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사면초가
마테오 실바의 만년필 끝이 계약서의 공증인 칸 위에서 0.5센티미터 떨어진 채 멈춰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떨리고 있었다. 그는 그 떨림을 감추려 했지만, 마호가니 책상 너머의 마르쿠스 반스는 이미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교주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는 마치 마테오의 영혼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실바 변호사님, 무슨 고민이 있으신가요?”
마르쿠스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러나 그 부드러움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마테오는 자신의 목덜미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만년필을 내려놓고,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렸다. 그는 가능한 한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총장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서류의 제7조 3항은 멕시코 신탁법 제89조의 ‘정보 보호 의무’ 조항과 미묘하게 충돌할 소지가 있습니다. 제가 이 서류에 공증 날인을 하면, 제 면허 번호와 함께 제 개인 식별 정보도 연방공증인협회에 자동 등록됩니다. 만약 나중에 이 서류가 문제가 되어 수사가 들어오면, 제가 첫 번째 목격자가 되는 겁니다.”
그는 일부러 법률적 위험을 강조하며 마르쿠스의 반응을 살폈다. 마르쿠스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 그것은 마테오가 전문가로서의 잔머리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르쿠스는 그 말을 듣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실바 변호사님, 당신이 걱정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말씀드렸죠. 연방 검찰청 내부에도 우리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면허 번호는 절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당신이 이 서류를 거부한다면, 그게 당신에게 더 큰 문제가 될 겁니다.”
그의 말은 협박이었다. 그러나 마테오는 그 협박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이 교단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목격했다. 마르쿠스는 단순한 사이비 교주가 아니었다. 그는 전직 글로벌 자산운용사 고문 출신의 금융 전문가였고, 그의 네트워크는 멕시코의 정치권과 사법부 깊숙이 뻗어 있었다.
마테오가 대답을 하려는 순간, 그의 바지 주머니 속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그는 그것을 무시하려 했지만, 마르쿠스가 손짓으로 꺼내보라고 권했다.
“받으십시오. 아마 의원님 측에서 보내는 긴급 연락일 겁니다.”
마테오는 마지못해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했다. 그것은 알베르토 의원의 보좌관이 보낸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의원本人이 직접 보낸 것이었다.
“실바 씨, 나는 당신이 이미 교단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서류 마감이 지체되면, 나는 당신이 국세청에 체납한 세금 내역을 연방 경찰에 제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변호사 면허 정지를 의미합니다. 선택은 당신 몫입니다.”
마테오는 그 메시지를 읽고, 손가락이 굳어졌다. 그는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협박이었다. 그는 이미 양쪽 모두에게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의원님께서…… 연락을 하셨나 보군요.”
마르쿠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실바 변호사님, 저는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이 서류를 마감해 주신다면, 저는 당신에게 추가로 5만 달러를 지급하겠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이 의뢰를 통해 받는 전체 금액의 두 배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이 이곳을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모든 안전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것은 달콤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마테오는 그것이 달콤한 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이 서류를 마감한다면, 그는 의원의 적이 될 것이고, 의원은 결코 그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이 자리에서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법전의 조항들을 빠르게 되짚었다. 그는 공증법의 한 조항을 기억해 냈다. 멕시코 연방공증인법 제42조. ‘공증인은 계약 당사자의 자유 의사에 의한 서명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 날인을 거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 조항을 자신의 방패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총장님, 제가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무엇이죠?”
“이벨린 씨를 다시 한 번 만나게 해 주십시오. 그녀가 이 서류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의 자유 의사로 서명한 것인지 제가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공증인으로서의 제 의무입니다.”
그의 말은 논리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의 진짜 목적은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그는 이 서류의 진짜 실체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고, 이벨린과 다시 대화할 수 있다면 그녀에게서 무언가를 더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마르쿠스는 잠시 침묵했다. 그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마테오를 응시했다. 그는 마테오의 의도를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오늘 오후 3시, 그녀를 다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떤 말을 하든, 당신은 이 서류를 마감해야 합니다. 그게 조건입니다.”
“……알겠습니다.”
마테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다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감추려고 애쓰며 방을 나섰다. 그가 복도로 나왔을 때, 그는 보좌관이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보좌관은 그를 보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을 드시겠습니까?”
“……아니요, 괜찮아요. 조금 쉬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후 3시에 다시 뵙겠습니다.”
마테오는 객실로 돌아왔다. 그는 문을 잠그고, 침대 가장자리에 주저앉았다. 그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어 오늘 본 모든 것을 적기 시작했다. 마르쿠스의 제안. 의원의 협박. 그리고 제7조 3항의 진짜 의미.
그는 수첩을 덮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두 마리의 고래 사이에서 떠밀려 다니는 작은 새우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알고 있었다. 새우도 살아남을 방법이 있다는 것을. 그는 그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 밖에서 조용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마테오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이벨린이 서 있었다.
“실바 씨……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것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아니, 두려움을 감추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
“……들어오세요.”
이벨린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창가에 서서 사막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뒷모습은 나약해 보였다. 마테오는 그녀의 뒤에 서서 조용히 물었다.
“이벨린 씨, 당신은…… 이 서류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나요?”
“……네,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왜 서명하셨나요?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을 구하려 하고 있어요.”
이벨린이 돌아서서 마테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나 그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제 아버지는…… 저를 구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분은 자신을 구하려는 거예요. 제가 여기 있는 동안, 그분은 제가 가문의 비밀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환상이에요. 저는 이미 모든 것을 마르쿠스에게 말했어요. 아버지의 비리, 불법 자금, 정치적 로비…… 모든 것을.”
마테오는 숨을 삼켰다. 그는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이미 가문을 배신한 상태였고, 그것은 그녀가 마르쿠스에게 완전히 통제당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저에게 이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벨린이 마테오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당신은 제 아버지가 보낸 변호사예요. 하지만 당신은 그분과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당신의 눈에는…… 두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그 두려움 속에도 무언가가 있어요.”
“무언가요?”
“살아남으려는 의지요. 저는 그걸 알고 있어요. 저도 한때 그랬으니까.”
그녀는 그의 손을 놓고, 다시 창가로 걸어갔다.
“당신이 이 서류를 마감하면, 제 아버지는 당신을 제거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거부하면, 마르쿠스가 당신을 제거할 거예요. 당신은 이미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요.”
“……그럼 제게 희망은 없는 건가요?”
“희망은요…… 당신이 만들어야 해요. 저처럼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마테오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멈춰 서 있었다.
그날 오후 3시, 마테오는 다시 마르쿠스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아침보다 더 무거웠다. 그는 이미 그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 그는 수첩에 적어 둔 몇 가지 법률 조항을 머릿속으로 복기하고 있었다. 그는 이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위험했지만, 시도할 가치가 있었다.
그가 집무실 문을 열었을 때, 마르쿠스는 그의 미소로 그를 맞이했다.
“실바 변호사님, 이제 결정을 내리셨나요?”
“……네, 총장님. 이 서류를 마감하겠습니다.”
그는 책상에 앉아 만년필을 들었다. 그러나 그의 손은 떨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신의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그는 서류의 마지막 페이지에 자신의 서명을 했다. 그러나 그가 서명한 것은 공증인 칸이 아니었다. 그는 서류의 여백에 작은 각주를 추가했다. 그것은 멕시코 금융법의 한 조항을 인용한 것이었고, 그 조항은 이 계약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연방금융감독원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마르쿠스가 그 각주를 발견하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그는 천천히 서류를 덮었다.
“모든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총장님.”
마르쿠스가 서류를 받아 들었다. 그는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실바 변호사님. 당신의 잔금은 오늘 저녁에 지급될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당신은 이곳을 떠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테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는 자신이 심은 법적 덫이 언제 터질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터질 때까지 살아남아야 했다.
그가 객실로 돌아왔을 때,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사막의 태양이 서서히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그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그 아름다움을 믿지 않았다. 그는 이곳이 여전히 감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는 그 감옥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날 밤, 마테오는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자신이 심은 덫이 언제 어떻게 발동할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알았다. 내일이 진짜 시작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는 몰랐다. 내일 아침, 그가 떠나려는 순간, 또 다른 위협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