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잔혹사 영국편 #001] 런던의 안개 속, 갇혀버린 백조들 – 210호의 기록 #3: 엠마를 가르치다

#3: 엠마를 가르치다

알렉스가 그녀를 불렀다.

“클로에, 네가 신입을 교육시켜.”

그의 사무실. 모니터들. 벽에는 각 방의 CCTV 화면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 화면들을 보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방이 어디에 찍혀 있는지 알고 있었다.

“누구요?”

“엠마. KCL 경제학과. 19살.”

그녀는 그 이름을 처음 들었다.

“왜 하필 저예요?”

“너는 내 가장 오래된 자산이야. 가장 경험이 많아. 가장 훈련이 잘 되어 있어. 네가 가르쳐.”

“가르친다는 게… 제가 겪은 것들을 똑같이 시키라는 뜻인가요?”

알렉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네가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해. 그렇게 가르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침묵은 동의였다.

그날 밤, 그녀는 엠마를 처음 만났다.

3층, 그녀의 방. 엠마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드레스는 새하얗다. 그녀의 눈빛은 아직 살아 있었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클로에는 그 눈빛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언니, 여기서 일하면 정말 빚을 갚을 수 있어요? 저는 학자금 대출이…”

“묻지 마.”

클로에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여기서는 묻지 않는 게 좋아. 너는 말한 대로 움직여야 해. 생각하지 마. 생각하면 못 버텨.”

엠마의 입이 닫혔다.

클로에는 그녀 앞에 서서 거울을 가리켰다.

“일어나. 거울 앞에 서.”

엠마가 일어났다.

“드레스, 지금 입은 거 알렉스가 준 거야?”

“네… 오늘 아침에 받았어요.”

“벗어.”

엠마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요?”

“드레스를 벗으라고 했어. 여기서는 내 말이 곧 규칙이야. 거부하면 알렉스에게 간다. 알렉스에게 가면 2층으로 바로 보내진다. 2층은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나빠. 선택해.”

엠마는 떨리는 손으로 드레스 지퍼를 내렸다. 드레스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속옷만 남았다.

클로에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아직 멀쩡했다. 멍이 없었다. 상처가 없었다.

“속옷도.”

엠마의 입술이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말을 따랐다.

엠마는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가리려고 손을 움직였다.

“손 내려.”

“언니, 제발…”

“손 내려라고 했어. 여기서는 부끄러워할 시간이 없어. 손님들은 네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더 원하게 돼. 부끄러워하지 마. 무표정을 유지해. 그게 네 무기야.”

엠마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녀의 몸이 거울에 그대로 비쳤다.

“너, 남자친구 있어?”

“…있었어요. 헤어졌어요.”

“잘됐네. 여기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더 힘들어져. 네 몸을 누군가에게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니까.”

클로에는 그녀 뒤로 돌아가 엠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네가 첫날이야. 손님은 한 명뿐이야. 알렉스가 가장 관대한 손님을 보내줬어. 그러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마.”

“그 손님이… 저한테 뭘 하는 건가요?”

“네가 원하는 대로 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죽지는 않아. 아프지도 않아. 익숙해지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할 거야.”

“언니도… 그렇게 됐어요?”

클로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엠마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너는 침대에 앉아 있어. 먼저 말 걸지 마. 그가 말을 걸면, 짧게 대답해. 눈은 마주치지 마. 너무 자신 있게 굴지도 말고, 너무 겁먹은 티 내지도 마. 그냥… 거기 있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아니요’는 하지 마. 여기서는 ‘아니요’라는 단어가 금지야. 대신 ‘잠시만요’라고 해. 그리고 나를 불러. 내가 올게.”

엠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흘리지 않았다.

손님이 도착하기 30분 전.

클로에는 엠마를 침대에 앉혔다. 그녀는 엠마의 무릎을 벌렸다. 엠마가 움찔했다.

“긴장하지 마. 내가 하는 거야, 손님이 아니야.”

클로에는 엠마의 턱을 잡아 위로 들었다.

“입 벌려.”

엠마가 입을 열었다.

“더 크게. 손님들은 네가 입을 다물고 있는 걸 싫어해. 그들은 네가 그들의 ‘서비스’를 받아들이길 원해.”

그녀는 엠마의 입 안을 살펴보았다.

“혀 내밀어 봐.”

엠마가 혀를 내밀었다. 클로에는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혀를 살짝 눌렀다.

“아파?”

“…아니요.”

“손님들은 이것도 하나의 의식으로 생각해. 네 입 안을 보는 것, 네 혀를 만지는 것. 그게 그들에게는 권력의 느낌을 줘. 참아.”

그녀는 손가락을 뺐다. 엠마는 입을 닫고 숨을 내쉬었다.

“이번엔 일어나. 벽에 기대.”

엠마는 일어나 벽에 등을 기댔다. 클로에는 그녀의 앞에 서서 그녀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이 엠마의 가슴에 닿았다. 엠마의 몸이 긴장했다.

“손님들은 이 부분을 가장 많이 만져. 때로는 세게, 때로는 부드럽게. 너는 움직이면 안 돼. 반응하면 안 돼. 그냥 서 있어. 숨만 쉬어.”

클로에의 손가락이 엠마의 젖꼭지에 닿았다. 엠마는 숨을 삼켰다.

“아파?”

“아니… 예… 조금.”

“적응해. 이 정도는 처음에 다 겪는 일이야. 문제는 다음 단계지.”

그녀는 엠마의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내렸다. 엠마가 다리를 오므렸다.

“벌려.”

엠마가 다리를 벌렸다. 클로에의 손이 그녀의 가장 안쪽에 닿았다. 엠마는 눈을 감았다.

“떠. 눈은 떠 있어. 네가 눈을 감으면 손님들은 네가 싫어한다고 생각해. 그들은 네가 즐기길 원해. 적어도 즐기는 척하길 원해. 그러니까 눈을 떠.”

엠마는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 부분… 손님들이 어떻게 해요?”

“손님마다 달라. 어떤 사람은 손가락으로. 어떤 사람은… 다른 걸로.”

“다른 거요?”

“질문하지 마.”

클로에는 손을 뗐다.

“됐어. 이제 네 몸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알았을 거야. 오늘 밤은 네가 직접 해볼 차례야.”

손님이 도착했다.

50대 남성. 통통한 체격. 그의 손에는 값비싼 시계가 번쩍이고 있었다. 그는 엠마를 보자 미소 지었다.

“오늘 신입이군. 알렉스가 좋은 걸 보내줬네.”

클로에는 문가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 옆에서 지켜볼게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그녀는 오늘이 처음이에요.”

“걱정 마. 나는 상냥하게 할 줄 알아.”

남성이 엠마에게 다가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엠마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이 뭐지?”

“엠마예요.”

“예쁜 이름이군. 나는 조지라고 해.”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타고 내려가 턱을 잡았다.

“클로에가 가르쳐줬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

“잘했네. 그럼 시작해볼까?”

그의 손이 그녀의 드레스 끈을 풀기 시작했다. 엠마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클로에는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드레스가 벗겨졌다. 남성의 손이 그녀의 가슴에 닿았다. 엠마는 눈을 감으려다가 다시 떴다. 그녀는 클로에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눈은 떠 있어.’

남성이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엠마는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녀의 몸은 긴장되어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엠마가 침대로 걸어가 누웠다. 남성이 그녀 위로 올라탔다. 그의 무게가 스프링을 눌렀다. 엠마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에 금이 없네. 깔끔하네.’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의 의식은 몸과 분리되어 있었다. 그의 손길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 그녀는 숨을 멈췄다.

“긴장 풀어.”

남성이 말했다. 그녀는 긴장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 안으로 들어왔다. 엠마는 이가 갈렸다. 아팠다. 하지만 그녀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좋아. 아주 좋아.”

남성의 목소리가 흐릿해졌다. 그는 무언가 준비하고 있었다. 엠마는 눈을 감았다.

‘눈은 떠 있어.’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남성이 그녀 위로 몸을 내렸다. 그가 들어왔다. 엠마는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손톱이 침대 시트를 찢을 듯이 파고들었다.

“숨 쉬어. 숨 쉬라고.”

클로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엠마는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남성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엠마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얼마나 걸릴까. 5분? 10분? 수업보다 짧겠지.’

남성이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그녀 위에서 쓰러졌다.

끝이었다.

남성이 떠난 후, 클로에는 엠마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엠마는 여전히 누워 있었다. 그녀의 눈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

“모르겠어요.”

“일어나. 샤워해.”

엠마는 일어났다. 그녀의 다리가 약간 떨렸다. 그녀는 화장실로 걸어갔다. 클로에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엠마의 등에는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샤워 소리가 들렸다. 클로에는 일어나 방을 정리했다. 침대 시트를 갈았다. 와인잔을 치웠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엠마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의 머리는 젖어 있었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언니, 여기서 얼마나 있었어요?”

“몇 달.”

“빚은 다 갚았어요?”

“빚은 없어.”

“그럼 왜 여기 있어요?”

클로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엠마의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주며 말했다.

“내일은 다른 손님이 와. 오늘보다 젊을 거야. 체격도 작고. 그러니까 덜 아플 거야.”

“언니는… 아파요?”

“나는 이미 아픈 게 뭔지 잊었어.”

그녀는 엠마의 머리를 다 말리고 빗으로 빗겨주었다.

“이제 자. 내일이 또 있어.”

클로에는 문으로 걸어갔다.

“언니.”

엠마의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

“고마워요.”

클로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고맙지 마. 나는 그저 시킨 대로 했을 뿐이야.”

그녀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3층 계단에서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나는 그녀에게 똑같은 짓을 가르쳤어. 나는 알렉스와 다르지 않아.’

그녀는 손톱으로 자신의 팔뚝을 눌렀다. 아팠다. 좋았다.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세면대에 팔꿈치를 기대고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두려움도, 슬픔도, 분노도.

그냥 텅 빈 공간.

그녀는 수도꼭지를 틀어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찬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살아남고 있어. 아직.’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녀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3층 방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았다.

내일 또 다른 엠마가 올까? 아니면 같은 엠마가 다시 210호로 올까?

그녀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눈을 감았다. 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누워 있었다.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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