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잔혹사 멕시코편 #001] 카르텔 마약 운반 실패 – 1화: 사채의 올가미로 떨어지다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1화: 사채의 올가미로 떨어지다

발레리나는 스물다섯이었다.

멕시코 시티 외곽, 콘크리트 블록이 맞닿은 동네. 햇빛은 좁은 골목 사이로 간신히 들어왔고, 바람은 늘 먼지와 디젤 냄새를 실어 나르곤 했다. 그녀는 그런 집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방 두 칸, 부엌 하나. 벽지는 군데군데 뜯겨 나갔고, 싱크대 밑에서는 항상 물이 샜다. 그래도 그녀에게는 고향이었다.

어머니는 6개월 전, 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비, 항암제, 입원료, 진통제. 숫자들이 모여 발레리나의 등을 짓눌렀다. 웨이트리스 월급으로는 턱도 없었다. 그녀는 밤늦게까지 접시를 닦으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수입에서 지출을 뺄 때마다 붉은 숫자가 떴다. 마치 상처에서 피가 나오듯.

그래서 그녀는 선택했다. 동네에서 ‘쉬운 돈’이라고 속삭이는 그 일을.

처음은 단순했다. 작은 플라스틱 포장, 코카인. 몸속에 숨겨 국경 근처까지 가져다주는 일. 한 번에 800달러. 어머니의 항암제 한 번 맞을 돈이었다.

발레리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번 한 번만. 딱 이번 한 번만 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번’은 끝나지 않았다. 일은 점점 더 많아졌고, 몸속에 넣는 양은 늘어났다.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묻는 순간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너무 선명해질 것 같아서.

오늘도 그녀는 버스 안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메마른 땅이 끝없이 펼쳐졌다. 그녀의 배 안에는 열두 개의 작은 포장이 들어 있었다. 평소보다 세 배 많은 양이었다. 손이 떨렸다. 그녀는 손바닥을 허벅지에 대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이번만. 이번만 더 하면 수술비가 나온다.

그러나 도착 직전, 하나가 터졌다.

아주 조금. 아주 작게. 하지만 충분했다.

버스 검문소에서 카르텔 감시원이 그녀를 알아보았다. 표정이 아니었다. 향기? 눈빛? 아니면 그저 ‘경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일으켰다.

발레리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

창고 안은 습했다. 공기가 달라붙었다. 콘크리트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기름 때가 배어 있었고, 구석에는 낡은 매트리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 벽에 걸린 형광등은 깜빡이며 시간의 흐름을 왜곡했다.

그녀는 바닥에 앉아 있었다. 세 명의 남자가 그녀 앞에 섰다. 한 명은 카르텔의 지역 징수 담당. 사람들은 그를 ‘엘 부에노’라고 불렀다.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좋다는 말은 오히려 더 나쁜 의미였다.

그는 서류를 들고 있었다. 숫자가 적힌 종이 한 장.

“마약 값 3만 5천 달러. 이자 30%, 매주.”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마치 장사를 하듯, 농산물 값을 말하듯.

“오늘부터 4주 안에 못 갚으면 가족 전체가 책임진다.”

발레리나의 입술이 떨렸다. “그 돈은… 제가 어떻게…”

엘 부에노는 그녀의 말을 자르며 다가갔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스쳤다. 잡아당기지는 않았다. 살짝 올렸다. 거의 부드럽게.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 우리한테는 그게 더 익숙한 방식이야.”

그는 그녀의 핸드폰을 꺼냈다. 잠금을 풀고, 사진 앨범을 열었다. 어머니의 얼굴이 화면 가득 채워졌다. 병원 침대에 누운, 야위고 창백한 얼굴.

“이 할머니가 병원에서 편하게 죽고 싶으면, 네가 제대로 일해야지.”

그 말 한마디에 발레리나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호흡이 멈췄다. 그녀는 깨달았다. 이 순간부터 그녀의 몸은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그녀를 창고 구석으로 데려갔다. 엘 부에노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성냥을 긋는 소리가 창고 안에 또렷이 울렸다.

“오늘부터 너는 우리 ‘특별 채무자’야. 매일 밤, 우리 애들이나 손님들에게 몸을 제공한다. 하루 열 명. 한 명당 150달러. 그 돈으로 이자를 갚는 거야. 원금은 따로.”

발레리나는 고개를 들었다. 입을 열고 싶었다. 싫어요. 제발.

그러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 아래 어딘가에서 단어들이 부서졌다.

“처음이니까 오늘은 세 명만 상대해. 내일부터 풀타임이다.”

그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뒤돌아섰다.

그 후의 시간을 발레리나는 ‘멈춘 순간’이라고 기억하기로 했다.

자신의 몸이 더러운 매트리스 위에 눕혀졌다. 천장을 바라보았다. 콘크리트 틈 사이로 금이 가 있었고, 그 금을 따라 작은 거미줄이 흔들렸다.

누군가 다가왔다. 발레리나는 눈을 감았다. 감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그곳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도망가지 않았다. 낯선 체온, 숨소리, 무거운 움직임. 그녀는 자신의 몸이 떠밀리는 것을 느꼈다. 마치 파도에 휩쓸린 나무 조각처럼.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고통이 밀려왔다. 그리고 멈췄다.

또 다른 숨소리. 다른 체온.

넷, 다섯, 여섯.

그녀는 ‘지금’이 아니라 ‘내일’을 생각하려 애썼다. 어머니의 병실, 흰색 천장, 심박수 모니터의 삐 소리. 그 소리를 머릿속에 재생했다. 삐- 삐- 삐. 규칙적이고 차갑고, 그러나 유일하게 그녀를 현실에 붙잡아주는 소리.

일곱, 여덟, 아홉.

끝이 났다.

누군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말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공기의 진동만이 느껴졌다.

발레리나는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었다. 몸은 무거웠다. 그러나 피는 나지 않았다. 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상품’으로 유지할 생각이었다. 상품은 깨지면 안 되니까.

엘 부에노가 다시 나타났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발레리나는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머리 위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연기가 그녀의 맨살 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이해했나? 네 몸이 3만 5천 달러짜리라는 걸.”

그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게. 마치 개나 고양이를 어루만지듯.

“내일 아침 9시부터 시작이다. 12시간 풀타임. 식사는 제공해 주지. 탈출 생각은 하지 마. 네 어머니 집 주소는 이미 다 알아.”

발레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그녀는 이제 카르텔의 성노예가 되었다. 사채로 묶인, 살아있는 상품. 빚이라는 이름의 올가미에 목이 졸린 채.

밤이 깊어졌다. 창고 문이 잠겼다.

발레리나는 알몸으로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었다. 몸은 여전히 낯선 체취와 땀으로 젖어 있었다.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며 천장에 그림자를 던졌다.

천천히 손을 내려 자신의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피부는 멍들지 않았다. 상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그날 밤, 그녀의 몸에 새겨진 것은 흉터가 아니라 공허함이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어머니. 진통제에 잠긴 채 가끔씩 눈을 뜨던 그 얼굴.

“엄마… 미안해…”

목소리는 작았다. 거의 숨소리에 가까웠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한참 뒤에 깨달았다. 왜냐하면 몸의 다른 모든 고통에 비해 눈물은 너무 가벼웠으니까.

그녀는 천장을 응시했다. 벽에 걸린 시계는 없었다. 시간은 멈춘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내일이 온다.

그리고 내일이 오면, 그녀의 몸은 다시 빚을 갚기 시작할 것이다.

돈이 아니라, 시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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