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골만의 그림자 인도편 #001] 벵골만의 매터(Meter) – 7-4화: 툴시 잎새의 아침

7-4화: 툴시 잎새의 아침

8월 2일, 오후 5시 48분.

프리야는 반드라 이스트의 상가 건물 3층 복도에 서 있었다. 등 뒤로 고팔의 사무실 문이 닫혀 있었고, 그 문 너머에는 그녀가 찢어버린 서류 조각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방금 전, 그녀는 고팔이 건넨 펜을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는 당신의 파트너가 아니에요. 당신의 자산도 아니고요. 나는 프리야 샤르마예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고팔은 웃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분노, 당혹, 그리고 계산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마지막에 그가 선택한 것은 차가운 경고였다.

“좋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하지만 승리는 오래가지 못할 거예요. 내가 당신에게 투자한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이대로 끝낼 수 없어요. 이제 당신은 진짜 혼자예요. 빚도, 추심도, 당신 주변 사람들의 안전도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아요. 문 밖에 나서는 순간, 당신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이미 한 번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그때 내가 하나 배운 게 있어요.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도 사람은 살 수 있다는 거예요.”

프리야는 그 말을 남기고 사무실을 나왔다.

복도에서 그녀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골랐다. 그녀는 방금 다시 한 번 반항을 선택했다. 4-2화에서 시작된 그녀의 반항은, 고팔의 마지막 압박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그녀는 델리도, 내연녀의 자리도, 그가 제공하는 어떤 안전도 거부했다. 그 대가로 그녀는 완전한 파멸을 각오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한 번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아는, 바닥 너머의 단단함이 그녀 안에 있었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갔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오후의 햇살이 그녀를 감쌌다. 뭄바이의 8월은 여전히 덥고 습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녀는 길가에서 잠시 멈추어 차이 왈라에게서 차이 한 잔을 샀다. 10루피. 그녀는 차이를 마시며 웃었다. 진심으로 웃은 것은 몇 달 만이었다. 차이 왈라가 그녀를 보고 따라 웃었다.

“마담, 좋은 일 있으세요?”

“그냥… 오늘 날씨가 좋아서요.”

프리야가 대답했다. 하늘은 흐렸고, 곧 몬순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 흐린 하늘조차 더없이 청명해 보였다.

8월 9일. 아침 8시.

프리야는 빌레 파를레의 작은 원룸에서 눈을 떴다. 방 안에는 침대 하나, 작은 탁자, 부엌 구석의 가스레인지, 그리고 창가에 놓인 툴시 화분뿐이었다. 파르빈이 선물한 그 화분은 이제 새로운 잎을 틔우고 있었다. 그녀는 일어나 툴시에 물을 주었다.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이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

그녀는 수첩을 펼쳤다. 어제의 기록.

“8월 8일: 빚 원금 604,000루피, 오늘 이자 12,080루피, 지출 165루피, 수입 0(주말). 내일은 월요일, 출근.”

빚은 여전히 불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그 숫자에 압도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숫자를 직시했다. 매일 아침 수첩에 적고, 그 옆에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적었다. 두 숫자는 절망적인 차이로 벌어져 있었지만, 적어도 그녀는 그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그 숫자의 노예가 아니라 관찰자로 남을 수 있었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라메쉬의 소개로, 그녀는 반드라의 또 다른 직업소개소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무역회사 일은 지난주에 그만두었다. 추심팀이 계속 찾아와서 회사에 폐를 끼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제쉬 파틸 지점장은 미안해하며 그녀를 보냈다.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 다시 연락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그러나 프리야는 알고 있었다. 상황은 쉽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었다.

대신 그녀는 두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다. 하나는 파르빈의 작업장에서 미싱 일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녀는 하루 4시간이 아니라 8시간을 미싱 앞에서 보냈다. 하루 생산량은 쿠르타 네 벌. 공임은 480루피. 한 달 30일 일하면 14,400루피. 여전히 하루 이자에 턱없이 모자랐지만, 그녀는 이제 이 일에 숙련되고 있었다. 파르빈은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 조만간 좀 더 복잡한 주문을 맡길 예정이었다.

두 번째 일자리는 다라비 인근의 야간 성인교육센터였다. 그녀는 그곳에서 마라티어와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강사로 고용되었다. 그녀의 학력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수업료는 시간당 200루피, 주 3회, 회당 2시간. 한 달 4,800루피. 미싱과 합치면 19,200루피. 여전히 한 달 치 빚 이자 360,000루피에는 20분의 1도 안 되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그 격차만 보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녀는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그녀의 유니폼은 감색 셔츠가 아니라, 작업장에서 입는 평범한 면 살와르 까미즈였다.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빗었다. 손거울 속 자신을 보았다. 맨얼굴, 약간 수척해졌지만 또렷한 눈, 그리고 꼿꼿이 선 등.

그녀는 가방을 챙겨 문을 나섰다. 복도에서 아래층 아줌마와 마주쳤다.

“프리야 씨, 오늘도 일찍 나가네요?”

“네, 오늘은 새로운 직업소개소에도 들를 거예요.”

“그래요? 어려운 시기지만, 당신은 꼭 잘될 거예요.”

아줌마가 웃으며 말했다. 프리야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이 원룸 주택가에서 이미 몇몇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녀의 과거를 몰랐고, 그녀의 빚을 몰랐다. 그들은 그냥 그녀를 ‘조용하고 성실한 이웃’으로 알고 있었다. 그 무명의 평범함이 그녀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저녁 7시. 다라비 작업장.

프리야는 미싱 앞에 앉아 있었다. 오늘 그녀가 만드는 것은 여성용 살와르 세트였다. 면과 실크 혼방 천에 간단한 자수를 놓는 작업. 파르빈이 특별히 맡긴 주문이었다. 그녀는 박음질을 한 줄 한 줄 정성껏 놓아갔다. 미싱 바늘이 천을 뚫는 소리가 작업장 안에 경쾌하게 울렸다.

파르빈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작업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프리야, 당신은 이제 거의 전문가 수준이에요. 이 속도와 품질이면 다음 달부터는 공임을 올려줄 수 있어요.”

“정말요?”

“벌 한 개에 150루피. 지금 당신은 하루에 네 벌을 만드니까 하루 600루피. 한 달이면 18,000루피예요. 물론 큰돈은 아니지만…”

프리야는 미싱을 멈추고 파르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파르빈, 나에게는 큰돈이에요. 내가 이 손으로 하루에 600루피를 벌 수 있다는 것, 그게 나에게는…”

그녀는 말을 마치지 못했다. 목이 메어왔기 때문이다. 파르빈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두 여자는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

“당신은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사람이에요, 프리야. 당신이 겪은 일을 나는 다 몰라요.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아요. 당신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거. 그리고 그게 결국 당신을 살릴 거라는 거.”

프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파르빈의 말이 옳다고 느꼈다. 그녀는 아직 살아 있었고,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고팔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작업을 마치고, 그녀는 다라비의 골목을 걸어 나왔다. 밤 10시. 골목은 여전히 생기로 가득했다. 노점상들은 과일과 채소를 팔고 있었고, 아이들은 길에서 크리켓을 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물통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이 풍경을 보며 자신이 이곳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화려한 반드라의 펜트하우스가 아니라, 이 좁고 소란스러운 골목이 그녀의 새로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8월 22일. 오전 11시.

프리야의 원룸 앞에 등기우편이 도착했다. 뭄바이 지방법원에서 온 공식 문서였다. 발신인은 고팔 샤르마의 법률 대리인.

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편지를 뜯었다.

“채권자 마하라슈트라 부동산 개발 측이 신청한 채무 변제 명령에 따라, 채무자 프리야 샤르마는 30일 이내에 원금 및 누적 이자를 변제할 것을 명령합니다. 단, 채무자가 현재 무자력 상태임을 감안하여, 법원은 다음과 같은 조정안을 제시합니다…”

문서에는 구체적인 변제 계획이 적혀 있었다. 그녀의 현재 수입 수준을 고려한 월별 분할 상환 계획. 금액은 매월 15,000루피.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으려면 10년이 넘게 걸리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법원은 그녀에게 즉각적인 구속이나 전 재산 압류가 아닌, 현실적인 상환 기회를 주고 있었다.

프리야는 편지를 내려놓았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고팔이 그녀를 압박하기 위해 동원한 법적 절차가, 오히려 그녀에게 작은 숨통을 열어준 셈이었다. 그가 원한 것은 그녀의 완전한 굴복이었지만, 법원은 냉정하게 계산했다. 이 여성에게서 당장 뜯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대신 10년 동안 매달 15,000루피씩 받아내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그녀는 답장을 쓰기 위해 펜을 들었다. 동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매달 15,000루피를 갚을 것이다. 10년 동안. 그녀가 45세가 될 때까지. 그러나 그녀는 그 10년 동안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었다. 고팔의 네트워크도, 체면의 압박도, 누군가의 자산도 아닌, 오직 자신의 노동으로 살아가는 삶.

편지를 쓰고 나서, 그녀는 창가의 툴시를 바라보았다. 식물은 어느새 더 자라 있었다. 그녀가 이 방에 이사 온 지 한 달이 조금 넘었고, 툴시는 그 시간을 잎사귀로 증명하고 있었다.

다음 해 8월 15일. 독립기념일.

프리야는 빌레 파를레의 작은 옷가게 앞에 서 있었다. 가게 이름은 ‘프리야 스티치즈’. 3평 남짓한 공간에 미싱 두 대와 작은 진열대가 전부인 작은 가게였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 어떤 펜트하우스보다 값진 공간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그녀는 파르빈의 작업장에서 경험을 쌓고, 성인교육센터에서 모은 돈과 소액 대출을 통해 이 작은 가게를 열었다. 대출은 다행히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저금리 대출이었다. 고팔의 하루 2% 이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이었다.

법원의 분할 상환 계획에 따라, 그녀는 매달 15,000루피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었다. 1년 동안 180,000루피를 갚았다. 여전히 빚은 많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매달 조금씩 그 산을 깎아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이 그녀 자신의 손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는 사실이었다.

가게는 작았지만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 동네 여성들이 살와르 까미즈를 맞추러 오고, 간단한 수선을 맡기고, 가끔은 축제용 드레스를 주문했다. 그녀의 미싱 실력은 이제 프로 수준이었고, 자수에 대한 감각은 남달랐다. 과거 사교계에서 익힌 미적 안목이 지금 이 작은 가게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그녀가 가장 비참했던 시절에 익힌 기술이 그녀를 살린 셈이었다.

오후 2시. 가게 문이 열리고 파르빈이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작은 상자를 들고 있었다.

“독립기념일 축하해요. 그리고 가게 1주년도.”

상자 안에는 작은 은제 가네샤 상이 들어 있었다.

“가네샤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신이에요. 당신은 이미 많은 장애물을 스스로 제거했지만,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할 테니까.”

프리야는 은 가네샤를 진열대 가장 좋은 자리에 놓았다. 가네샤의 코끼리 머리가 가게 안을 평화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 6시. 그녀는 가게 문을 닫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곳곳에서 연 날리기가 한창이었다. 하늘에는 주황색, 하얀색, 녹색의 연들이 가득 떠올랐다. 인도 삼색기였다.

그녀는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멀리 다라비의 양철 지붕이 보였고, 더 멀리 반드라의 고층 아파트들이 보였다. 그녀가 10년을 살았던 펜트하우스도 어디엔가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그곳을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휴대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라지브였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가끔 연락을 해왔다. 아들의 소식을 전하고, 그녀의 안부를 묻고, 그리고 작은 격려를 보냈다. 이혼은 이미 10개월 전에 완료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조용한 존중이 남아 있었다. 사랑이 아닌, 존중. 어쩌면 사랑보다 더 오래가는 무언가.

“프리야, 아들이 네게 편지를 썼어. 곧 보내줄게. 오늘은 독립기념일이니까, 너도 독립을 축하해. 라지브.”

프리야는 메시지를 읽고 미소 지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연들은 여전히 높이 떠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독립. 그 단어가 그녀에게 이렇게 크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그녀는 고팔의 네트워크에서 독립했고, 체면의 감옥에서 독립했고, 사교계의 평가에서 독립했다. 그녀는 이제 누군가의 아내도, 누군가의 자산도, 누군가의 내연녀도 아니었다. 그녀는 프리야 샤르마, 35세, 미싱 기술자, 작은 옷가게 주인, 그리고 한 아들의 어머니.

그녀의 빚은 여전히 424,000루피가 남아 있었다. 갚으려면 앞으로 7년이 더 걸릴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달 15,000루피를 갚을 수 있었고, 그 돈을 스스로 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땀으로, 자신의 시간을 들여 번 돈으로 빚을 갚아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진정한 해피엔딩이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해가 지고, 하늘의 연들이 하나둘 사라져갔다. 프리야는 옥상에서 내려와 가게로 돌아왔다. 그녀는 내일 아침 다시 미싱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모레도, 그다음 날도. 그녀의 삶은 이제 그런 작은 하루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하루들은 모두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진열대 위의 가네샤에게 작게 고개를 숙이고, 가게 문을 잠갔다. 불을 끄기 전, 그녀는 가게 안을 한 번 둘러보았다. 작은 공간, 미싱 두 대, 그리고 그녀의 이름이 걸린 간판.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그녀의 세계였다. 작지만, 진짜인 세계.

그녀는 불을 껐다.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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