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개의 선택
아마니는 눈을 떴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지하실 방은 어두웠다. 창문 하나 없는 콘크리트 벽.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을 바라보았다. 손가락이 마치 남의 손처럼 떨리고 있었다. 이를 악물어도 멈추지 않았다. 땀이 났다. 온몸이.
‘약… 약이 필요해.’
그녀의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울려 퍼졌다. 그녀는 그 생각을 밀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밀쳐낼수록 더 강하게 밀려들었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마를 바닥에 댔다. 차가운 콘크리트가 그녀의 열을 식혀주었다. 하지만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문이 열렸다. 경호원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주사기가 들려 있었다.
“일어나.”
아마니는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팔을 내밀었다. 이미 익숙했다.
주사기가 혈관에 꽂혔다. 액체가 들어왔다. 차가웠다. 그리고 곧 뜨거운 쾌락이 그녀를 감쌌다.
떨림이 멈췄다. 땀이 말랐다. 그녀는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다시 살아났다. 약 때문에.
“보스가 너를 부른다. 일어나서 따라와.”
그녀는 일어났다. 벌거벗은 몸에 아무런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무앙기는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벽에는 여러 개의 모니터. 그중 하나에는 나이로비 국제공항의 CCTV가 비춰지고 있었다.
“앉아.”
그녀는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여전히 알몸이었다. 무앙기는 그녀의 몸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그에게 아마니는 더 이상 섹스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도구였다.
“오늘 밤, 런던행 비행기가 있어. 네가 갈 거야.”
“네.”
“네 뱃속에 이걸 넣어서 가.”
그는 탁자 위에 놓인 작은 콘돔들을 가리켰다. 콘돔 안에는 갈색 가루가 가득 차 있었다. 헤로인이었다.
“10개. 하나에 50그램. 총 500그램. 만약 하나라도 네 뱃속에서 터지면, 너는 죽어. 알겠지?”
“네.”
그녀의 목소리는 기계처럼 차가웠다.
“잘했어. 이제 준비해.”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경호원들이 다가왔다.
“입 벌려.”
그녀는 입을 벌렸다. 첫 번째 콘돔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삼켰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10개를 다 삼켰을 때, 그녀의 배는 조금 부풀어 있었다. 그녀는 메스꺼움을 참았다.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옷 입어. 명품으로 준비했어. 너는 오늘부터 엘리트 비즈니스 우먼이야.”
그녀는 그가 건네는 옷을 입었다. 비싼 정장, 가죽 구두, 그리고 롤렉스 시계. 그녀는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그녀는 낯설었다. 예쁘고, 세련되고, 성공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죽어 있었다.
나이로비 국제공항.
아마니는 긴 통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명품 정장, 롤렉스 시계, 가죽 서류 가방. 그녀는 전형적인 국제 비즈니스 우먼처럼 보였다.
그녀의 배 속에서는 500그램의 헤로인이 콘돔에 싸여 있었다. 콘돔이 터질 때마다 그녀는 즉사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출국 심사대. 그녀는 여권을 내밀었다. 위조된 비즈니스 비자였다. 직업란에는 ‘IT 컨설턴트’라고 적혀 있었다.
심사관은 그녀의 여권을 보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출장 가시나요?”
“네. 런던에 투자자 미팅이 있어서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도장이 찍혔다. 그녀는 통과했다.
보안 검색대. 그녀의 서류 가방과 핸드백이 X레이를 통과했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녀의 몸은 금속 탐지기를 통과했다. 콘돔은 플라스틱이라 탐지되지 않았다.
기다란 통로. 그녀는 게이트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눈에 한 남성이 보였다. 세관 고위 간부였다. 그는 그녀를 보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니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무앙기의 돈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아마니 씨.”
“감사합니다.”
그녀는 그를 지나쳐 게이트로 향했다.
비행기 안. 그녀는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 앉았다. 옆에는 중년의 백인 남성이 앉아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미소 지었다.
“출장 가시나요?”
“네.”
“저도요. 런던에서 금융 컨퍼런스가 있어서.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
“IT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와, 인상적이네요. 케냐의 미래는 당신 같은 젊은이들이 이끌어가는 거죠.”
그는 손을 내밀었다. 아마니는 악수했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그녀는 그 따뜻함이 오랜만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했다. 나이로비의 땅이 점점 멀어졌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키베라 빈민가가 보였다. 그녀의 집이 있는 곳. 그녀의 가족이 있는 곳.
‘제임스, 나는 돌아갈 수 있을까?’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갑자기 배 속에서 쥐가 났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콘돔 하나가 움직인 것이었다. 터지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녀는 화장실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갈 수 없었다. 의심을 살 수 있었다.
그녀는 참았다. 몇 시간 동안.
비행기는 8시간 만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아마니는 입국 심사대를 통과했다. 그녀의 여권은 정품이었다. 파하드가 아니라 무앙기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진짜 같은 가짜였다.
“목적이 뭔가요?”
“비즈니스 미팅입니다.”
“얼마나 머무실 건가요?”
“이틀입니다.”
도장이 찍혔다. 그녀는 통과했다.
공항 밖에는 검은 벤츠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차에 올랐다. 운전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했다. 런던 시내의 고급 호텔. 그녀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화장실로 달려갔다. 변기 뚜껑을 열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목구멍을 자극했다. 토했다. 첫 번째 콘돔이 나왔다. 두 번째, 세 번째.
10개를 모두 뱉어냈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콘돔들은 피와 위액으로 미끄러웠다. 그녀는 그 콘돔들을 하나씩 씻어서 가방에 넣었다.
내일, 이 콘돔들은 런던의 마약상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나이로비로 돌아갈 것이다. 또 다른 비행을 위해서.
그녀는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런던의 천장에는 금이 없었다. 깔끔했다. 그 깔끔함이 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냈다. 무앙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도착했습니다. 물건 안전합니다.”
답변이 왔다.
“잘했어. 내일 밤 비행기로 돌아와. 다음 목적지는 두바이야.”
그녀는 휴대폰을 던졌다.
‘두바이. 또 다른 도시. 또 다른 비행. 또 다른 콘돔.’
그녀는 눈을 감았다. 잠이 오지 않았다.
3일 후, 두바이.
아마니는 이번에는 15개의 콘돔을 삼켰다. 총 750그램. 배는 더 부풀어 있었다. 그녀는 호텔 방에서 콘돔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하나가 터졌다.
그녀는 갑자기 몸을 움켜쥐었다. 메스꺼움이 엄습했다. 그녀는 변기에 토했다. 피가 섞여 나왔다.
‘죽는 건가?’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토했다. 30분 후, 모든 콘돔이 나왔다. 터진 것 하나를 포함해서. 그녀의 입 안에는 헤로인 가루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가루를 핥았다. 쓰고, 짰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졌다. 몸이 떨렸다. 땀이 났다. 그녀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주사 자국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 자국들을 손가락으로 만졌다.
‘이게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휴대폰이 울렸다. 무앙기였다.
“왜 연락이 늦었어?”
“콘돔 하나가 터졌어요.”
“죽었어야 하는데. 운이 좋았나 보지. 다음부터 조심해. 네 목숨은 내 돈이야.”
전화가 끊어졌다.
아마니는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두바이의 천장은 호화로웠다. 금박이 입혀져 있었다. 그녀는 그 금박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녀는 일어나 샤워를 했다. 뜨거운 물이 등에 쏟아졌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비볐다. 콘돔이 닿았던 모든 곳을.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더 이상 알아볼 수 없었다. 뺨은 패였고, 눈 밑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아마니, 너는 아직 살아있어. 하지만 너는 이미 죽었어.’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녀는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홍콩이었다.
나이로비로 돌아온 지 일주일 후.
아마니는 무앙기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다. 그녀는 10kg이 빠졌다. 팔뚝에는 주사 자국이 선명했다. 그녀는 더 이상 엘리트 학생이 아니었다. 그녀는 마약 중독자였다.
“아마니, 네가 잘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해.”
“무앙기 씨, 제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죠?”
“언제까지? 네가 죽을 때까지.”
그의 대답은 냉랭했다. 아마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지는 있어. 첫째, 계속 이렇게 내 마약 운반책으로 살아가는 거야. 둘째…”
그는 그녀에게 작은 서류를 내밀었다.
“내 정식 조직원이 되는 거야. 네가 가진 그 IT 기술, 그 지적인 두뇌. 그게 내 사업에 아주 유용해. 조직원이 되면 대우도 달라져. 더 좋은 방, 더 좋은 약, 더 많은 돈.”
“만약 둘 다 거부하면요?”
“그럼 네가 선택한 건 아니지만, 네가 감당해야 할 일이 생겨.”
그는 휴대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화면 속에는 그녀의 가족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 그녀의 남동생 제임스. 그들은 집에 있었다.
“네 가족, 어떻게 됐으면 좋겠어? 네 동생, 아직 손가락 치료 안 됐지? 내가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거부하면… 더 이상 도와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 네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거야. 네가 마약 중독자라는 것도.”
아마니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선택해, 아마니. 지금 당장.”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머릿속에 제임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머니의 얼굴. 그녀가 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그들은 어떻게 될까? 그녀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떴다.
“선택했어요.”
무앙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해봐.”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아마니의 선택 – 당신은 어떤 길을 안내하겠습니까?
[선택 1] 무앙기의 조직원이 되어 마약 운반책으로 살아간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아마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