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지속되는 저항
타라가 리노를 유인하는 것을 끝까지 거부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 선택의 대가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다. 카마우는 더 이상 그녀를 ‘관리자’로 키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 대신 그녀를 철저히 ‘문제아’로 분류하고 대우를 바꿨다.
약의 양은 이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부모님과의 통화도 주 1회로 제한되었고, 통화할 때도 카마우가 항상 옆에서 감시했다. 별장 안에서의 움직임도 크게 줄었다. 테라스로 나가는 것도 금지되었고, 낮 시간에는 자신의 방에서 거의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청소조차 다른 여자들이 하도록 지시받았다.
가장 힘든 것은 밤이었다. 손님들의 성향이 확연히 거칠어졌다. 카마우는 일부러 타라를 ‘훈육’이 필요한 케이스로 다루었다. 찾아오는 남자들 중에는 특히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 남자는 타라의 팔에 멍이 들 정도로 세게 잡았고, 또 다른 남자는 그녀가 조금만 움직임을 주저해도 욕설을 퍼부었다. 타라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울음을 참고, 몸을 떨면서도 끝까지 눈을 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저항은 그녀의 몸을 서서히 갉아먹었다. 어느 날 밤, 특히 거칠었던 손님을 상대한 뒤 타라는 침대에 누워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온몸이 쑤시고, 특정 부위는 며칠 동안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노를 데려왔다면… 지금쯤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그 생각을 곧바로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런 생각 자체가 자신의 작은 저항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완전히 시스템에 굴복하고, 다른 여자들을 끌어들이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별장에는 여전히 다른 여자들이 있었다. 리노, 세라, 미아. 그들은 타라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리노는 타라를 볼 때마다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어느 날 밤, 리노가 몰래 타라의 방으로 찾아왔다. 카마우가 잠든 시간이었다.
“언니… 왜 그렇게 버티는 거야? 힘들지 않아?”
타라는 리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힘들어. 매일매일 너무 힘들어. 그런데… 내가 또 다른 애를 여기로 끌어들이는 건 하기 싫어. 그건 진짜 못하겠어.”
리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타라의 손을 잠시 잡아주고 돌아갔다. 그 작은 접촉이 타라에게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더 큰 죄책감도 들었다. 자신이 버티는 바람에 다른 애들까지 함께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카마우는 타라의 태도를 점점 더 불편해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녀를 따로 불러 앉혀놓고 말했다.
“너 때문에 내가 이미 손해를 꽤 봤어. 다른 애들은 잘 적응하는데, 너만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잖아. 솔직히 말해서, 너 같은 애는 오래 데리고 있기 힘들어.”
그 말 속에는 은근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 타라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럼… 저를 내보내 주시든가요.”
카마우는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내보내? 너 아직도 꿈을 꾸고 있구나. 네가 여기서 나가면, 네 가족한테 네 영상이 다 돌아갈 거야. 그걸 원해?”
타라는 입을 다물었다. 그게 그녀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가족이 이 사실을 아는 것. 그 공포는 여전히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타라의 몸은 점점 약해졌다. 약이 줄어들면서 불안 발작이 가끔 찾아왔다.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식욕도 떨어졌다. 거울을 보면 볼이 더 홀쭉해지고, 눈이 깊이 들어간 자신이 보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매일 아침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티자.”
그녀의 저항은 화려하지도, 극적이지 않았다. 그저 매일 조금씩, 아주 작은 선을 지키려는 몸부림이었다. 다른 여자들을 유인하지 않고, 카마우의 제안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그 작은 저항이 가져오는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었다. 타라는 점점 한계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언제까지 이 상태를 버틸 수 있을지, 그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요하네스버그의 밤은 오늘도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별장 안, 타라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작은 저항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저항이 결국 그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