼냈다. 더 두꺼운 봉투.
“150,000루피. 당신이 필요한 걸 알고 있어요. 다음 주에 반드라 레이디스 클럽 연회가 있죠? 연회비도 밀렸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아들의 사립학교 2학기 수업료도 곧 청구될 테고.”
봉투가 프리야 앞으로 밀려왔다. 그녀는 봉투를 바라보았다. 150,000루피. 이 돈이면 그녀의 체면은 한 달 더 유지될 수 있었다. 파티장에서 사람들이 그녀의 사라진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해 수군거리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남편이 통장 잔고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평온할 것이었다.
“하지만 이 돈은 새로운 거래예요. 정보 제공으로 얼린 빚과는 별개예요. 이자는 다시 시작되고요. 물론 조건은 알죠? 하루 2%.”
프리야는 봉투를 집어 들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지폐의 질감. 그녀는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150,000루피의 하루 이자는 3,000루피. 첫날 이자를 갚지 못하면 둘째 날은 156,000루피에 대한 이자 3,120루피. 숫자는 계속 불어날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파티에 가지 않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행위였다. 라지브의 사업이 실패했고, 그녀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사교계 전체에 알리는 행위였다.
“서명은 어디에…”
“오, 오늘은 서명 필요 없어요. 구두 계약으로 충분해요. 우리 사이에 신뢰가 생겼으니까.”
고팔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프리야는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했다. 서류를 남기지 않으면, 그녀는 이 거래가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증명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고팔의 머릿속과 그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뵙죠. 연회에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미리 알려주시고요.”
프리야는 일어섰다. 사무실을 나서기 전, 그녀는 창밖을 한 번 바라보았다. 반드라의 저녁 하늘은 오렌지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고층 아파트들의 유리창이 황금색으로 반짝였다. 그리고 그 아래, 다라비의 양철 지붕들은 이미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6월 26일. 반드라 레이디스 클럽 연회.
타지 랜즈 엔드 호텔의 볼룸은 샹들리에 불빛으로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200명이 넘는 손님들이 사리와 쉐르와니, 명품 드레스로 치장하고 와인잔을 기울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프리야는 입구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장면 전체를 눈에 담았다.
그녀는 오늘 사리자르카리 비하인드에서 빌린 검은색 조젯 사리를 입고 있었다. 목에는 진주 귀걸이뿐이었지만, 그녀의 자태는 여전히 우아했다. 등은 곧게 펴져 있었고, 걸음걸이는 느리고 자신감 있어 보였다. 그녀가 볼룸 안으로 들어서자 몇몇 여성들이 손을 흔들었다.
“프리야! 여기예요!”
메헤르 카푸르가 테이블에서 그녀를 불렀다.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한 3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나이지리아 다이아몬드 무역상의 아내. 프리야의 정보 목록에 첫 번째로 적혀 있던 이름이었다. 그녀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메헤르의 옆자리에 앉았다.
“목걸이 안 했네요? 프리야, 항상 그 쿤단 목걸이 하던데.”
메헤르가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세척 맡겼어요. 다음 파티에는 할 거예요.”
프리야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거짓말은 그녀의 혀끝에서 버터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왔다.
“그런데 메헤르, 남편분 사업은 잘 되고 있어요? 나이지리아랑 거래한다고 들었는데…”
메헤르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녀는 남편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수입하는 과정, 무역 장벽, 정부 관료들과의 로비, 다이아몬드 가공 공장을 수르트에 새로 지을 계획까지. 프리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그녀의 뇌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있었다.
저녁 내내 그녀는 여러 테이블을 돌며 대화를 나누었다. 리나 샤르마에게는 라지브의 사업 파트너들에 대해 물었다. 안잘리 메타에게는 남편의 주식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해 들었다. 카비타 라오에게는 아들의 사립학교 기부금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든 질문은 자연스러웠고, 모든 대답은 친근한 수다 속에 녹아 있었다.
10시 30분.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가 개인실 문을 잠갔다. 변기 뚜껑 위에 앉아 핸드백에서 수첩을 꺼냈다. 손가락이 볼펜을 쥐고 빠르게 움직였다. 메헤르의 정보, 리나의 정보, 안잘리의 정보. 그녀는 수첩을 덮으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 여성은 여전히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프리야는 그 눈동자 안쪽에서 무언가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손을 씻고, 립스틱을 다시 바르고, 사리의 주름을 정리했다. 볼룸으로 돌아가는 복도에서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7월 3일. 아침 8시.
프리야는 침대에 누워 눈을 떴다. 천장은 매일 똑같았다. 그녀가 3년 전에 직접 골라서 시공한 스투코 마감 천장. 하지만 방 안은 달랐다. 화장대 의자가 사라졌다. 그제 화장대에 딸린 등받이 의자를 중고 가구상에게 팔았다. 7,000루피. 침대 옆 탁자도 없었다. 그 자리에는 책 몇 권이 바닥에 쌓여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거실로 걸어갔다. 발바닥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닿았다. 러그가 사라진 지 2주가 지났다. 거실에는 이제 소파 한 세트와 작은 커피 테이블만 남아 있었다. 다이닝 공간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테이블도, 의자도 없었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들도 사라졌다. 중고 미술품 거래상에게 넘긴 지 일주일이 지났다.
벽에는 못 자국만 남아 있었다. 여기저기 직사각형으로 밝은 흔적. 그녀가 걸어 지나온 삶의 잔해들이었다. 냉장고는 여전히 낡은 모터 소리를 내며 작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부엌으로 가서 물 한 잔을 마셨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미지근했다. 여름이 깊어지면서 뭄바이의 수돗물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 라지브가 조깅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었다.
“프리야, 거실이 왜 이렇게 텅 빈 느낌이야? 그림도 다 어디 갔어?”
그는 운동화를 벗으며 물었다. 프리야는 물잔을 싱크대에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친정에서 보관해 달라고 했어요. 엄마가 요즘 집 정리 하면서 그런 물건들에 관심이 많아져서…”
라지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냈다. 그는 질문을 계속하지 않았다. 프리야는 잠시 숨을 멈췄다가 다시 내쉬었다. 거짓말은 점점 더 자주, 점점 더 쉽게 흘러나왔다.
“오늘 저녁에는 집에 있을 거예요?”
프리야가 물었다.
“아니, 회사에서 늦을 것 같아. 바라트 다이아몬드 미지급금 때문에 변호사랑 미팅이 있어.”
라지브가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 물소리가 들렸다. 프리야는 냉장고 문에 붙어 있는 달력을 바라보았다. 7월 3일. 고팔에게 다음 정보 목록을 전달해야 하는 날이었다.
그녀는 거실로 나와 빈 벽을 응시했다. 오늘은 어떤 정보를 넘겨야 할까. 누구의 비밀이 그녀의 빚을 조금 더 얼려줄 수 있을까. 그녀는 눈을 감았다. 메헤르의 다이아몬드 수입 경로, 리나 남편의 기업 자금 흐름, 안잘리 남편의 주식 투자 계획. 지난주에 넘긴 정보들은 이미 고팔의 장부 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제는 더 깊은 정보가 필요했다.
그녀의 수첩에는 새로운 항목들이 적혀 있었다. 이번 주 화요일에 만난 친구 나미타의 말, 목요일 파티에서 들은 소문, 그리고 며칠 전 라지브가 집에서 받은 전화 통화 중 들었던 회사 정보까지. 그녀는 이제 대화를 들을 때마다 자동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있었다. 누가, 얼마나, 언제, 어디서. 그녀의 뇌는 고팔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작동하고 있었다.
저녁 5시 55분. 프리야는 또다시 반드라 이스트의 상가 건물 앞에 섰다. 오늘은 연두색 마이소르 실크 사리를 입었다. 금테두리가 달린 고급스러운 사리였다. 그녀의 옷장에는 아직 팔지 않은 사리들이 몇 벌 남아 있었다. 체면의 마지막 보루들이었다.
계단을 오르며 그녀는 오늘의 거래를 생각했다. 이번에는 정보뿐만이 아니었다. 고팔이 전화로 말했다. “이번에는 더 특별한 걸 준비했어요.” 무슨 의미인지 묻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게임의 규칙이 또 바뀔 것이라는 것을.
사무실에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고팔의 책상 위에는 차 세트가 놓여 있었다. 정교한 은 주전자와 자기 찻잔들, 그리고 작은 접시에는 달콤한 굴랍 자문과 페다가 담겨 있었다. 마치 손님을 정중히 대접하려는 다정한 할아버지의 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어서 와요, 베타. 오늘은 당신이 좋아하는 아쌈 차를 준비했어요.”
고팔이 직접 차를 따라 주었다. 차의 향이 사무실 안의 곰팡내를 잠시나마 덮었다. 프리야는 찻잔을 받아 들었다. 따뜻한 온기가 손바닥에 전해졌다. 그녀는 한 모금 마셨다. 차는 정말로 좋은 아쌈이었다.
“오늘은 두 가지를 준비했어요.”
고팔은 말하며 그의 책상 서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첫 번째는 당신을 위한 거예요. 라지브 샤르마의 회사, 바라트 다이아몬드 컴퍼니와 관련된 정보. 아주 구체적인 것이 필요해요. 미지급금 액수, 소송 상황, 주요 투자자 명단. 할 수 있겠어요?”
프리야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 차 표면에 작은 물결이 생겼다.
“그건… 제 남편의 회사예요. 만약 들키면…”
“들키지 않게 하면 돼요. 당신은 충분히 똑똑하니까.”
고팔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딱딱한 심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는 잠시 멈추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찻잔을 내려놓으며 프리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신에게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소개하려고 해요. 델리에서 오는 큰 손님이에요. 부동산 투자자죠. 그런데 이 분이 특별한 취향이 있어서… 당신 같은 우아한 여성과의 만남을 원해요.”
프리야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는 고팔의 말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했다. 그것은 정보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무슨 뜻인지…”
“내일 저녁 타지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예요. 그냥 식사만 하면 돼요. 그리고 내가 얼마 동안 당신을 지켜봐 왔는지, 당신에게 투자할 가치가 얼마나 있는지 이야기하면 돼요. 아주 간단한 일이에요.”
고팔은 다시 차를 따라 주었다. 이번에는 그의 손이 찻주전자를 기울이는 각도까지 정확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당신의 현재 빚, 전액을 탕감해 주겠어요. 326,400루피 전부. 그리고 라지브의 회사 정보에 대한 대가는 별도로 쳐 드리고요.”
프리야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뇌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326,400루피. 이 돈이 사라지면 그녀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남편이 모르는 빚은 제로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판 가구들을 다시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더 이상 무언가를 팔지 않아도 되었다. 정보 제공과 저녁 식사 한 번.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뇌와 달랐다. 손가락 끝은 차가워지고, 위는 조여들고, 심장은 흉곽 안에서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0.5초 동안. 그리고 다시 떴다.
“몇 시에요? 저녁 식사.”
고팔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진심으로 만족한 얼굴이었다.
“8시예요. 당신을 위해 내가 직접 드레스도 준비할게요. 검은색이 잘 어울릴 거예요, 베타. 아주 우아하게.”
그녀는 일어섰다. 찻잔에는 아직 차가 반쯤 남아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차를 마시고 싶지 않았다.
사무실을 나서며 그녀는 복도 벽에 기대어 10초간 서 있었다. 3층 복도 창문으로 반드라의 밤거리가 보였다. 값비싼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고, 고급 레스토랑들의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젊은 커플들이 와인바에서 나오며 웃고 있었다. 그녀도 저 거리의 일부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제 그녀는 그 거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림자 속에서 거리를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그녀는 한 걸음 더 멀어질 것이다. 정보 제공자가 아닌, 그녀 자신이 상품이 되는 세계로.
건물 아래층 찻집에서 라디오가 흘러나왔다. 올드 힌디 영화의 슬픈 멜로디였다. 라타 망게쉬카르의 목소리가 “사랑은 상처를 준다”고 노래하고 있었다. 프리야는 계단을 내려갔다. 구두 굽이 콘크리트 계단을 두드리는 소리가 건물 전체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