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잔혹사 이집트편 #001] 카이로의 검은 나일 (The Digital Shackles) — 5-2화: 더 깊은 어둠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5-2화: 더 깊은 어둠

나디아는 방에 갇힌 지 일주일이 되었다.

문은 잠겨 있었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의 금을 바라보았다. 금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 금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위, 아래, 위, 아래.

어머니가 하루에 두 번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아침 7시, 저녁 6시. 그녀는 문 앞에 쟁반을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나디아는 그 음식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밥은 식어 있었고, 빵은 딱딱해졌다. 그래도 그녀는 입에 넣었다. 살아야 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그녀의 방문 앞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복도 너머로 아버지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저녁에 퇴근할 때. 그 발소리가 그녀의 방 앞에서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빼앗긴 상태였다. 국가정보국이 가져갔다. 보조 폰도, USB도,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녀는 아만다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플로렌스도 없었다. 그녀는 혼자였다.

며칠째, 그녀는 벽에 귀를 대고 이웃 방의 소리를 들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완전히 고립되어 있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잠에서 깼다.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한 명, 두 명. 무거운 남성의 구두 소리. 그녀의 방 앞에서 멈췄다.

열쇠가 잠금 장치를 돌리는 소리.

문이 열렸다. 두 명의 남성이 들어왔다.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기억했다. 국가정보국이었다.

“일어나, 나디아. 파하드 씨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해.”

“싫어요. 여기 있을게요.”

“선택권은 없어.”

그들이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

검은 차량이 그녀를 요트로 데려갔다. 나일강은 여전히 까맣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강물 위로 달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그녀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요트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그녀를 반겼다. 그녀는 계단을 올랐다. 갑판 위에는 손님들이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파하드는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벽의 모니터들. 그중 하나에는 그녀의 방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녀가 일주일 동안 누워 있던 그 방.

“앉아.”

그녀는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일주일 동안 잘 쉬었어?”

“감금이 쉬는 건가요?”

“너를 보호한 거야. 밖에서는 네 목숨이 위험했어.”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

파하드는 그녀의 말에 웃었다.

“아직도 네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이기려고 한 적 없어요. 그냥 살아남으려고 했을 뿐.”

“그런데 네가 선택한 길은 살아남는 길이 아니야. 네 모든 증거는 사라졌어. 아만다는 연락이 두절됐고. 너는 혼자야.”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파하드는 일어나 그녀 뒤로 돌아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얹혔다.

“네가 포기하든 말든, 나는 상관없어. 하지만 네 가족은? 네 아버지는 이미 시청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어. 네 어머니는 더 이상 이웃들 앞에 나서지 못해. 네 고모부는 가문에서 너를 제명했다.”

나디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가 한 짓이야?”

“네가 선택한 결과일 뿐이야. 나는 단지 그 결과를 알려줄 뿐.”

그녀는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피가 났지만, 아팠는지 몰랐다.

“이제 다시 선택해, 나디아. 여기서 일할래, 아니면 네 가족이 완전히 망가지는 걸 지켜볼래?”

그녀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붉은 방으로 끌려갔다.

방 안에는 이미 네 명의 남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얼굴을 보았다. 낯선 사람들이 아니었다. 첫날 밤, 그녀를 유린했던 그들이었다.

“오랜만이야, 나디아.”

한 남성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동안 보고 싶었어. 네가 없으니까 재미가 없더라.”

그의 손이 그녀의 드레스 끈을 풀었다. 드레스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속옷만 남았다.

“오늘 밤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했어. 네가 도망가지 못하게.”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침대 위로 끌고 갔다. 침대 양옆에는 가죽 끈이 매달려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끈으로 묶었다. 발목도.

그녀는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벌거벗은 몸이 남성들의 시선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이제 시작이야.”

첫 번째 남성이 그녀 위로 올라탔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그녀는 입을 깨물었다.

그가 들어왔다. 나디아는 숨을 멈췄다.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 자신이 보였다. 묶인 손목, 벌어진 다리, 그리고 그 위에서 움직이는 남성의 등.

그가 끝났다. 두 번째가 다가왔다. 세 번째. 네 번째.

그녀는 시간을 세지 않았다. 그냥 버텼다.

네 번째 남성이 끝났을 때, 그녀의 몸은 이미 마비되어 있었다. 허벅지 안쪽은 진물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손목은 끈에 닿은 부분이 까져 있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파하드가 방에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병이 들려 있었다. 병 안에는 투명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이건 네가 거부했던 그 약이야. 오늘은 네가 선택할 수 없어.”

그녀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액체가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갔다. 달콤했다. 그리고 쓰라렸다.

몇 분 후, 그녀의 몸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근육이 풀렸다. 머리가 붕 뜨는 느낌. 그녀는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좋아.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녀는 시간의 흐름을 잃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몇 일이 지났을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약물 때문에 그녀의 의식은 흐릿했다. 그녀는 남성들의 손길을 느꼈다. 여기저기. 동시에.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소리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혼자였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 손목과 발목의 끈은 풀려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일어날 수 없었다.

천장의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 자신은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 젖은 머리, 번진 립스틱, 그리고 눈. 그 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문이 열렸다. 파하드가 들어왔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느껴?”

“…”

“말해봐.”

“죽고 싶어요.”

“그래? 그런데 넌 죽을 수 없어. 내가 살려둘 테니까.”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네가 처음 왔을 때, 나는 네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결국 모두 똑같아. 모두 무너져.”

“나는 무너지지 않았어요.”

“아직은.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거야.”

그가 일어나 방을 나갔다. 나디아는 혼자 남았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났다. 몸이 무거웠다. 그녀는 화장실로 기어갔다. 세면대에 팔꿈치를 기대고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뺨은 패였다. 입술은 갈라져 있었다.

그녀는 수도꼭지를 틀어 찬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에게 물었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천장의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 자신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며칠 후, 그녀는 다시 방에 갇혔다. 이번에는 집이 아니라 요트의 3층이었다. 좁은 방, 침대 하나, 그리고 창문 없는 벽.

그녀는 약에 중독되었다. 파하드가 매일 주사를 놓아주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이제는 찾게 되었다. 약이 들어오면 모든 것이 편해졌다. 고통도, 기억도, 모든 것이 사라졌다.

“좋아, 이제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파하드가 말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녀는 문이 열린 것을 보았다. 경호원이 없었다. 그녀는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갑판으로 올라갔다. 나일강이 보였다.

그녀는 난간에 기대어 강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까맣게 보였다. 그녀는 그 강물로 뛰어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나디아.”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뒤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아만다가 서 있었다.

“어떻게…”

“내가 찾았어. 여길. 너를 구하러 왔어.”

아만다는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제 그만해. 나와 함께 가자.”

나디아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따뜻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따뜻함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아니야. 아직 늦지 않았어. 너는 살아있어. 그걸로 됐어.”

나디아는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그녀는 아만다와 함께 요트를 나왔다. 차를 타고 멀리 달렸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는 여전히 약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영혼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자유를 얻었을까? 아니면 다른 감옥으로 옮겨졌을 뿐일까?

그녀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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