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갈림길
모니터는 여전히 켜져 있었다. 마커스가 14번 부스에 도착한 지 3분이 지났지만, 화면의 로그 분석 창은 사라지지 않았다. 검은 배경 위로 흰 글자들이 실시간으로 스크롤되고 있었고, 각 줄 끝에는 ‘분석 완료’라는 초록색 딱지가 하나씩 붙어 가고 있었다. 타이머는 이제 04:27:14를 가리키고 있었다. 4시간 27분 14초. 그 시간 동안 시스템은 그의 모든 작업 이력을 뜯어보고 있었다.
마커스는 의자에 앉지 않았다. 부스 입구에 선 채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손은 여전히 키보드 위에 얹혀 있었지만, 손가락은 아무 키도 누르지 않았다. 화면 아래쪽 알림 창에는 그의 사원 번호가 떠 있었다.
‘NDG-2279. 비인가 코드 변형 6건 감지. 상세 로그 다운로드 진행 중. 진행률: 78%’
78%. 22%가 남아 있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어떻게 될지, 그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추측은 가능했다. 보안 요원 두 명이 이 부스로 올 것이다. 그들은 그를 ‘직원 상담실’로 데려갈 것이다. 그리고 그 후는. 마커스는 눈을 깜빡였다. 3초에 한 번. 그는 아직 그 리듬을 유지하고 있었다.
복도에서 다른 인부들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1교대 출근 시간이었다. 누군가가 그의 등 뒤를 지나가면서 잠시 멈추는 기척이 있었다. 마커스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뭐야, 왜 벌써 켜져 있어?”
옆 부스의 목소리였다. 마커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곧 자기 자리로 걸어갔다. C구역의 형광등이 하나둘씩 켜졌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드문드문 울리기 시작했다. 평소와 같은 아침이었다. 그러나 14번 부스의 모니터만은 평소와 달랐다.
마커스는 천천히 의자를 빼서 앉았다. 모니터와의 거리는 50cm. 화면의 푸른 빛이 그의 얼굴을 아래에서 비추었다. 눈 밑의 그늘은 더 짙어 보였고, 광대뼈는 더 도드라져 보였다. 그는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린 채로 화면을 지켜보았다.
‘진행률: 82%’
5분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그는 이 5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도망? 불가능했다. 보안 게이트는 이미 통과했고, 퇴실은 오후 6시까지 허용되지 않았다. 변명? 어제 이미 한 번 통했다. 두 번째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 그는 지금까지 그래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만히 있는 것이 굴복을 의미했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살짝 움직였다. 검지가 F 키 위에, 중지가 J 키 위에. 6개월 동안 반복해온 기본 자세였다. 그러나 오늘은 그 손가락들이 무엇을 입력해야 할지, 아니면 아무것도 입력하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오전 7시 12분. 모니터의 알림 창이 갑자기 깜빡였다. ‘진행률: 91%’라는 숫자 아래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주의: NDG-2279 작업자의 로그 분석 결과, 보안 프로토콜 위반 가능성이 78%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관할 보안팀에 통보되었습니다.’
마커스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78%. 이것은 더 이상 ‘실수’로 덮을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덮개용 실수들은 이제 무용지물이었다. 시스템은 이미 그의 작업 패턴 전체를 분석했고, 그 패턴에서 의도성을 찾아낸 것이었다.
그의 심장이 박동을 바꾸었다. 더 빠르게, 더 무겁게. 갈비뼈 안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목까지 올라왔다. 손바닥의 땀이 키보드 표면에 번들거리는 자국을 남겼다. 그는 허벅지에 손바닥을 닦았다. 청바지가 축축해졌다.
복도 저편에서 부츠 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이었다. 발소리는 느리고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C구역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커스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귀는 발소리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하고 있었다. 15미터. 10미터. 5미터. 그의 부스 앞에서 멈추었다.
“2279.”
어제 왔던 보안 요원이었다. 오늘도 검은 폴로 셔츠를 입고 있었고, 왼쪽 가슴에는 ‘보안 관리국’ 로고가 박혀 있었다. 오른손에는 검은색 단말기가 들려 있었다. 단말기 화면에는 마커스의 사진과 함께 붉은 글씨의 경고 문구가 떠 있었다.
“잠시 나와 주겠나? 확인할 게 있어.”
마커스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다리의 감각이 약간 무뎌져 있었다. 그는 보안 요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요원의 표정은 무표정이었다. 적개심도, 동정도, 아무것도 읽을 수 없었다. 그저 사무적인 얼굴이었다.
“모니터가… 켜져 있더군요. 제가 켠 게 아닙니다.”
마커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약간 낮았다. 보안 요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야간팀에서 원격 접속했어. 그 내용에 대해 물어볼 게 있으니까 따라와.”
마커스는 부스를 나섰다. 발걸음은 평소와 같은 속도였다. 그러나 그의 시야는 주변을 빠르게 스캔하고 있었다. C구역의 다른 인부들은 모두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누군가 보안실로 불려 가는 순간에는 절대 쳐다보지 않는 것이 규칙이라는 것을. 마커스도 그 규칙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불려 가는 대상이 자신이었다.
‘직원 상담실’이라는 문패가 붙은 방은 C구역 복도 끝, 비상구 바로 옆에 있었다. 보안 요원이 문을 열자, 방 안의 형광등 불빛이 복도로 새어 나왔다. 방은 생각보다 넓었다. 가로 3미터, 세로 4미터 정도. 정중앙에는 금속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테이블 양쪽으로 의자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었다. 벽에는 아무 장식도 없었고, 창문도 없었다. 천장 구석에는 소형 카메라가 두 대 설치되어 있었다. 하나는 마커스를 향하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방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앉아.”
보안 요원이 테이블 반대편 의자를 가리켰다. 마커스는 의자에 앉았다. 금속 의자는 차가웠고, 앉는 순간 등받이가 약간 뒤로 기울어졌다. 불안정한 자세를 강제하는 설계였다. 그는 등을 곧게 펴고 앉았다.
보안 요원은 테이블 위에 단말기를 올려놓고, 그 옆에 작은 종이 파일을 펼쳤다. 파일 안에는 인쇄된 로그 기록들이 빼곡히 정리되어 있었다. 마커스는 그 종이들 위로 자신의 사원 번호가 찍혀 있는 것을 보았다.
“어제 OP-781 건으로 경고를 한 번 줬지. 그런데 오늘 새벽 내부 감사에서 네 작업 로그를 전체 분석해 보니까, 비슷한 패턴이 6건 더 나왔어.”
보안 요원은 종이 한 장을 마커스 쪽으로 밀었다. 마커스는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지난 3주 동안 그가 수정한 프로젝트 코드들의 리스트였다. OP-781, OP-799, OP-812, OP-834, OP-857, OP-889. 각 항목 옆에는 ‘발신 번호 변형’, ‘리디렉트 지연’, ‘역추적 루틴 삽입’과 같은 분석 결과가 빨간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이게 다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하나?”
보안 요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사무적이었다. 마커스는 종이를 응시한 채로 대답했다.
“…실수도 있고, 의도한 것도 있습니다.”
보안 요원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마커스의 대답이 예상보다 솔직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의도한 것? 설명해 봐.”
마커스는 눈을 깜빡였다. 3초에 한 번.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지난 2주 동안 준비해 왔다. 덮개용 실수들, 그리고 그 실수들을 설명할 논리.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발신 번호 건은… 솔직히 말하면, 그 대상자들이 너무 불쌍해서 그랬습니다.”
보안 요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커스는 계속 말했다.
“OP-781의 노인. 암 환자에, 배우자도 없고, 자식과도 연락이 끊긴 사람이더군요. 그런 사람한테서 마지막 500달러를 뜯어내는 게… 저는 좀 그랬습니다. 그래서 발신 번호를 바꾼 겁니다. 만약 그 노인이 의심해서 번호를 조회하면, FTC로 연결되게요.”
보안 요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가락이 단말기 화면을 탭탭 두드렸다. 무언가를 기록하는 동작이었다.
“나머지는?”
“나머지는… 그냥 시스템을 좀 느리게 만들려고 한 겁니다. 리디렉트 지연 같은 건, 피해자가 링크를 클릭하기 전에 백신 프로그램이 위험 사이트임을 탐지할 시간을 주는 거죠. 역추적 루틴은… 솔직히 저도 그게 뭔지 잘 모릅니다. 그냥 누군가 이 시스템을 감사하려고 하면 감사 로그가 좀 꼬이게 만드는 건데, 제가 그걸 진짜로 작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마커스는 말을 멈추고 보안 요원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방금 한 말이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FTC 리디렉트는 의도한 것이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순간, 자신을 ‘양심 있는 말단 노동자’로 포장하고 있었다. 효율적인 시스템 방해자가 아니라, 단지 불쌍한 피해자들에게 연민을 느낀 무능력한 알바생.
보안 요원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단말기 화면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한 짓이 단순한 양심 때문이라면, 왜 우리에게 보고하지 않았지?”
마커스는 이 질문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보고하면… 아마 저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보안 요원은 마커스의 마지막 대답을 듣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방 구석으로 걸어가더니, 벽에 부착된 인터폰을 집어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낮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커스는 그 목소리의 내용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나 보안 요원이 몇 번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들을 수 있었다.
1분 후, 방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신입 감시원이었다. 오늘은 검은 폴로 셔츠 대신 회색 정장 셔츠를 입고 있었다. 목에는 보안 관리국 배지가 걸려 있었고, 손에는 다른 종류의 단말기가 들려 있었다. 이전에 보던 것보다 더 크고, 화면이 두 개로 나뉘어 있는 고급 기종이었다.
“여기까지가 네가 말한 그 직원이군.”
감시원은 마커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보안 요원보다 더 낮고, 더 건조했다. 마커스는 그 목소리에서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감시원은 마커스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단말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화면 하나에는 마커스의 사원 정보가, 다른 하나에는 실시간 작업 로그가 떠 있었다.
“마커스 윌리엄스. E-3 등급. 6개월 근무. 그동안 징계 기록은 없고, 결근도 없고, 지각도 2회뿐이야. 나름 성실한 직원이었지. 그런데 지난 3주 동안 갑자기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감시원의 눈이 마커스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마커스는 그 눈동자가 밝은 갈색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동공은 작게 수축되어 있었고, 시선은 한 번도 깜빡이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대상자들이 불쌍해서였습니다.”
“그래. 그 노인 말이지. 로버트 톰슨.”
감시원은 단말기 화면을 탭하여 로버트 톰슨의 프로필을 띄웠다. 마커스는 그 이름이 다시 모니터에 떠오르는 것을 보며 침을 삼켰다.
“그런데 말이야, 마커스. 네가 수정한 파일들 중에는 로버트 톰슨 같은 말기 암 환자만 있는 게 아니었어. OP-834는 40대 남자였고, OP-889는 30대 여자였지. 건강한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도 불쌍해서 그랬나?”
마커스의 손바닥이 다시 축축해졌다. 그는 이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다. 감시원은 그의 작업 이력 전체를 이미 분석했고, 대상자들의 프로필까지 전부 확인한 것이었다.
“그건…”
“그건 뭐지?”
마커스는 숨을 들이쉬었다.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평소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 그는 이제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하나는 굴복이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순순히 실수를 인정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조직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반항이었다. 그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말하고, 시스템에 대한 냉소를 드러내며, 결과를 감수하는 것.
그는 눈을 깜빡였다. 3초에 한 번. 그러나 이번에는 그 리듬이 약간 빨랐다. 2.5초. 그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감시원은 마커스의 침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했다.
“네 작업 로그를 쭉 봤어, 마커스. 그리고 네가 이곳에 출근한 첫날부터 오늘까지의 모든 기록을 봤지. 신용 점수, 주거 이력, 범죄 기록, 가족 관계. 그룹홈에서 자랐고, 17살 때 폭행 혐의로 소년원에 들어갔고, 그 후로 취업이 안 돼서 노숙자로 떠돌다가 여기까지 왔더군.”
마커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과거가 낱낱이 나열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넌 이 시스템에서 버림받은 놈이야. 합법적인 사회에서는 아무도 너를 필요로 하지 않았지. 그런데 우리가 너를 고용했고, 6개월 동안 월급을 줬고, 잘리지 않게 해 줬어. 그런데 네가 우리한테 한 짓이 이거야?”
감시원은 단말기 화면을 마커스 쪽으로 돌렸다. 화면에는 그가 지난 3주 동안 심어둔 12개의 오류 코드들이 빨간색 플래그와 함께 표시되어 있었다.
“이게 네가 말한 ‘양심’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나?”
마커스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그가 심어둔 FTC 리디렉트, 지연 시간, 역추적 루틴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예상 피해액: $127,000’이라는 숫자가 떠 있었다. 12만 7천 달러. 그가 3주 동안 시스템을 교란해서 조직이 입은 손실 추정치였다.
그 숫자를 보는 순간, 마커스의 입가에 희미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미소도, 경련도 아니었다. 그저 입술 근육이 미세하게 움직인 것뿐이었다. 그러나 감시원은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뭔가 재미있나?”
감시원의 목소리가 약간 변했다. 사무적인 톤에서 살짝 벗어나, 날카로운 모서리가 드러나고 있었다. 마커스는 고개를 들고 감시원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고, 손바닥은 축축했으며, 종아리 근육은 경련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안정되어 있었다. 그는 이 순간이 올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가 심어둔 코드가 언젠가 발각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때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도.
“…시스템이 너무 완벽해서, 거기에 금을 내고 싶었을 뿐입니다.”
감시원의 눈이 가늘어졌다. 보안 요원은 벽 쪽에서 한 걸음 다가왔다.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천장의 카메라 두 대가 붉은 표시등을 깜빡이고 있었다.
“시스템에 금을 내고 싶었다?”
감시원이 마커스의 말을 천천히 반복했다. 그의 손가락이 단말기 화면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입력했다. 마커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충분히 말했다.
감시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커스를 내려다보았다. 5초. 10초. 정적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좋아, 마커스. 이제 네 앞에 두 가지 길이 있어.”
마커스는 숨을 들이쉬었다.
“첫 번째 길은 굴복이야. 네가 지금까지 한 짓을 전부 인정하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거지. 그러면 우리는 이번 건을 내부 징계로 처리하고, 넌 계속 이곳에서 일할 수 있어. 물론 감시는 훨씬 더 강화되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월급은 받을 수 있어.”
감시원은 잠시 말을 멈추고 마커스의 반응을 살폈다. 마커스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두 번째 길은 반항이야. 네가 한 짓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방해 행위였다는 것을 우리가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거지.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네가 이제까지 이 창고에서 봐 온 일들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거야.”
감시원은 단말기를 집어 들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서 그는 잠시 멈추고 마커스를 돌아보았다.
“시간을 줄 테니까 잘 생각해 봐. 오늘 오후 5시까지 결정을 알려 줘. 그때까지 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네 앞으로의 모든 것이 결정될 거야.”
문이 열리고 닫혔다. 보안 요원도 감시원을 따라 방을 나갔다. 마커스는 혼자 남았다. 금속 의자는 여전히 차가웠고, 천장의 카메라는 여전히 그를 비추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14번 부스의 모니터가 떠올랐다. 타이머는 아직도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진행률: 91%’였던 그 숫자는 이제 100%에 도달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의 모든 비밀이 분석 완료된 지금, 그에게 주어진 것은 단 하루. 오후 5시까지.
그는 눈을 뜨고 천장의 카메라를 올려다보았다. 붉은 표시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지만, 입술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신의 선택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이제 마커스는 진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선택 1] 조직의 처분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시스템을 교란하지 않겠다고 서약한다.
[선택 2] 자신이 한 모든 일은 의도된 행동이었음을 인정하고, 시스템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무료)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마커스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