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그림자 대만편 #001] 일월명공 – 7-4화: 새로운 아침

7-4화: 새로운 아침

황펀전은 감방 문을 나섰다. 간수관이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0827, 이제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마세요.”

“네. 그럴게요.”

그녀는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있었다. 그 안에는 교도소에서 받은 개인 물품 몇 개가 전부였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교도소 문을 나서자, 바깥 공기가 그녀를 반겼다. 봄이었다.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몇 년 만에 느끼는 자유였다.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 그녀는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가벼움을 느꼈다. 그녀는 이미 모든 진실을 말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그녀는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었다.

버스 안에서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논과 밭이 펼쳐져 있었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는 어린 싹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 풍경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장화현으로 갔다. 잔춘자오의 무덤이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오, 엄마 왔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바람이 불어왔다. 벚꽃잎이 몇 장 떠내려와 무덤 위에 앉았다. 그녀는 그 꽃잎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엄마는 너를 구하려고 했어. 정말이야. 그런데 엄마가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어.”

“교주님이… 교주님이 너를 구해 줄 거라고 했어. 엄마는 그 말을 믿었어. 그런데 그건 거짓말이었어.”

“너는 마약을 하지 않았어. 악령도 없었어. 그냥 평범한 아이였을 뿐인데… 엄마가 그걸 보지 못했어.”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미안하다, 자오. 엄마가 너를 지키지 못해서. 엄마가 너를 죽였어.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 엄마가 잘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너는 엄마를 용서해 줄 거라는 것을.”

“이제 엄마는 다시 살 거야.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그녀는 무덤 위에 작은 꽃을 놓았다. 그리고 일어나 걸어갔다.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내리쬐고 있었다.

황펀전은 타이베이로 갔다. 그녀는 작은 원룸을 구했다. 타이베이 외곽의 조용한 동네였다. 방은 좁았지만, 창문이 있어서 햇빛이 들어왔다. 그녀는 그 햇빛이 좋았다.

그녀는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고, 전과자라는 사실은 쉽지 않았다. 몇 군데에서 거절당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작은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전자 부품 조립 일이었다. 교도소 작업장에서 했던 일과 비슷했다. 그녀는 그 일이 낯설지 않았다.

“언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젊은 여자 직원이 물었다.

“오십대 후반이야.”

“아들 딸은 없어요?”

“아들은… 하늘나라에 있어.”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 미안해요. 제가…”

“괜찮아. 이제는 괜찮아.”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녀는 매일 일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그 외에는 모두 작업장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 일이 좋았다.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황펀전은 우연히 교도소 상담사를 만났다. 그녀는 길을 걷다가 그녀를 발견했다.

“황펀전 씨? 오랜만이에요.”

“네… 선생님도 이 근처에 사시나요?”

“네. 이 근처에 상담센터를 열었어요. 혹시 시간 되시면 한 번 들러보세요.”

며칠 후, 황펀전은 그 상담센터를 찾아갔다. 상담사는 그녀를 반겼다.

“잘 지내고 계셨나요?”

“네.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상담사는 그녀에게 차를 건넸다. 그들은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황펀전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교도소에서의 생활, 출소 후의 어려움, 그리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

상담사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눈빛이 완전히 죽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요.”

“저는… 저는 다시 살고 싶어요. 자오를 위해서.”

“그것이 바로 치유입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살고 싶다는 것. 그것이 희망이에요.”

황펀전은 그 말을 가슴에 새겼다.

상담사의 소개로, 황펀전은 사이비 종교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그 아픔을 말할 곳이 없었던 사람들.

“저는 제 아들을 잃었어요. 제가 직접… 제가 죽였어요.”

그녀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들은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저는 교주를 믿었어요. 그녀는 저에게 ‘너의 아들은 악령에 들렸다’고 말했죠. 저는 그 말을 믿었어요. 그런데 그건 거짓말이었어요.”

한 여자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저는 제 남편을 잃었어요. 사이비 종교 때문에. 그런데 저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아요. 그들도 피해자였으니까.”

황펀전은 그 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저는… 저는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천천히요. 우리 함께 노력해요.”

그녀는 그들과 함께하기로 했다.

몇 년이 지났다. 황펀전은 더 이상 공장에서 일하지 않았다. 그녀는 피해자 가족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다. 상담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그녀는 그들에게 말했다.

“저는 아들을 잃었어요. 제가 직접 죽였어요. 하지만 저는 다시 살기로 했어요. 여러분도 그럴 수 있어요.”

어느 날, 그녀는 잔춘자오의 무덤에 다시 갔다. 그녀는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오, 엄마는 잘 지내. 너무 걱정 마.”

“엄마는 이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어. 너처럼 아픈 사람들을.”

“엄마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영원히.”

바람이 불어왔다. 벚꽃잎이 흩날렸다.

그녀는 일어나 걸어갔다. 이번에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내리쬐고 있었다. 그녀는 그 햇살이 좋았다. 그녀는 그 햇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는 더 이상 과거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녀는 현재를 살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다. 그녀가 피와 눈물로 걸어온 길. 하지만 그 길 끝에는 희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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