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바다와 피
새벽 2시 34분. 반드라 북쪽 외곽에서 항구로 향하는 내륙 우회로.
아르준은 트럭을 몰고 어둠 속을 달리고 있었다. 도로는 비어 있었다. 오래된 가로등 몇 개가 군데군데 서서 주황빛 원을 그리며 깜빡이고 있었고, 그 원들 사이로 긴 어둠이 이어졌다. 트럭은 적재함이 비어 있었다. 컨테이너를 내려놓은 트럭은 더 가벼웠고, 엔진 소리도 더 경쾌했다. 그러나 아르준의 마음은 더 무거웠다. 그는 사이드미러를 보았다. 텅 빈 적재함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그 빈 공간에 아직도 컨테이너가 실려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는 창문을 완전히 내렸다. 바람이 밀려 들어와 그의 얼굴을 때렸다. 먼지 냄새, 그리고 멀리서 올라오는 아라비아해의 소금기. 두 냄새가 뒤섞여 그의 폐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는 깊이 들이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내쉬었다.
봉투는 여전히 대시보드 아래 수납함에 있었다. 50,000루피 전액. 그중 25,000루피는 이미 병원비로 나갔고, 나머지는 다음 주 투석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었다. 그는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오늘 아침 병원에서 보았던 창백한 얼굴, 기계에 연결된 팔, 그리고 “나 이제 지쳤어”라고 말하던 목소리. 그 얼굴은 그에게 힘을 주었고, 동시에 그를 옭아매는 사슬이었다.
트럭이 항구 외곽에 접어들자, 도로의 상태는 더 나빠졌다. 포트홀들이 늘어났고, 길가에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타이어들이 쌓여 있었다. 항구 특유의 냄새가 더 진해졌다. 경유, 녹, 바닷물, 그리고 썩은 해산물. 아르준은 이 냄새에 익숙했다. 20년 동안 매일 맡아온 냄새였다. 그러나 오늘 밤은 달랐다. 그 냄새 속에 무언가 다른 것이 섞여 있는 듯했다. 피 냄새 같기도 하고, 아니면 단순한 상상일 수도 있었다.
그는 트럭을 7부두로 몰아 넣었다. 주차 구역에는 다른 트럭들이 몇 대 서 있었다. 모두 밤샘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차량들이었다. 아르준은 자신의 지정된 자리에 트럭을 세우고 시동을 껐다. 엔진 소리가 사라지자, 정적이 밀려왔다. 파도 소리만이 멀리서 낮게 울리고 있었다.
그는 운전석에 앉아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손은 여전히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었고, 그의 눈은 앞유리 너머의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컨테이너에서 들려오던 신음 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한 명, 두 명, 세 명. 적어도 다섯 명 이상이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별장 안에서 무슨 일을 겪고 있을까. 그는 질문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려 했다. 묻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다. 묻지 않는 것이 그의 생존 방식이었다.
그는 트럭에서 내렸다. 발이 콘크리트 바닥에 닿을 때 무릎이 약간 쑤셨다. 그는 문을 잠그고 항구 노동자들을 위한 간이 숙소로 걸어갔다. 숙소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임시 건물이었다. 철제 벽, 좁은 침대, 그리고 천장에서 낮게 도는 선풍기. 그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오전 10시. 항구 행정동 2층.
아르준은 바라트의 사무실 앞 복도에 서 있었다. 이 건물은 항구의 다른 부분과 달랐다. 벽은 깨끗하게 페인트칠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타일이 깔려 있었으며, 에어컨이 복도까지 시원한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바라트는 항구의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사무실은 그림자 속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가장 합법적으로 보이는 형태로 존재했다. 문에는 ‘바라트 물류 솔루션즈’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아르준은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바라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르준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은 넓었다. 창문으로는 항구 전체가 내려다보였다. 크레인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컨테이너선들이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책상은 무거운 티크목이었고, 벽에는 뭄바이 항구의 항공 사진과 몇몇 정치인들과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바라트는 책상 뒤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아르준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그는 깔끔한 흰색 쿠르타 차림이었고, 이마의 찬단 틸락은 정교하게 발라져 있었다.
“아르준. 어젯밤 배달은 깔끔했어. 네가 일을 잘 처리해줘서 고마워.”
그는 서랍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책상 위에 밀어 놓았다.
“보너스야. 10,000루피.”
아르준은 봉투를 바라보았다. 10,000루피. 그의 아내 투석비 이틀 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손을 내밀지 않았다. 바라트가 공짜로 돈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바라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역시 똑똑해.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야.”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항구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일 밤, 두 번째 배달이 있어. 이번에는 더 무거운 짐이고, 경로도 더 복잡해. 뭄바이 항구에서 푸네까지 가는 장거리야. 중간에 검문소가 세 곳 있어. 하지만 내가 이미 손을 써 놨어. 경찰들은 신경 쓰지 마.”
“짐의 내용은?”
아르준이 물었다. 바라트는 창밖을 보며 잠시 침묵했다.
“지난번과 같아. 그리고 여전히 묻지 않는 게 좋아.”
아르준은 봉투를 집어 들었다. 지폐의 두께가 손바닥에 전해졌다. 그는 주머니에 봉투를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라트가 돌아서며 덧붙였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있어. 네 아내, 나미타. 세인트 조지 병원에 입원해 있지? 3층 신장내과.”
아르준의 몸이 굳어졌다. 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쥐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그녀를 위협하려는 게 아니야. 오히려 반대야. 내일 푸네 배달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내가 세인트 조지 병원의 더 나은 병실을 마련해 줄 수 있어. 그리고 이식 수술 대기자 명단에도 네 아내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아르준은 침묵했다. 바라트의 말은 언제나 이랬다.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들어 있었다. 병원 정보는 채찍이었고, 더 나은 병실과 수술 대기 등록은 당근이었다.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었다. 둘 다 받아들여야만 했다.
“명심해. 내일 밤 11시. 같은 장소, 12번 창고.”
바라트는 다시 책상에 앉으며 말했다. 아르준은 고개를 숙이고 사무실을 나왔다. 복도로 나서자 에어컨 바람이 그의 등 뒤에서 밀려왔다. 그는 계단을 내려가며 손바닥의 땀을 바지에 닦았다.
오후 2시. 제7부두.
아르준은 낮 시간의 쿨리 일을 하고 있었다. 지게차로 컨테이너를 옮기고, 화물 목록을 확인하고, 트럭에 짐을 싣는 일. 합법적인 노동이었다. 그의 어깨에는 50킬로그램짜리 쌀 포대가 올려져 있었고, 그의 등은 땀에 젖어 있었다. 항구의 낮은 분주했다. 기중기 소리, 선박의 기적 소리, 인부들의 고함 소리, 지게차의 경고음이 한데 뒤섞여 끊임없이 울렸다.
그는 오늘도 어제와 똑같이 일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어제와 달랐다. 어젯밤 컨테이너에서 흘러나온 신음 소리, 그리고 오늘 아침 바라트의 사무실에서 들은 말들이 그의 집중을 흐트러뜨렸다. 푸네까지의 장거리 배달. 세 개의 검문소. 그리고 바라트가 언급한 나미타의 병실 번호.
“아르준! 정신 안 차려?”
동료 쿨리인 수레쉬가 소리쳤다. 40대 중반의 땅딸막한 남자였다. 그도 아르준과 같은 비하르 출신이었다.
“괜찮아. 더워서 그래.”
아르준이 대답하며 쌀 포대를 내렸다. 그는 물통을 들어 물을 마셨다. 물은 미지근했다. 그는 수레쉬와 함께 컨테이너 그림자 아래 앉아 잠시 쉬었다.
“요즘 표정이 안 좋아. 병원비 문제는 좀 나아졌어?”
수레쉬가 물었다. 그는 아르준이 야간에 특수 배달을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가 아는 것은 아르준의 아내가 아프고,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는 것뿐이었다.
“조금은.”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다행이네. 형제여, 힘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버티는 게 전부니까.”
수레쉬가 아르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일어났다. 아르준도 일어나 다시 일을 시작했다. 버티는 것. 그 말이 그의 머릿속에 남았다.
오후 4시. 그가 항구의 세관 구역 근처를 지나갈 때였다. 그는 잠시 멈추어 경비 초소 앞의 게시판을 바라보았다. 게시판에는 실종자 명단이 붙어 있었다. 여러 장의 사진들이 핀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사진 속 얼굴들은 대부분 젊은 남자들이었다. 뭄바이의 거리에서, 혹은 다른 도시에서 사라진 사람들. 아르준은 그 사진들을 하나씩 훑어보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한 얼굴이 낯익었다. 20대 초반의 남자, 갸름한 턱과 큰 눈. 어젯밤 별장 문 앞에서 잠시 보았던 얼굴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 사진 앞에 10초간 서 있었다.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려 눈가로 들어왔지만, 그는 닦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묻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다. 묻지 않는 것이 그의 생존 방식이었다.
저녁 7시 45분. 세인트 조지 병원.
아르준은 나미타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병실은 6인실이었다. 다른 다섯 명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었다. 커튼 하나가 각 침대를 분리해 주었지만, 소리와 냄새는 가릴 수 없었다. 면회 시간은 8시까지였다.
나미타는 오늘 기운이 조금 나아 보였다. 투석을 마친 직후여서 혈액이 깨끗해진 탓이었다. 그녀는 아르준이 가져온 망고를 조금 베어 먹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의사가 말했어. 이식 대기자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가려면 아직 몇 가지 검사가 더 필요하대. 간 기능 검사, 심장 검사…”
“걱정하지 마. 곧 다 할 수 있을 거야.”
아르준이 말했다. 그의 손은 나미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약하게 쥐어왔다.
“아르준, 당신 요즘 무슨 일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아르준의 눈이 살짝 움직였다.
“뭘 말하는 거야?”
“당신, 요즘 밤에 나가는 일이 더 많아졌어. 그리고 돈도 전보다 더 많이 벌어오고. 나는 알아. 당신이 나 때문에 무리하고 있다는 거.”
아르준은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침대 옆 모니터에서 심장박동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그냥 추가 근무야. 항구에 새로운 야간 계약이 생겼어. 힘들지만 돈은 괜찮아.”
나미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병으로 인해 흐려져 있었지만, 남편의 얼굴을 읽는 데는 여전히 능숙했다.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 예전부터 거짓말할 때는 왼쪽 눈썹이 올라갔어.”
아르준은 자신도 모르게 왼쪽 눈썹을 만졌다. 나미타가 작게 웃었다.
“봐, 지금도 그랬어.”
그도 따라 웃었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미타, 나는 당신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그게 전부야.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당신이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뿐이야.”
나미타는 그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나는 당신이 무사하기를 바라.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야.”
면회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아르준은 일어나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병실을 나왔다. 복도로 나서며 그는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굳은살이 박인 손. 그 손으로 그는 어제 밤 사람이 든 컨테이너를 운송했다. 그리고 내일 밤 또 다른 컨테이너를 운송할 것이다. 나미타가 바라는 것은 그의 무사함이었지만,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무사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음 날 밤 11시. 제7부두 12번 창고.
아르준은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적재함에는 어제보다 더 큰 컨테이너가 실려 있었다. 40피트짜리였다. 봉인은 이번에도 두 겹이었다. 바라트의 부하 두 명이 창고 앞에서 그를 배웅했다.
“푸네 외곽의 창고까지 가는 거야. 주소는 내비게이션에 있어. 중간에 검문소가 세 곳이지만, 우리가 처리했으니까 그냥 통과해.”
키 큰 남자가 말했다. 아르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트럭을 출발시켰다. 항구를 벗어나자, 도로는 다시 어두워졌다. 이번 경로는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편도 3시간 거리.
트럭이 고속도로에 접어들 무렵, 아르준은 다시 그 소리를 들었다. 컨테이너 안에서 나는 희미한 소리. 어제와 같았지만, 오늘은 더 분명했다. 더 많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소리는 더 다양했고, 더 절박했다.
그의 손이 스티어링 휠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발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었다. 트럭의 속도는 시속 80킬로미터로 일정했다. 그는 백미러로 뒤를 보았다. 적재함의 컨테이너는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고, 외관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저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어제는 다섯 명쯤. 오늘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을.
고속도로의 검문소는 텅 비어 있었다. 바라트가 말한 대로 경찰들은 사라져 있었다. 그는 그 빈 검문소를 통과하며 뭄바이 경찰서의 로고를 보았다. 그 로고 아래에는 텅 빈 의자와 식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그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검문소를 빠져나갔다.
푸네까지는 아직 2시간이 남아 있었다. 도로는 계속 이어졌고, 컨테이너 안의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아르준은 라디오를 켜지 않았다. 어떤 음악도, 어떤 목소리도 이 상황을 덮어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그저 운전했다.
새벽 2시 12분. 푸네 외곽의 지정된 창고 앞에 도착했을 때, 그의 셔츠는 땀에 완전히 젖어 있었다. 창고 앞에는 낯선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라트의 푸네 현지 파트너들이었다. 그들은 말없이 컨테이너를 받아갔다.
아르준은 트럭에서 내렸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트럭 적재함을 확인했다. 컨테이너가 내려진 자리에는 작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신선했다. 아직 마르지 않은 피였다.
그는 허리를 굽혀 그 자국을 만져보았다. 손끝에 붉은 액체가 묻었다. 피였다. 그는 손가락에 묻은 피를 바지에 닦으며 일어났다. 푸네의 밤하늘은 뭄바이보다 더 어두웠다. 별 몇 개가 희미하게 보였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트럭에 올라 뭄바이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은 더 길게 느껴졌다. 대시보드 아래 수납함에는 두 번째 배달의 보수 50,000루피가 들어 있었다. 이제 그의 손에는 총 110,000루피가 있었다. 그러나 그 돈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피 냄새가 트럭 안에 남아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