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연기 속에 가려진 지옥
아침 6시. 자카르타 외곽의 열기는 이미 숲 위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안디는 숙소 바닥에서 일어나 얼굴을 문질렀다. 손바닥의 상처는 밤새 굳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시타를 찾았다. 정원이 아닌, 식당이었다. 흰색 옷을 입은 신도들이 조용히 죽을 먹고 있었다. 시타는 구석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숟가락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입에 대지는 않았다.
그녀 옆에 앉았다. 그녀는 그를 보지 않았다.
“시타 씨. 다시 왔어요.”
숟가락이 멈췄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돈이 어디 있는지 말해주세요. 저는 그냥 돈만 찾으면 돼요. 당신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
시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입술은 마르고 갈라져 있었다.
“당신은 왜 자꾸 나를 괴롭히는 거죠?”
“괴롭히는 게 아니에요. 돈을 찾는 거예요.”
“그 돈은 내가 바친 거예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에요.”
“그 돈은 당신의 것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시타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의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 금속이 타일을 스치는 날카로운 소리.
“나가주세요.”
“시타 씨…”
“나가라고 했어요!”
그녀가 일어나며 탁자를 밀쳤다. 죽 그릇이 바닥에 쏟아졌다. 흰색 죽이 회색 타일 위로 번졌다. 주변의 신도들이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눈에는 놀라움이 아닌, 무표정한 호기심이었다.
안디가 일어나려는 순간, 시타가 그의 가슴을 밀쳤다. 힘은 약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저리를 가! 당신 같은 사람은 여기 오면 안 돼!”
그녀가 소리쳤다. 목소리는 식당 벽에 부딪혀 울렸다.
두 명의 남자가 다가왔다. 흰색 옷을 입고 있었지만, 다른 신도들과 달랐다. 그들의 어깨는 더 넓었고, 움직임은 더 날렸다. 경호원들이었다.
“무슨 일이죠?” 한 남자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평평했다.
안디는 손을 들었다. “오해예요. 그냥 대화하려고 했을 뿐…”
“시타 씨가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따라 나오세요.”
안디는 저항하지 않았다. 일어나서 그들을 따라 식당을 나섰다. 복도를 지나는 동안,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귀는 시타가 다시 앉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억눌린, 숨막히는 울음.
경호원들은 그를 숙소 앞에 데려다 놓고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문을 닫고 벽에 등을 기댔다. 천장을 바라보았다. 목재로 된 천장에는 곰팡이 군락이 자라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응시했다.
그는 실패했다. 시타는 돈의 위치를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그는 디안의 경호원들에게 주목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또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시타는 두려워했다. 그 두려움은 디안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 의심이었다. 그가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틈이었다.
오전 내내 숙소에 머물렀다. 그러나 가만히 있지 않았다. 창문을 통해 정원을 관찰했다. 사람들의 움직임, 경호원들의 순찰 경로, 신도들의 일과. 그는 모든 것을 기억했다.
점심시간,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시타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신도들과 섞여 식사를 했다. 그는 그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단편적인 단어들. “정화”, “구루님”, “아스파트”, “해방”. 그 단어들은 반복되었다. 마치 주문처럼.
한 여성이 그의 옆에 앉았다.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녀의 눈은 환하게 보였지만, 그 환함은 거짓된 것이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새로 오셨죠? 어디서 오셨어요?”
“자카르타에서요.”
“오, 자카르타. 저도 거기서 살았어요. 하지만 이곳이 훨씬 좋아요. 여기는 진짜 평화가 있어요.”
안디는 그녀의 손목을 보았다. 작은 멍 자국들이 있었다. 그는 그 멍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묻지 않았다.
“여기 얼마나 계셨어요?”
“2년이요. 구루 디안님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녀는 말을 멈추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다시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자유예요.”
안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점심이 끝난 후, 그는 수련원의 경계를 탐색했다. 숲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들이 몇 개 있었다. 그러나 모든 길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었다. 유일한 출구는 정문뿐이었다. 그리고 정문에는 항상 두 명의 경비원이 서 있었다.
그는 돌아서서 중앙 건물을 바라보았다. 2층, 디안의 방. 그가 어젯밤 훔친 하드디스크는 아직 그의 배낭 안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아직 열어보지 않았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한 남자가 그를 가로막았다. 경호원이었다.
“구루 디안님께서 당신을 부르셨어요.”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그러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요?”
“네. 따라오세요.”
2층, 디안의 개인 방. 낮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어젯밤의 어둠과 촛불 대신, 햇빛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나 그 빛은 방을 환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먼지와 곰팡이 냄새를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디안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차 한 잔이 놓여 있었다. 그는 안디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젯밤과 같았다. 온화하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앉으세요, 안디 씨.”
안디는 마주 앉았다. 그는 자신이 가짜 이름을 썼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디안은 그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었다.
“놀라지 마세요.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배경은 항상 확인합니다. 당신은 자금 세탁업자죠. 맞나요?”
안디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타 씨가 가져온 돈을 찾으러 오셨군요. 그 돈은 당신이 세탁하던 카르텔의 자금이었고. 지금 당신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죠.”
디안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제가 맞게 파악하고 있나요?”
“맞아요.”
디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미소가 더 넓어졌다.
“솔직하군요. 좋아요. 그럼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그 돈은 이미 제 손을 떠났어요. 정계 자금으로 들어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안디의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움찔했다.
“그럼 저는…”
“죽을 거예요. 카르텔이 당신을 살려둘 이유가 없으니까.”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햇빛 속에서 먼지 알갱이들이 떠다녔다.
“하지만…”
디안이 차 잔을 내려놓았다.
“대안이 있어요. 당신은 자금 관리에 능숙하죠. 내가 필요한 사람이에요. 이 수련원의 재정과 비자금 장부를 관리해 주세요. 대신, 내가 당신을 보호해 주겠어요.”
안디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알겠어요.”
디안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책상 서랍에서 열쇠 한 개를 꺼냈다.
“좋아요. 오늘 밤부터 일을 시작하세요. 지하실에 있는 금고실이에요. 모든 장부가 거기 있어요.”
안디는 열쇠를 받았다. 그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가 방을 나서려 할 때, 디안이 뒤에서 말했다.
“안디 씨,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세요. 이곳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제가 항상 지켜보고 있어요.”
그날 밤, 안디는 지하실로 내려갔다. 금고실은 디안의 방 아래 2층에 위치해 있었다. 철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서류와 컴퓨터들이 가득했다. 그는 컴퓨터를 켰다. 화면에 비밀번호 입력 창이 떴다. 그는 디안이 건넨 종이에 적힌 번호를 입력했다.
파일들이 열렸다. 수련원의 재정 기록, 신도들의 개인 정보, 그리고 자카르타 정재계 인사들의 협박용 자료들. 그는 모든 것을 복사하기 시작했다.
그가 작업하는 동안, 위층에서 소리가 들렸다. 의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는 계단을 올라가 조용히 예배당으로 접근했다.
문 틈 사이로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디안이 연단에 서 있었다. 향로가 피워지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연기가 방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자카르타의 엘리트 여성들. 그들은 값비싼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들의 동공은 이미 풀려 있었다.
연기가 그들의 얼굴을 감쌌다. 표정이 이완되기 시작했다. 몇 분 후, 일어나기 시작했다. 느리게, 비틀거리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비단과 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을 기었다. 손가락이 벽을 할퀴었다. 입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안디는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무표정했다. 그러나 그의 손가락은 주먹을 쥐고 있었다.
그가 돌아서려 할 때, 옆방에서 무언가를 보았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다가가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그 방 안에는 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향로가 들려 있었고, 그는 같은 푸르스름한 연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두 명의 여성이 있었다. 그들도 모두 옷을 벗고 있었다.
안디는 그 남자의 얼굴을 기억했다. 수련원 관할 경찰서장. 지역 신문에서 본 적이 있었다.
물러났다. 계단을 내려갔다. 금고실로 돌아와 컴퓨터를 바라보았다.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꼈다. 혀끝으로 윗입술을 스쳤다. 침이 없었다.
컴퓨터 화면 속 파일들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그는 그것들을 보았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 방 안의 경찰서장, 그리고 그 옆의 여성들.
숨을 들이쉬었다. 열대야의 더운 공기가 폐부를 채웠다.
계속 작업했다.
금고실에서 새벽 3시까지 작업했다. 모든 파일을 복사하고, 비밀번호를 해독하고, 장부의 맹점을 찾아냈다. 디안이 신도들의 재산을 어떻게 빼돌리는지, 정재계 인사들을 어떻게 협박하는지. 그는 모든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한 가지를 발견했다. 디안이 카르텔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안디가 세탁하던 그 돈은 디안을 통해 정계로 흘러갔고, 디안은 그 대가로 카르텔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컴퓨터를 닫았다. 하드디스크를 배낭에 넣었다.
금고실을 나서며 계단을 올라갔다. 복도는 어두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정원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바라보았다.
시타가 정원에 서 있었다.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동공이 풀린 채 고인 침을 삼켰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뺨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낮은,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뭘 잘못한 거죠?”
그녀는 누구에게 묻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혼잣말이었다.
안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가가지 않았다. 그저 서 있었다.
몇 분 후, 시타가 돌아서서 걸어갔다. 열대야의 더위 속에서도 혼자 한기를 느끼듯, 그녀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배낭에서 하드디스크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렸지만, 그는 하드디스크의 모서리를 거칠게 쥐었다. 카르텔의 칼날이 목에 닿기까지 남은 시간은 나흘. 이제 디안의 목줄을 쥘 패는 완성됐다.
그는 바닥에 앉아 하드디스크를 손에 쥐었다. 디안이 그에게 준 열쇠가 주머니에서 차가운 금속으로 허벅지를 눌렀다. 그는 그것을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열쇠였다. 금고의, 그리고 아마도 자신의 목숨을 결정할.
그는 이미 선택했다. 여기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그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