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의 심연 파푸아뉴기니 편 #001] 녹슨 정글의 포식자 – 7-4화: 바누아투의 조용한 봄

7-4화: 바누아투의 조용한 봄

모바일 스쿼드의 쾌속정이 어선 옆에 바짝 붙었다. 병사 셋이 어선으로 뛰어내렸다. M16 소총이 알베르트의 가슴을 겨누었다.

“Albert Karo. USB를 내놔.”

알베르트는 선미에 앉아 숨을 골랐다. 그의 셔츠 안주머니에는 비닐봉지에 싸인 USB가 여전히 갈비뼈를 눌렀다. 마티아스가 조타실에서 두 손을 들고 나왔다. 병사 하나가 마티아스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케이블 타이로 손목을 묶었다.

선두의 병사가 알베르트에게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전기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충격기의 전극이 파직거리며 푸르스름한 불꽃을 튀겼다.

“마지막이다. USB를 내놔.”

알베르트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폐에 바닷바람이 차갑게 스며들었다. 모세스. 마티아스. 제이콥. 오보 마을의 장로. 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나가, 그가 지금까지 버텨온 유일한 이유였다.

“싫어.”

병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충격기를 알베르트의 옆구리에 갖다 댔다. 파직—.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하며 몸이 활처럼 휘었다. 비명이 갑판에 부딪혀 튕겼다. 충격기가 떨어지자, 알베르트는 갑판 바닥에 쓰러져 숨을 헐떡였다. 충격을 받은 부위가 불에 덴 듯이 화끈거렸고, 손끝이 저렸다.

“USB.”

알베르트는 고개를 저었다. 병사가 다시 충격기를 들이댔다. 두 번째, 세 번째. 그의 몸은 더 이상 그의 통제를 듣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깨달았다. 이 고통은 끝날 것이라고. 그러나 USB를 건네는 순간, 모든 것이 진짜로 끝날 것이라고. 모세스의 죽음이, 키리나 북쪽에서 죽어간 원주민들의 목숨이, TS-7B 코드로 팔려간 여성들의 인생이—모든 것이 헛된 일이 될 것이라고.

충격기가 네 번째로 그의 옆구리를 겨누던 순간, 멀리서 다른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러나 병사들도 그것을 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다. 엔진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호주 해상국경경비대의 순찰정이 이 해역을 정기 순찰 중이었던 것이다.

병사들은 빠르게 판단했다. 호주 경비대와 교전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알베르트와 마티아스를 갑판에 남겨둔 채, 쾌속정에 올라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알베르트는 갑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사이로 첫 새벽 햇살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의 손은 여전히 셔츠 안주머니를 움켜쥐고 있었다. USB는 안전했다.

Part 2: 진실의 무게

석 달 후, 브리즈번.

호주 연방경찰의 브리핑 룸. 알베르트는 긴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수사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그의 USB가 비닐 증거 봉투에 담겨 놓여 있었다.

수사관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카로 씨, 당신이 제출한 증거는 하이랜드 마이닝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자료입니다. 특히 TS-7B 코드의 해독은 국제 인신매매 네트워크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알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왼쪽 다리는 여전히 붕대에 감겨 있었고, 늪지 박테리아 감염은 두 차례의 수술 끝에 간신히 진정되었다. 의사는 그가 평생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관은 서류를 한 장 넘기며 계속했다. 맥과이어가 브리즈번 공항에서 체포된 경위, 하겐 중위가 체포를 거부하다 사살된 상황, 모바일 스쿼드 제7타격대의 해체, 키리나 북쪽 불법 금맥에서 구조된 강제 노동자들의 숫자, 제3캠프 위안소에서 구출된 TS-7B 여성들의 숫자. 알베르트는 묵묵히 들었다.

“그리고 카로 씨, 당신에 대한 사법 면책이 결정되었습니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새 신분과 주거지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알베르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탁자 위의 USB를 바라보았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 이제 그 임무는 끝났다.

Part 3: 갚은 빚

브리즈번의 안전 가옥에서 지내던 어느 날, 알베르트는 호주 연방경찰의 연락관으로부터 작은 봉투를 건네받았다. 봉투 안에는 낡은 흑백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모세스 삼촌이 3년 전 자신의 배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삼촌의 글씨로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연필로 눌러쓴, 낡고 흐릿한 글씨였다.

‘Yu bin mekim gutpela wok, pikinini. 네가 잘 해낼 거야.’

알베르트는 사진을 손에 쥔 채,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연락관이 조용히 말했다.

“모세스 씨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그가 체포되기 전, 오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우리 요원에게 건넨 것입니다. 당신에게 전해 달라고.”

알베르트는 사진을 접어 셔츠 주머니에 넣었다. 모세스는 말했었다. 이 USB를 호주 경비대에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빚이라고. 그는 마침내 그 빚을 갚은 것이었다.

며칠 후, 또 다른 소식이 도착했다. 제이콥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고든스 구역에서 알베르트의 가족을 빼낸 직후 라스콜 내부의 숙청 과정에서 총격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지방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상태는 위중했지만,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PNG 북부의 작은 마을에 안전하게 은신 중입니다. 맥과이어의 잔당이 아직 남아 있어 직접적인 접촉은 어렵지만… 그들은 무사합니다.”

알베르트는 연락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가족이 살아 있다는 것. 삼촌의 빚을 갚았다는 것. 그리고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했다.

Part 4: 마지막 항해

출국 수속은 조용히 진행되었다. 알베르트는 호주 증인 보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새로운 신분을 부여받았다. 그의 새 이름은 알베르트 마포(Albert Mapo). 어머니의 결혼 전 성을 딴 이름이었다. 직업은 소규모 무역 회사의 회계사였다. 목적지는 바누아투. 포트빌라 항구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였다.

브리즈번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그는 작은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진열대에는 호주산 기념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는 그중에서 작은 지도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오세아니아 전도였다.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바누아투, 피지. 그는 지도를 펼쳐 플라이 강 하구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그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고, 그곳에서 모든 것이 끝났다.

그는 지도를 접어 가방에 넣고, 탑승구로 걸어갔다. 다리는 여전히 절뚝였고, 왼손에는 지팡이가 쥐여 있었다. 그러나 그의 등은 곧았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동안, 그는 창밖으로 호주 대륙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Part 5: 바누아투의 조용한 봄

6개월 후, 바누아투 포트빌라.

알베르트는 작은 회계 사무소의 창가에 앉아 장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사무소는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었고, 창문을 열면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들어왔다. 그의 책상 위에는 바누아투의 소규모 무역 회사들의 장부가 쌓여 있었고, 그의 손은 여전히 숫자를 정확하게 다루었다.

점심시간이면 그는 지팡이를 짚고 항구까지 산책을 나갔다. 항구에는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고,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그는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어부들이 던지는 톡 피신 섞인 농담을 조용히 들었다. 그들의 말투는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어느 날, 그는 항구 우체국에서 작은 소포 하나를 받았다. 발신인은 제이콥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알베르트의 소식을 듣고 보내온 것이었다. 소포 안에는 낡은 학위 배지 하나가 들어 있었다. 퀸즐랜드 대학의 파란색 에나멜 배지. 알베르트가 캠프를 떠나기 전 서랍에 넣어두었던 바로 그 배지였다. 제이콥이 누군가를 통해 찾아서 보내준 것이었다.

편지에는 짧은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제이콥의 글씨였다.

‘Em i orait, brata. Mi stap yet. 괜찮아, 형제여. 나는 아직 여기 있어.’

알베르트는 배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오래 바라보았다. 파란색 에나멜은 긁히고 벗겨져 있었고, 은색 글자는 변색되어 있었다. 그는 배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저녁, 그는 항구의 작은 식당에 앉아 혼자 저녁을 먹었다. 식탁 위에는 현지 신문이 펼쳐져 있었다. 3면에 작은 기사가 실려 있었다. ‘하이랜드 마이닝, 파산 절차 완료. 맥과이어 전 CEO, PNG로 이송되어 재판 진행 중.’

그는 기사를 읽고, 신문을 접어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창밖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태평양의 푸른 물결이 저녁 노을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 해 질 녘의 항구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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