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잔혹사 이탈리아편 #001] 밀라노의 마네킹 – 6-2화: 균열, 사냥개의 전야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6-2화: 하얀 방의 균열, 사냥개의 전야

 

  스위스 알프스 자락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연방 인터폴의 안전 가옥. 사방을 둘러싼 벽과 가구, 심지어 침구류까지 온통 숨이 막힐 정도로 차가운 백색으로 통일된 그곳은 겉보기엔 완벽한 구원의 성소였지만, 카밀라에게는 뇌세포를 서서히 말려 죽이는 잔인한 고문실과 다름없었다. 카모라 카르텔의 밀라노 라인은 그녀가 목숨을 걸고 넘긴 암호화 단말기 덕분에 공중분해 되었고 루카와 안토니오는 이탈리아 교도소 깊은 곳에 처박혔지만, 그들이 강제로 주입했던 신종 약물 ‘블루 벨벳’의 잔재는 여전히 그녀의 혈관 속에서 서슬 퍼렇게 살아 숨 쉬며 전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새벽 3시가 되면 하얀 방은 어김없이 환각의 도살장으로 변했다. 온몸의 살가죽이 뒤틀리고 뼈마디가 으스러지는 듯한 지독한 금단 증상이 밀려올 때마다, 카밀라는 화장실 바닥을 기어 다니며 오열했다. 맨정신으로 마주하는 현실은 이미 다크웹과 밀라노 패션계 전체에 문신처럼 새겨진 자신의 유린 영상과 추악한 가십거리뿐이었기에, 밀려오는 무력감과 정신적 거세는 그녀를 끝없는 수렁으로 침전시켰다. 4-2화에서 자기 목숨과 가족의 안전을 다 걸고 인터폴의 문을 두드렸던 그 독한 저항의 대가는, 이토록 잔인하고 끝이 없는 내면의 잔혹사였다. 법을 믿고 괴물들의 목줄을 끊어냈다고 해서, 오염된 삶이 칼로 두부 자르듯 깨끗해지지는 않는 법이었다.

  참을 수 없는 정신적 붕괴와 갈증 속에서 카밀라가 스스로 손목을 긋는 자해로 간신히 마약의 망령을 억누르던 어느 날 새벽. 그녀는 교대 근무를 위해 거실 테이블 위에 무심히 가방을 올려두고 화장실로 향한 담당 요원의 수사 가방 틈새에서 뜻밖의 서류를 발견했다. 그것은 내일 아침 스위스 연방 검찰청으로 이송될 예정이던 ‘카모라 잔당들의 스위스 도피 자금 세탁용 위조 여권 및 취리히 지하 금융계의 비밀 접선지 첩보’였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서류를 넘겨보던 카밀라의 푸른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 안에는 인터폴조차 손을 쓰지 못하는 사법부의 거대한 맹점과 추악한 현실이 적혀 있었다. 감옥에 갇힌 루카의 초호화 변호인단이 카밀라의 마약 중독 이력과 다크웹 영상을 빌미로 ‘정신 이상 증인의 강압에 의한 진술’이라며 재판을 뒤집으려 공작을 벌이는 중이었고, 국경 너머 취리히에 은신한 카모라 잔당들은 증인 보호 구역을 뚫고 그녀의 목을 따기 위해 암살조의 숨통을 실시간으로 조여오고 있었다.

  합법적인 법의 울타리 안에서 쥐새끼처럼 숨어 사법부의 처분만을 기다리기엔, 악마들의 숨통은 너무나 질겼고 법은 너무나 무력했다. 이 하얀 방에서 얌전히 말라 죽거나, 재판이 뒤집혀 카르텔의 칼날에 사지가 찢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요원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고 교대 요원이 문을 두드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0초. 카밀라의 시선이 서류 옆에 놓인 요원의 내부 통신용 암호화 단말기로 향했다. 이전에 저항을 선택했던 그녀의 강인한 독기가 다시금 전신을 관통했다.

  이대로 무능한 법의 보호막 뒤에 숨어 평생을 공포에 떨며 살 것인가, 아니면 인터폴 몰래 요원의 단말기를 가로채 취리히의 카모라 잔당들에게 ‘내가 살아남은 증거 서류를 들고 직접 갈 테니 거래하자’는 치명적인 거짓 미끼를 던져 그들을 양지로 끌어내 단두대 위로 처넣을 피비린내 나는 덫을 놓을 것인가. 수동적인 피해자로 남느냐, 아니면 스스로 핏빛 사냥개가 되어 남은 괴물들을 사지로 몰아넣느냐. 카밀라의 상처 가득한 손가락이 인생의 마지막 단두대 레버 위에서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 당신의 선택은? (최종 분기점)

카밀라의 운명을 결정할 가혹한 갈림길입니다. 당신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연재 줄거리로 이어집니다.

👉 [선택 1] 서류를 제자리에 두고, 인터폴과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믿고 하얀 방에서 버틴다.

👉 [선택 2] 요원의 단말기를 훔쳐 카모라 잔당들에게 직접 미끼를 던지고, 그들을 사지로 유인한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카밀라의 잔혹한 운명의 최종장 엔딩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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