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아프리카 잔혹사 케냐편 #001] 나이로비의 하얀 사바나 (White Savannah of Nairobi) — 4-2화: 탈주의 사바나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4-2화: 탈주의 사바나

무앙기의 사무실. 벽의 모니터들. 그중 하나에는 나이로비 국제공항의 CCTV가 비춰지고 있었다. 무앙기는 의자에 앉아 아마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선택했어?”

“네.”

“말해봐.”

“안 할래요. 당신의 조직원도 되지 않을 거고, 마약 운반책도 계속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여기서 나갈 거예요.”

방 안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무앙기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의 눈빛이 살벌해졌다.

“지금 뭐라고 했어?”

“무앙기 씨, 저는 당신의 개가 아니에요. 저는 사람이에요.”

무앙기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키는 아마니보다 두 뼘은 더 컸다. 그는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네가 거절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

“알아요. 가족을 위협하고, 합성 사진을 유포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겠죠. 하지만 저는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요.”

“무섭지 않다고?”

그는 그녀의 멱살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그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번졌다.

“네가 감당할 수 있을까?”

“몰라요. 하지만 시도할 거예요.”

“좋아. 네 선택이다.”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경호원들이 들어왔다.

“이 여자를 지하실에 가둬라. 약은 계속 줘.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마.”

아마니는 그들의 손에 끌려갔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할 힘이 없었다.

지하실은 이전보다 더 어두웠다.

방은 좁았다. 침대 하나, 바닥에 놓인 양동이 하나. 그게 전부였다. 그녀는 손목과 발목에 쇠고랑을 채운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경호원들이 하루에 두 번 주사를 놓으러 왔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할 수 없었다. 약물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약… 더 줘…”

“보스가 딱 이만큼만 주라고 했어. 너는 이제 금단 증상을 겪어야 해. 그래야 네가 얼마나 약해지는지 알게 될 테니까.”

그들이 방을 나갔다. 아마니는 혼자 남았다.

몇 시간 후, 금단 증상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몸이 떨렸다. 땀이 났다. 치아가 부딪혔다. 그녀는 바닥에 구르며 울부짖었다.

“살려줘… 제발… 약을 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혀를 깨물었다. 피가 났다. 그녀는 그 고통을 견뎌야 했다.

3일째. 그녀는 거의 죽을 뻔했다. 의사가 와서 맥박을 확인했다.

“아직 살았네. 다음 주사는 내일이다. 그때까지 버텨.”

그녀는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금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그 금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위, 아래, 위, 아래.

‘제임스… 엄마… 나 살아있어. 아직.’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조차도 희미해지고 있었다.

일주일 후, 그녀의 방에 한 여성이 들어왔다.

그 여성은 아마니와 비슷한 나이였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팔뚝에는 주사 자국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아마니와 달랐다. 살아 있었다.

“너, 아마니지? 나는 파투마라고 해.”

“여기서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어?”

“응. 나는 몇 번이나 도망치려고 했어. 하지만 매번 잡혔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잖아?”

“포기하면 죽는 거랑 똑같아. 나는 죽기 싫어.”

파투마는 그녀에게 작은 쪽지를 건넸다. 거기에는 지하실의 구조도가 그려져 있었다.

“이게 뭐야?”

“지하실 지도야. 내가 1년 동안 그린 거지. 경호원들의 교대 시간, CCTV 위치, 비상구. 모든 게 적혀 있어.”

“왜 나한테 주는 거야?”

“나는 이미 여러 번 실패했어. 경호원들이 내 얼굴을 알아. 하지만 너는 새 얼굴이야. 그들이 너를 덜 의심할 거야.”

“언제 탈출할 건데?”

“사흘 후야. 무앙기가 중요한 거래 때문에 자리를 비울 거야. 그때가 기회야.”

아마니는 쪽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고마워, 파투마.”

“고맙긴. 우리 둘 다 살아남는 게 고마운 거지.”

사흘 후, 밤 11시.

아마니는 쇠고랑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파투마가 경호원 중 한 명을 매수했다. 그가 그녀의 고랑을 풀어줄 것이다.

문이 열렸다. 경호원이 들어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고랑을 풀었다.

“빨리 움직여. 10분 안에 나가야 해.”

아마니는 일어났다. 그녀의 다리는 떨리고 있었다. 약물 때문에 힘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걸었다.

복도. CCTV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벽을 따라 붙어 이동했다. 사각지대를 이용했다.

계단. 1층. 현관.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녀는 숨을 죽였다. 그들이 잠시 대화에 정신이 팔린 사이, 그녀는 옆문으로 빠져나갔다.

밖은 차가웠다. 사바나의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그녀는 달렸다. 철문을 넘었다. 길을 따라 계속 달렸다.

30분 후, 그녀는 메인 도로에 도착했다. 지나가는 트럭 한 대가 그녀를 태워 주었다.

“어디로 가는 거야?”

“나이로비. 제발 데려다 줘.”

“앉아. 그런데 너, 왜 피투성이야?”

아마니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팔뚝에는 주사 자국, 발목에는 쇠고랑 자국.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트럭은 나이로비로 향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무앙기의 안가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해냈다. 살아남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다.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금단 증상이었다. 약이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괜찮아? 앰뷸런스 불러줄까?”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가 주세요.”

그녀는 참았다. 몇 시간 동안.

나이로비에 도착한 아마니는 바로 경찰서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했다. 대출 앱, 마약, 운반책, 무앙기. 경찰관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메모를 했다. 그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당신, 지금 마약 중독자잖아? 우리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제 말이 사실이에요. 증거도 있어요. 제 휴대폰에 모든 기록이…”

“휴대폰? 그런데 당신, 지금 휴대폰이 없잖아?”

아마니는 그때서야 자신의 휴대폰이 지하실에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가 증거를 찾아올게요. 제발 도와주세요.”

“좋아. 일단 당신은 보호시설로 가. 거기서 기다려.”

그녀는 보호시설로 보내졌다. 그곳은 마약 중독자 재활 센터였다. 벽은 하얗고, 침대는 딱딱했다. 그녀는 그곳에 갇혀 지냈다.

며칠 후, 경찰관이 그녀를 찾아왔다.

“아마니 씨,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당신이 탈출한 다음 날, 당신의 가족이…”

“가족이 어떻게 됐어요?”

“모두 살해당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와 남동생 제임스.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아마니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건… 무앙기가…”

“증거가 없습니다. 우리도 무앙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그는 이미 나라를 떠난 상태입니다.”

아마니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오랫동안 울었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복도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혼자였다. 가족도, 희망도,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보호시설의 천장은 깔끔했다. 금이 없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끝이 났을까?’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내일, 그녀는 다시 거리로 나가야 했다. 마약 중독자로서. 범죄자의 가족으로서.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혼자였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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