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그림자 인도네시아편 #001] 녹슨 구원 — 4-2화: 사냥개의 눈

4-2화: 사냥개의 눈

두 달이 흘렀다. 안디는 디안의 재정을 완벽히 꿰고 있었다. 마약 자금의 흐름, 정재계 인사들에게서 들어오는 ‘기부금’, 그리고 그 대가로 디안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 모든 숫자가 그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장부에 적힌 숫자만 보지 않았다. 숫자 사이의 틈을 봤다. 디안이 의도적으로 남긴 빈 공간들. 그 공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디안도 자신의 몫을 빼돌리고 있었다. 카르텔과 정계 사이에서, 디안은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있었다.

안디는 그 사실을 기록했다. 자신만의 장부에. 낡은 수첩이었다. 그는 그것을 금고실의 책장 틈 사이에 숨겨두었다.

그날 오후, 디안의 방에서 보고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그는 복도에서 시타를 마주쳤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보자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그를 알아보는 빛이 없었다.

“시타 씨.”

그녀는 그를 응시했다. 몇 초 후, 그녀의 눈에 희미한 인식이 스쳤다.

“안디 씨…”

“당신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냥… 정화가 좀 심했을 뿐이에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입술이 찢어져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포기했다.

안디는 그녀의 팔을 보았다. 주사 자국이 선명했다. 디안은 이제 아스파트 향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직접적인 약물 주입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그녀의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와 풀린 동공을 기억했다. 그것은 나중에 쓸모가 있을지도 몰랐다.

“나가야 해요. 구루님이 기다리셔요.”

그녀는 그를 밀치고 걸어갔다. 그녀의 걸음은 비틀거렸다.

안디는 그녀의 뒷모습이 복도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금고실로 돌아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는 장부를 다시 열었다. 이번에는 디안의 개인 계좌가 아닌, 수련원의 공식 계좌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한 가지를 발견했다. 수련원은 공식적으로는 비영리 재단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재단의 자금은 디안의 개인 계좌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계좌는 해외 은행으로 이어져 있었다.

안디는 그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가볍게 두드렸다. 화면 속 숫자들이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찢어졌던 입술은 이미 흉터로 굳어 있었다. 그 미소는 일그러져 있었다.

며칠 후, 안디는 금고실에서 작업 중이었다. 그의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안디 씨.”

디안이었다. 혼자였다. 그의 손에는 차 잔이 들려 있었다. 그는 문턱에 서서 잠시 방 안을 훑었다. 그의 시선은 책장, 컴퓨터, 바닥의 서류 더미를 천천히 스캔했다.

“구루님.”

“바쁜가 보군요.”

“네. 이번 분기 보고서를 정리 중입니다.”

디안이 그에게 다가왔다. 카펫 위를 걷는 그의 발소리는 거의 나지 않았다. 그는 안디의 어깨 너머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차 잔에서 피어오르는 증기가 화면 위로 스쳤다.

“잘하고 있어요.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감사합니다.”

“하지만…”

디안이 잠시 멈췄다.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컵이 입술에 닿는 소리만이 방 안에 울렸다.

“당신이 내 장부 외에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소문이 있군요.”

안디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러나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무슨 소문이죠?”

“당신이 내 개인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해요. 내가 빼돌린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안디는 천천히 돌아서서 디안을 바라보았다. 디안의 얼굴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 아래로 그의 손가락이 차 잔의 가장자리를 일정한 속도로 스치고 있었다. 그 손가락들은 미세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저는 그냥 제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장부를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흐름을 보게 되죠.”

“맞아요. 하지만 그 흐름을 기억하는 것과 기록하는 것은 다르죠.”

디안이 그의 책상 위를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이 책장 틈 사이에 꽂힌 낡은 수첩에 멈췄다. 안디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그는 디안이 수첩을 발견하는 순간, 디안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좁아지는 것을 보았다.

“그게 뭐죠?”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 개인 메모일 뿐입니다.”

디안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가락이 수첩의 표지를 스쳤다. 안디는 숨을 참았다. 그러나 디안은 수첩을 집어 들지 않았다. 그는 그저 표지를 가볍게 두드렸을 뿐이다.

“조심해요, 안디 씨. 당신은 똑똑하지만, 똑똑한 사람이 실수하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돼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금고실에 울렸다. 디안의 발소리가 복도에서 점점 멀어졌다.

안디는 혼자 남았다. 그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떨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그는 수첩을 꺼내 다시 책장 깊숙이 숨겼다. 이번에는 더 안전한 곳에. 책장 뒤쪽, 합판과 벽 사이의 틈에 밀어 넣었다.

그날 밤, 안디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정원을 지나고 있었다. 열대의 밤공기는 무겁고 축축했다. 그의 셔츠는 땀에 젖어 있었다.

숙소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멈췄다.

시타였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이전보다 조금 더 선명해 보였다. 아스파트의 영향이 잠시 가신 상태였다.

“안디 씨.”

“시타 씨. 당신은 여기서 뭘 하는 거죠?”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그에게 다가왔다. 걸음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당신은 디안님을 속이고 있죠.”

안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알아요. 당신은 그냥 사냥개가 아니에요. 당신은 뭔가를 찾고 있어요.”

“무슨 말씀이신가요?”

시타가 그의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숨결에는 약물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뚜렷했다.

“나도 도와줄 수 있어요. 나는 이곳의 모든 것을 알아요. 디안님의 방, 그의 비밀, 그가 어디에 무엇을 숨기는지.”

안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머릿속은 빠르게 계산 중이었다. 그녀는 미끼일 수 있었다. 디안이 보낸 또 다른 함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 아닌, 결의가 보였다.

“왜 나를 도와주려는 거죠?”

“나는 이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나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그녀의 손이 그의 손목을 감쌌다. 그녀의 손은 차갑고 떨리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그의 피부를 가볍게 할퀴었다.

안디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밤, 금고실로 오세요. 그때 이야기해요.”

시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돌아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의 발소리가 흙바닥에 스며들었다.

안디는 숙소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바닥에 앉아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시타의 손이 닿았던 자리가 아직 서늘했다. 그는 그 감각을 지우려는 듯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노트북을 열었다. 자신의 계획을 다시 점검했다. 모든 것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다음 날 밤, 안디는 금고실에서 시타를 기다렸다.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문이 열렸다. 시타가 들어왔다.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단호했다.

“왔군요.”

“네.”

그녀는 그의 앞에 앉았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금고실의 서류들과 컴퓨터들.

“당신은 여기서 모든 것을 관리하나요?”

“네. 디안님의 모든 자금이 여기 있어요.”

“그럼 당신은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숨기고 있는지 알아요?”

“네.”

시타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갈등이 스쳤다. 그녀의 손가락이 무릎 위를 할퀴었다.

“그가 나에게 한 일을 알아요?”

안디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이용했어요. 내 과거를, 내 두려움을. 그는 내가 그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요.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요.”

안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그러나 그의 손가락이 책상 위에서 멈췄다.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나를 도와야 해요.”

“어떻게?”

“디안님의 개인 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해요. 그가 중요한 서류를 어디에 보관하는지, 그가 누구와 연락하는지.”

시타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가운의 끈을 꼭 쥐었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그의 방에는 비밀 금고가 있어요. 책상 뒤쪽 벽에 숨겨져 있어요. 그리고 그는 매주 목요일 밤에 특정 번호로 전화를 해요. 그 번호는 카르텔의 상위 연락책이에요.”

안디는 그 정보를 수첩에 적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당신은 무엇을 할 건가요?”

“아직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내가 준비되면 알려줄게요.”

시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희망과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당신은 나를 버리지 않을 거죠?”

안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거짓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당신을 구하러 온 게 아니에요. 나는 살아남으려고 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돕는다면, 나는 당신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울 거예요.”

시타는 그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닦지 않았다.

“그걸로 충분해요.”

일주일이 지났다. 안디는 시타가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디안의 비밀 금고와 연락 경로를 확인했다. 그는 모든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탈출 계획을 완성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는 디안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증거는 디안의 개인 방, 그 비밀 금고 안에 있었다.

시타를 다시 불렀다. 그들은 금고실에서 만났다.

“내일 밤, 디안님이 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나는 그의 방에 들어갈 거예요.”

“위험해요. 경호원들이 있어요.”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도와주면 가능해요.”

시타는 그의 말을 들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도와야 하죠?”

“의식이 시작되면, 당신은 정원에서 불을 질러요. 작은 불이면 돼요. 경호원들이 그쪽으로 달려갈 거예요. 그 사이에 내가 움직일게요.”

시타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테이블 가장자리를 긁었다. 나무 표면에 얕은 홈이 생겼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알겠어요. 할게요.”

안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두려움을 보았다. 그러나 그는 또한 그녀의 결의를 보았다. 그녀의 턱이 바짝 당겨져 있었다.

“조심해요, 시타 씨.”

“당신도요.”

그녀는 일어나서 금고실을 나갔다. 문이 닫히고, 그녀의 발소리가 복도에서 멀어졌다. 안디는 혼자 남았다.

컴퓨터를 닫았다. 수첩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주머니 속 수첩의 모서리를 더듬었다.

그는 창문으로 걸어갔다. 철창 너머로 열대의 밤이 펼쳐져 있었다. 달빛이 숲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는 성냥갑을 꺼내 조용히 흔들었다. 성냥개비들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그는 성냥갑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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