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잔혹사 케냐편 #001] 나이로비의 하얀 사바나 (White Savannah of Nairobi) — 7-4화: 새로운 사바나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7-4화: 새로운 사바나

무앙기와 중동 카르텔의 재판은 1년 동안 계속되었다.

아마니는 증인석에 섰다. 그녀는 떨지 않았다. 그녀의 손은 더 이상 약물 때문에 떨리지 않았다. 재활에 성공했다. 그녀의 몸은 완벽하지 않았다. 간 수치는 여전히 정상보다 높았다. 손가락이 가끔 저렸다. 하지만 그녀는 살아 있었다. 그리고 깨어 있었다.

“피고인 무앙기, 그리고 중동 카르텔 조직원들은 아마니 씨에게 3년간 약물을 강제 투약하고, 성노예로 삼았습니다. 또한 그녀의 가족을 살해했습니다.”

검사의 말에 법정이 술렁였다. 아마니는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앙기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예전의 권위자가 아니었다. 초라했다.

배심원들은 평의실로 들어갔다. 6시간 후, 그들은 돌아왔다.

“유죄.”

무앙기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중동 카르텔의 조직원들도 각각 징역 10년에서 30년을 선고받았다.

아마니는 법정을 나와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이로비의 하늘은 맑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사바나의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쳤다.

“아마니, 수고했어요.”

파투마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마니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고마워, 파투마. 네가 없었다면 나는 여기 없었을 거야.”

“아니야. 네가 버텼기 때문이야.”

그들은 함께 걸었다. 두 여자. 살아남은 자들.

며칠 후, 아마니는 키베라 빈민가로 돌아갔다.

그녀가 태어난 곳, 그녀가 자란 곳, 그녀의 가족이 살았던 곳. 집은 없었다. 불에 타서 사라졌다. 그 자리에 다른 집이 서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 오래 서 있지 않았다.

그녀는 빈민가 한가운데를 걸었다. 좁은 골목, 붉은 흙길, 철판 지붕들. 변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변했다.

그녀는 작은 건물 앞에 멈춰 섰다. 비어 있는 건물이었다. 그녀는 그 건물을 가리키며 파투마에게 말했다.

“여기, IT 교육 센터를 세울 거야.”

“혼자?”

“아니. 우리가 함께.”

파투마는 미소 지었다.

“좋아. 내가 도와줄게.”

그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벽은 낡았고, 바닥은 먼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아마니의 눈에는 그 건물이 이미 새로워 보였다. 그녀는 벽에 제임스와 어머니의 사진을 걸었다.

“엄마, 제임스, 나는 여기서 다시 시작할 거야. 너희를 위해서.”

그녀는 페인트 롤러를 들었다. 벽을 하얗게 칠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약간 떨렸다. 하지만 페인트는 칠해졌다.

몇 달 후, 교육 센터가 문을 열었다.

첫날, 아이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들은 낡은 컴퓨터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아마니는 그 눈빛을 보았다. 그녀는 그 눈빛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도 한때 그런 눈빛을 가졌었다.

“안녕, 나는 아마니야. 앞으로 코딩을 가르쳐 줄 거야.”

“선생님, 코딩이 뭐예요?”

“컴퓨터 언어야. 이걸 배우면 너희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 앱도, 게임도, 뭐든지.”

“저도 만들 수 있어요?”

“응. 너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는 그걸 증명했으니까.”

아이들은 박수를 쳤다. 아마니는 그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다. 진짜 미소였다. 오랜만에.

그녀는 아이들에게 컴퓨터 앞에 앉으라고 했다. 그녀는 천천히, 하나씩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떨렸다. 하지만 키보드는 두드릴 수 있었다.

“이것이 변수야. 이것이 함수야. 이것이 반복문이야.”

아이들은 그녀의 말을 따라 했다. 어떤 아이는 잘했고, 어떤 아이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마니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했던 거야. 이것이 바로 나의 꿈이었어.’

어느 날, 파투마가 아마니에게 말했다.

“아마니, 나는 국제 마약 퇴치 기구에서 일하게 됐어. 앞으로 자주 못 올 거야.”

“그래? 잘됐네. 네 꿈을 이루는 거야.”

“아마니, 너는 나랑 같이 갈 수 있어. 네 경험과 지식이 필요해.”

아마니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여기 있을 거야. 여기 내 자리는 여기야. 이 아이들은 내가 필요해.”

파투마는 그녀를 안았다.

“알겠어. 하지만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 나는 달려올게.”

“고마워, 파투마. 너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파투마가 떠났다. 아마니는 혼자 남았다. 하지만 그녀는 외롭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교육 센터가 있었다. 그녀에게는 꿈이 있었다.

그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 자료를 만들었다. 그녀의 손은 떨렸지만, 코드는 완벽했다. 그녀는 자신이 개발한 ‘키베라 커넥트’ 앱을 다시 만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마약 거래가 아니라,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플랫폼으로.

“이번에는 제대로 할 거야. 이번에는 내 꿈을 지킬 거야.”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5년 후.

아마니의 교육 센터는 케냐 전역에 10개의 지점을 두게 되었다. 그녀의 제자들 중 일부는 대학에 진학했고, 일부는 자신들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들은 아마니를 ‘선생님’이 아니라 ‘엄마’라고 불렀다.

“엄마, 오늘 새로운 앱을 출시했어요!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무료 급식 연결 앱이에요.”

“잘했어. 정말 자랑스럽구나.”

아마니는 그녀의 제자를 안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어느 날, 그녀는 키베라 빈민가에 있는 제임스와 어머니의 추모비 앞에 섰다. 그녀는 꽃을 놓고 무릎을 꿇었다.

“엄마, 제임스, 나는 약속을 지켰어. 나는 다시 일어섰어. 그리고 많은 아이들을 일으켰어. 너희도 자랑스러워할 거야.”

사바나의 바람이 불어왔다. 하얀 풀들이 흔들렸다. 그녀는 그 바람이 엄마와 제임스의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일어나 교육 센터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오늘은 뭘 배워요?”

“오늘은 너희가 직접 앱을 만들어 볼 거야. 너희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

“와! 정말요?”

“정말이야. 너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는 그걸 증명했으니까.”

아이들은 환호했다. 아마니는 그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살아있었다. 상처투성이지만. 아프지만. 하지만 그녀는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녀 혼자가 아니라, 많은 아이들과 함께.

사바나는 넓었다. 그녀의 꿈도 그렇게 넓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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