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반항의 대가
“안 됩니다.”
발레리나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놀랍도록 단호했다. 엘 부에노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그는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 봐.”
“티후아나… 안 갑니다. 여기에 남겠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형광등이 깜빡였다. 그 깜빡임 사이로 엘 부에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천천히 계약서를 접었다.
“네가 선택한 거다. 후회하지 마.”
그가 창고 문을 나서며 던진 마지막 말이었다. 그날 밤, 발레리나는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자신의 결정을 곱씹었다. 반항이라는 단어는 너무 컸다. 그녀는 단지 ‘아니오’라고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한 마디가 그녀의 운명을 완전히 다른 길로 밀어넣었다.
그녀는 알았다. 이제부터 더 힘들어질 거라는 것을.
다음 날 아침, 엘 부에노는 평소보다 일찍 창고에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서류 대신 가느다란 막대기가 들려 있었다. 발레리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다.
“반항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
그가 말했다. 발레리나는 매트리스에 앉아 있었다. 일어설 수도, 도망칠 수도 없었다.
“오늘부터 손님 수를 두 배로 늘린다. 하루 20명. 그리고…”
그가 막대기를 들어 올렸다.
“이건 기억을 돕기 위한 도구야. 네가 누구의 소유인지 잊지 않게.”
그날, 발레리나는 평소보다 두 배 많은 손님을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20명. 그 사이에 엘 부에노는 두 번이나 그녀를 막대기로 때렸다. 허벅지와 등. 피가 나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충분히 아프게.
발레리나는 울지 않았다. 소리 내지 않았다. 그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사흘째 되는 날, 발레리나의 몸이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고열이 났다.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그녀의 몸은 떨렸다. 이마는 뜨거웠지만, 손발은 차가웠다. 엘 부에노는 그녀의 상태를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프냐?”
“아… 냐요.”
거짓말이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엘 부에노는 혀를 찼다.
“상품이 아프면 안 되지. 오늘은 쉬어.”
그녀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휴식. 하지만 그 휴식은 고통스러웠다. 매트리스 위에 누워 떨고 있는 자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 발레리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게 반항의 결과야. 더 아프고, 더 고통스럽고… 그래도.’
그녀의 마음속 작은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여기에 남기로 선택했어.’
병세가 조금 나아진 날, 엘 부에노가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손에 이상한 서류가 아니라 작은 종이쪽지 하나.
“읽어 봐.”
발레리나는 받아 들었다. 종이에는 낯선 필체로 몇 줄이 적혀 있었다.
‘당신은 발레리나입니까? 당신의 어머니가 보낸 사람입니다. 기회가 되면 말 걸겠습니다. – C’
발레리나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녀는 엘 부에노를 올려다보았다.
“누구…”
“모른다. 창고 청소부가 이걸 바닥에서 주웠다고 하더라. 네가 알 사람인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할 일이지.”
그는 그 말만 남기고 창고를 나갔다. 발레리나는 종이쪽지를 손바닥에 꼭 쥐었다. 어머니가 보낸 사람. 그게 가능할까? 어머니는 그녀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데.
그러나 희망이라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았다. 발레리나는 그 작은 종이쪽지를 매트리스 아래 숨겼다.
그날 밤, 발레리나는 잠들 수 없었다. 머릿속은 온통 종이쪽지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C’. 누구일까?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었을까? 함정일 가능성도 있었다. 카르텔이 그녀를 시험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정했다. 기회가 있다면, 잡아야 한다고.
다음 날, 창고 청소부가 들어왔다. 늙은 여자였다. 발레리나는 그녀를 자세히 관찰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바닥을 쓸고, 매트리스를 정리했다. 그리고 창고를 나가기 직전, 그녀는 발레리나를 잠시 쳐다보았다. 그 시선.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듯한.
발레리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부터 그녀는 더 이상 완전히 무기력하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손님들은 들어왔고, 몸은 계속해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주 작은 불빛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반항은 때로 큰 소리가 아니다. 때로는 작은 종이쪽지를 손바닥에 감추는 것. 때로는 청소부와 눈을 마주치는 것. 때로는 버티는 것 자체.
발레리나는 아직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알지 못했다. 이 작은 반항이 그녀를 어디로 이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