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선택의 밤
타라가 별장에 갇힌 지 23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제 그녀의 하루는 거의 규칙처럼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 약을 먹고, 청소를 하고, 손님을 받고, 부모님에게 거짓 전화를 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처음처럼 매일 밤 울거나 몸을 떨지는 않았지만, 대신 가슴 깊숙한 곳에 무거운 무감각이 자리 잡았다. 모든 것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날 저녁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카마우가 별장을 방문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서류 가방을 들고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리 조금 더 오랜 시간 동안 타라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타라, 너도 이제 슬슬 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됐어.”
그는 새로 가져온 태블릿을 꺼내 화면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여대생 사진이 몇 장 있었다. 예쁘장한 얼굴, 긴 머리, 대학 교복을 입은 사진도 있었다. 카마우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애 이름은 리노. 너랑 같은 대학 3학년이야. 지금 사채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어. 네가 접근해서 친해진 다음, 별장으로 데려오면 돼. 소개팅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해.”
타라는 화면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카마우가 계속 말했다.
“너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잖아. 이 애도 처음엔 힘들어하겠지만, 너처럼 곧 익숙해질 거야. 네가 도와주면 과정이 훨씬 부드러워져. 대신 너한테 주는 약도 더 좋은 걸로 바꿔주고, 부모님 통화도 더 자유롭게 해줄게.”
그의 말은 협박이라기보다는 제안처럼 들렸다. 하지만 타라는 그 제안의 무게를 정확히 알았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일 또 다른 여자를, 자신이 직접 유인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순간 타라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켰다.
그녀는 지난 몇 주 동안 자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생각했다. 처음엔 모든 것이 끔찍해서 죽고 싶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아침에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 만큼 의존하게 되었다. 부모님에게 계속 거짓말을 하고, 밤마다 낯선 남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삶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리노를 데려오면, 자신은 완전히 ‘그들’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카마우는 아직까지는 폭력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미 시스템이 얼마나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경험했다.
그날 밤, 타라는 오랜만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계속 고민했다. 리노의 사진이 자꾸 떠올랐다. 저 애도 자신처럼 화려한 삶을 꿈꾸고 있을까. 자신처럼 빚에 허덕이고 있을까. 만약 자신이 거부하면, 카마우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 결국 리노를 데려올 것이다. 그럼 자신은 그저 반항했다는 이유로 더 혹독한 대가를 치를 뿐일지도 모른다.
다음 날 아침, 카마우가 다시 찾아왔다. 그는 타라 앞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생각은 해봤어? 오늘 오후에 리노랑 연락할 수 있게 해줄까?”
타라는 커피 잔을 바라보며 손을 살짝 떨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격렬하게 부딪혔다.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여기서 그녀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했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엘레의 잔혹한 운명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