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실리콘 사바나의 덫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나이로비의 아침은 빠르게 찾아온다.
아마니는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났다. 그녀의 집은 키베라 빈민가 깊숙이 있었다. 좁은 골목, 붉은 흙길, 그리고 철판으로 이어진 지붕들. 그녀는 그 풍경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플라스틱 대야에 물을 받아 얼굴을 씻었다. 거울은 없었다. 벽에 걸린 작은 거울 조각이 전부였다. 그 속에 비친 얼굴. 짙은 눈썹, 까만 눈, 그리고 뺨에 흩뿌려진 주근깨. 그녀는 그 얼굴이 싫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미 일어나 작은 난로에 차를 달이고 있었다.
“아마니, 오늘 시험이 있지?”
“네, 엄마. 컴퓨터 구조론이요.”
“잘 봐야 한다. 네가 이 가문의 희망이야.”
아마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탁자 위에 놓인 노트북을 켰다. 3년 전 중고로 산 것이었다. 배터리는 이미 수명을 다해 항상 전원을 꽂아야 했다. 화면에는 깨진 한 줄이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적응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앱을 실행했다. ‘키베라 커넥트’. 빈민가 주민들을 위한 소액 대출 중개 플랫폼이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이걸로 우리 동네를 바꿀 거야.”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나이로비 국립대 컴퓨터공학과. 그녀는 학과 수석이었다. 교수들은 그녀를 ‘키베라의 천재’라고 불렀다. 동기들은 그녀의 코드에 감탄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집이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가난은 히잡처럼 그녀를 감쌌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 그녀는 남동생 제임스를 떠올렸다. 16살. 타이핑 교실에서 일하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었다. 병원에 갔지만, 수술비가 없었다. 상처는 곪기 시작했다. 지금은 감염으로 인해 열이 나고 있었다.
‘오늘 안으로 돈을 마련해야 해. 제임스를 살리려면.’
그녀는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로 나이로비의 스카이라인이 보였다. 고층 빌딩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빌딩들 아래에는 키베라 같은 빈민가가 숨 쉬고 있었다.
‘나도 저 위에 서고 싶어. 저 빌딩 위에.’
강의가 끝난 후, 아마니는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열어 은행 잔고를 확인했다. 3,000케냐 실링. 한화로 약 3만 원. 제임스의 수술비는 20만 실링이 필요했다.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두통이 났다. 그녀는 캠퍼스 내 장학금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다음 달이나 되어야 나왔다. 은행 대출은 담보가 없었다.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SNS에 광고 하나가 떴다.
‘사바나 캐시 – 즉시 입금, 간편 절차, 신용 확인 없음’
그녀는 그 앱을 몇 번이나 쳐다보았다. 손가락이 다운로드 버튼 위에서 망설였다.
‘이런 거… 하면 안 되지.’
하지만 그녀는 제임스의 얼굴을 떠올렸다. 붉게 부풀어 오른 손가락. 끊임없이 나는 열. 어머니의 울음.
그녀는 다운로드 버튼을 눌렀다.
앱이 설치되었다. 인터페이스는 깔끔했다. 하얀 바탕에 초록색 글씨. 전문적으로 보였다.
‘사바나 캐시 –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그녀는 ‘대출 신청’ 버튼을 눌렀다.
앱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신용 등급 확인을 위해 다음 권한이 필요합니다. 허용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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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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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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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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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계정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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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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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접근
아마니는 잠시 멈췄다. 클라우드? 왜 클라우드가 필요하지?
그녀는 앱의 설명을 다시 읽었다. ‘빠른 신용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입니다. 모든 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그녀는 손가락을 ‘허용’ 위에 올렸다.
‘제임스를 생각해. 제임스를.’
그녀는 버튼을 눌렀다.
앱이 즉시 반응했다. 화면에 작은 창이 떴다. ‘연락처를 읽는 중… 156개의 연락처를 찾았습니다. 사진첩을 읽는 중… 643개의 파일을 찾았습니다. 클라우드를 확인하는 중…’
아마니는 그 메시지를 보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클라우드에는 그녀의 대학 과제 사진들뿐 아니라, 몇 년 전에 찍은 개인 사진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사진도 있었다. 그녀는 그 사진들을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괜찮아. 안전하다고 했잖아.’
그녀는 자신을 위로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대출 금액을 입력하세요.’
그녀는 20,000실링을 입력했다.
‘상환 기간을 선택하세요.’
1개월.
‘계좌 정보를 입력하세요.’
그녀는 자신의 계좌 번호를 입력했다. 마지막 확인 창이 떴다.
‘대출 실행 시 이자율 10%가 적용됩니다. 최종 상환 금액은 22,000실링입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10%. 꽤 높았다. 하지만 급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동의’를 눌렀다.
3초 후, 그녀의 계좌에 20,000실링이 입금되었다.
“됐다.”
그녀는 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쉬웠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녀가 ‘동의’를 누른 순간, 그녀의 모든 디지털 정보가 무앙기의 서버로 통째로 복사되고 있었다.
일주일 후, 아마니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휴대폰 화면에는 ‘사바나 캐시’의 알림이 떠 있었다.
‘고객님의 대출 이자가 변동되었습니다. 현재 이자율: 800%.’
그녀는 화면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800%? 말도 안 된다.
그녀는 앱을 열었다. 대출 잔액이 표시되어 있었다.
‘원금: 20,000실링 / 이자: 160,000실링 / 총 상환액: 180,000실링’
일주일 만에 18만 실링. 그녀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고객센터 번호를 눌렀다.
전화를 받은 남성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사바나 캐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 이자가 800%로 올랐는데, 계약서에는 10%라고 되어 있었어요!”
“계약서 7조 3항을 확인해보세요. 이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3일 이내에 상환하지 않으시면, 추가 연체료가 부과됩니다.”
“3일 이내에 어떻게 18만 실링을 갚아요!”
“그것은 고객님의 몫입니다. 다른 문의 사항이 있으신가요?”
전화가 끊어졌다. 아마니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제임스를 생각했다. 수술비는 이미 그녀가 일부 지불했지만, 아직 모자랐다. 그런데 지금 이 빚은 그녀를 집어삼킬 것이었다.
그녀는 이자 조정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도와주세요. 이자는 너무 높아요. 다시 조정해줄 수 없나요?’
답변은 1분 후에 왔다.
‘죄송합니다. 이자는 조정이 불가능합니다. 상환 기한을 놓치시면, 다른 방법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다른 방법?’
답변이 없었다.
그날 밤, 아마니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어떻게 18만 실링을 마련할지 생각했다. 제임스의 수술비는 이미 거의 다 썼다. 더 이상 빌릴 곳도 없었다.
‘앱을 지워야 하나?’
그녀는 앱을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화면에 경고 메시지가 떴다.
‘앱을 삭제하시면 대출 상환 의무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추가 연체료가 부과됩니다.’
그녀는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 휴대폰이 바닥에 부딪혔지만, 깨지지 않았다.
다음 날, 아마니는 대학에서 돌아와 집에 혼자 있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가 문을 열자, 세 명의 남성이 서 있었다. 모두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정장 아래로 총집이 드러나 보였다.
“아마니 씨? 우리는 사바나 캐시에서 왔습니다.”
그들은 문틈 사이로 밀고 들어왔다. 아마니는 뒷걸음질 쳤다.
“여… 여기는 제 집인데…”
“알아. 그래서 왔지.”
가장 앞선 남성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의 손아귀는 쇠덩이처럼 단단했다.
“빚, 언제 갚을 거야?”
“3일만 더… 시간을 주세요. 어떻게든 구해볼게요.”
“3일? 그 사이에 이자는 1,200%로 올라가. 너는 지금 18만 실링 빚졌지만, 3일 후에는 30만 실링이 되어 있어.”
그녀는 무릎이 풀렸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남성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강제로 일으켰다. 그의 휴대폰 화면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그녀의 얼굴이 있었다. 합성된 알몸 사진이었다. 너무나 정교해서, 누가 봐도 진짜처럼 보였다.
“이 사진, 네 대학 전체 단톡방에 뿌려줄까? 아니면 네 교수님한테 먼저 보낼까? 엘리트 인생, 거기서 끝나는 거야.”
아마니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건… 제가 아니에요. 합성이잖아요.”
“네가 알아? 네 교수님이 알아?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이 알아? 그들은 진짜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너는 영원히 ‘그런 여자’로 살아야 해.”
그녀는 손을 떨었다. 그녀는 이 사진이 유포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끝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선택해, 아마니. 돈을 갚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다른 방법이 뭔데요?”
“우리 보스가 너를 만나고 싶어 해. 네가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거야.”
아마니는 그들의 손에 끌려 집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도움을 청하려고 이웃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모든 문은 닫혀 있었다.
검은 SUV가 그녀를 태우고 나이로비 외곽으로 달렸다.
차량은 1시간을 달렸다.
나이로비 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다시 외곽으로. 아마니는 창밖으로 점점 황야가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사바나였다. 하얀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그녀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안가였다. 철문, 높은 담장, 그리고 담장 위의 CCTV 카메라들. 마치 요새처럼.
그녀는 안으로 끌려갔다. 건물 안은 호화로웠다. 대리석 바닥, 금박 장식, 그리고 거대한 샹들리에.
그 한가운데에 한 남성이 앉아 있었다. 50대 초반. 깔끔한 수트. 손목에는 값비싼 시계. 그의 얼굴은 온화해 보였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마치 뱀처럼.
무앙기.
“아마니, 내 사바나 캐시의 고객이었나? 앉아.”
그녀는 그 앞에 앉았다.
“네가 개발한 그 앱, ‘키베라 커넥트’ 말이지. 꽤 흥미롭더라. 너 같은 인재가 왜 그런 앱을 만들었지? 빈민가를 구하려고?”
“네… 그게 제 꿈이에요.”
“꿈. 좋은 말이지. 하지만 꿈은 돈이 없으면 이룰 수 없어. 나는 돈이 있어. 너는 두뇌가 있어. 우리 협력하면 좋지 않겠어?”
“무슨 뜻이죠?”
“내가 네 빚을 전부 없애주겠다. 대신 나를 위해 일해. 네가 가진 그 지적인 두뇌, 그 세련된 외모. 그게 내 사업에 아주 유용해.”
“무슨… 무슨 일을 시키는 건데요?”
무앙기는 일어나 그녀 뒤로 돌아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얹혔다.
“걱정 마.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곧 익숙해질 거야. 그리고 네가 거절하면…”
그는 휴대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화면 속에는 그녀의 합성 사진들과 함께, 그녀의 집 주소, 학교, 가족 연락처가 모두 적혀 있었다.
“이 모든 게 내일 아침, 네 인생 전체에 퍼질 거야. 너는 죽는 게 나을지도 몰라.”
아마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흘리지 않았다.
‘나는 선택해야 해. 굴복할 것인가, 반항할 것인가.’
그녀는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