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의 심연 파푸아뉴기니 편 #001] 녹슨 정글의 포식자 – 6-2화: 늪의 끝

6-2화: 늪의 끝 

새벽 6시. 늪지대의 어둠이 천천히 걷히기 시작했다. 캐노피 사이로 희미한 회색 빛이 스며들었지만, 늪의 공기는 여전히 두껍고 습했다. 물 위에는 밤새 쌓인 나뭇잎 더미가 떠 있었고, 그 아래로는 알 수 없는 형체들이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알베르트는 선실 바닥에서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등은 딱딱한 나무 바닥에 짓눌려 뻣뻣했고, 목은 잘못된 자세로 자는 바람에 쑤셨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무의식적으로 셔츠 안주머니를 더듬었다. 비닐봉지에 싸인 USB의 딱딱한 모서리가 손끝에 닿았다.

모세스는 이미 깨어 있었다. 그는 조타실에서 엔진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그의 손은 기름에 절어 있었다. 엔진 룸에서는 쇠 타는 냄새와 함께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엔진은요.”

“죽었어. 완전히.”

모세스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피스톤 라이너가 갈려 나갔어. 오일도 샜고, 이제 이 배는 그냥 쇳덩어리야. 물 위에 뜨는 관짝이지.”

알베르트는 선실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늪지대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물은 거의 정지해 있었고, 이따금 수면 아래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어느 방향이 다루 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죠.”

“두 가지 선택이 있어. 여기서 구조를 기다리거나, 걸어서 나가거나.”

“구조를 기다리면.”

“모바일 스쿼드가 먼저 올 가능성이 더 커. 우리가 이 늪으로 들어온 지 하루가 지났어. 놈들은 아마 우리가 나올 만한 모든 출구를 봉쇄하고 있을 거야.”

알베르트는 USB를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걸어서 나간다는 것은, 맹그로브 늪을 맨몸으로 통과한다는 의미였다. 진흙, 뱀, 악어, 그리고 길을 잃을 위험. 그러나 여기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모바일 스쿼드가 도착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였다.

“걸어서 가요. 지금 당장.”

그들은 배를 떠났다. 모세스는 배의 선실 구석에서 오래된 나침반과, 비상용 식량 몇 개, 그리고 물병 두 개를 챙겼다. 알베르트는 USB를 비닐봉지에 싸서 셔츠 안주머니에 단단히 밀어 넣고, 모세스가 준 낡은 나이프를 허리띠에 꽂았다. 칼집 없이 맨살에 닿은 쇠붙이가 걸음을 뗄 때마다 허벅지 바깥쪽을 톡톡 쳤다.

두 사람은 늪의 얕은 물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첫 발걸음부터, 진흙은 허벅지까지 차올랐다. 진흙은 차갑고 끈적거렸으며, 발을 뗄 때마다 썩은 알껍질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공기 중에는 메탄 가스와 썩은 식물 냄새가 뒤섞여 있었고, 숨을 쉴 때마다 폐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모세스가 앞장섰고, 알베르트가 뒤를 따랐다. 나침반은 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났다. 두 시간. 늪은 끝없이 이어졌다. 나무, 물, 진흙, 그리고 또 나무. 알베르트의 다리는 진흙을 헤치느라 이미 지쳐 있었고, 장딴지에서는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운동화 안으로 스며든 작은 돌멩이들이 발바닥을 찔렀다.

그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물소리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점점 더 가까워지자, 진흙을 헤치며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였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었다. 여러 명이었다.

모세스가 알베르트의 팔을 잡아 큰 나무 뒤로 끌어당겼다. 두 사람은 나무 둥치에 몸을 숨기고 숨을 죽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진흙이 움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00미터. 어쩌면 더 가까이.”

알베르트는 숨을 참았다. 진흙 속으로 스며드는 자신의 심장 소리조차 적들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모바일 스쿼드의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들의 대화가 이제는 분명하게 들렸다.

“이 근처인 것 같아. 진흙에 발자국이 있어.”

“맥과이어는 생포하라고 했어. 특히 젊은 놈은 반드시 살려서 데려오라고.”

모세스는 알베르트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눈빛에는 이미 결심이 서려 있었다.

“내가 시간을 벌게.”

“안 돼요, 삼촌.”

“들어. 너는 젊어. 그리고 네 손에는 증거가 있어. 나는 늙었고, 이 정글에서 평생을 살았어. 나는 놈들을 따돌릴 수 있어. 하지만 너는 달라. 너는 이 늪에서 혼자 길을 찾을 수 없어. 그러니까 내가 놈들을 다른 방향으로 유인할 동안, 너는 계속 서쪽으로 가.”

“함께 가야 해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모세스의 손이 알베르트의 어깨를 세게 쥐었다.

“네가 이 USB를 호주 경비대에 전달하는 것. 그게 네가 나에게 갚는 유일한 빚이야. 그리고 네가 살아남아서, 네 가족을 지키는 것.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

“삼촌…”

“Em i orait, pikinini.”

모세스는 마지막으로 알베르트의 어깨를 두드리고, 나무 뒤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허리를 숙인 채로 반대 방향의 나무 둥치를 향해 조용히 움직였다. 그리고 일부러 그 나무 둥치를 발로 걷어찼다. 썩은 나무껍질이 떨어져 나가며 물속으로 철퍽 소리를 내며 가라앉았다.

“저쪽이야!”

모바일 스쿼드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들이 급히 모세스의 방향으로 몰려갔다. 알베르트는 나무 뒤에 숨은 채, 삼촌의 이름을 입술 안쪽으로 삼켰다. 그는 몸을 돌려 서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진흙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뒤에서 짧은 몸부림 소리가 들렸다. 진흙 속에서 무언가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둔탁한 소리. 그리고 정적.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세 시간이 더 지났다.

알베르트는 더 이상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진흙과 물이 그의 바지를 완전히 적셨고, 발바닥은 물집이 잡혀 터져 있었다. 그의 입술은 갈라져 피가 맺혔고, 눈은 땀과 진흙이 섞여 따끔거렸다. 허벅지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하며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걸었다.

마침내, 나무들 사이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햇빛이었다. 늪의 두꺼운 캐노피를 벗어난 빛. 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서 진흙을 헤치고, 빛을 향해 나아갔다.

늪의 끝이었다.

그의 앞에는 플라이 강의 주요 수로가 다시 펼쳐져 있었다. 강물은 여전히 탁했지만, 늪의 정체된 물과는 달리 생명력 있게 흐르고 있었다. 멀리 강 건너편에 희미한 불빛들이 보였다. 낡은 부두와 몇 척의 작은 배들. 생선 비린내와 나무 연기 냄새가 바람에 실려왔다.

알베르트는 진흙 바닥에 주저앉았다. 셔츠 안주머니의 USB가 그의 가슴을 눌렀다. 비닐봉지에 싸인 채로, 물에 젖지 않은 채로.

그러나 모세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몇 분 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다. 강바람이 그의 젖은 셔츠를 스치며 체온을 빼앗아 갔다. 멀리서, 부두의 어부들이 진흙투성이의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알베르트는 일어섰다. 다리는 후들거렸지만, 그는 버텼다. 그리고 어부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마을에는 생선을 말리는 선반과, 찢어진 그물을 손질하는 노인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진흙 바닥에서 맨발로 뛰어놀고 있었고, 여인들은 연기 자욱한 화덕 앞에서 생선을 굽고 있었다. 외부인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었다. 알베르트가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마을 장로는 알베르트에게 물과 구운 생선을 주었다. 그는 알베르트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것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가 가진 USB의 내용을 설명하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키리나 북쪽의 학살에 대한 소문은 강을 따라 이미 이곳까지 퍼져 있었다.

“다루 섬까지 가는 배를 구해줄 수 있나요.”

장로는 잠시 망설였다.

“배는 있어. 하지만 모바일 스쿼드가 강 하류를 봉쇄하고 있어. 네가 원하는 대로 다루 섬까지 가려면, 놈들의 검문을 통과해야 해.”

알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나요.”

“있어. 바다로 나가는 거야.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호주 해상국경경비대의 순찰 구역이 나와. 하지만…”

“하지만.”

“내 배는 작은 어선이야. 바다로 나가기에는 위험해. 게다가 지금은 우기야. 파도가 거칠어.”

알베르트는 셔츠 안주머니의 USB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모세스는 말했다. 이 USB를 호주 경비대에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빚이라고. 모세스는 그 빚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위험을 감수하겠습니다. 방법만 있다면.”

장로는 한참 동안 알베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아들이 배를 몰 거야. 그는 바다를 잘 알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이든.”

“당신이 가진 그 USB. 만약 당신이 호주 경비대에 무사히 전달한다면, 키리나 북쪽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거야. 그게 우리 부족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 그게 내 조건이야.”

알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겠습니다.”

그날 밤, 알베르트는 작은 어선에 올랐다. 배는 낡았고, 엔진은 불안정했다. 그러나 모세스의 ‘메리 스트릭랜드’처럼, 이 배도 아직 바다를 향해 나아갈 힘이 남아 있었다.

장로의 아들이 배의 시동을 걸었다. 엔진이 불규칙한 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알베르트는 배의 선미에 서서, 어둠 속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마을의 불빛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셔츠 안주머니의 USB를 꼭 움켜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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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 1] 바다로 향하는 배 위에서, 결국 두려움에 굴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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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C: 굴복]
바다로 향하는 배 위에서, 결국 두려움에 굴복한다. 모바일 스쿼드의 검문을 피하지 못하고 체포되어, 맥과이어 앞에 끌려간다. 고문 끝에 USB를 넘기고, 모든 증거는 소멸된다. 이후 맥과이어의 손에 의해 ‘삼촌을 죽인 배신자’로 조작되어, 보마나 교도소에 갇혀 라스콜들에게 살해당한다.

👉 7-1화 ‘보마나의 그림자’로 진입합니다. (최악의 배드엔딩)


[선택 D: 끝까지 저항]
고문의 고통 속에서도 USB를 지키고, 가까스로 탈출하여 호주 해상국경경비대에 구조된다. 증거를 제출한 대가로 사법 면책을 받고, 새 신분으로 바누아투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비록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의 영혼만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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