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의 그림자 아르헨티나편 #002] 로하스 가족의 몰락 – 1화: 여유와 위기

1화: 여유와 위기

부에노스아이레스 북부, 라나파.

로하스 가족의 저택은 그 지역에서도 가장 화려한 집 중 하나였다. 2층짜리 대저택, 수영장, 잘 가꾸어진 정원, 그리고 세 대의 고급 수입차. 겉보기에는 완벽한 상류층 가정이었다. 이사벨라는 자신의 방에서 거울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방은 명품 가방과 옷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그녀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번 주에 새로 산 핸드백이었다. 가격은 5000달러.

“이사벨라, 오늘 파티 갈 거지?”

둘째 딸 카밀라가 방문 앞에서 소리쳤다. 그녀는 이미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완벽하게 스타일링되어 있었고, 손톱은 새로 관리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반짝였다.

“응. 당연히 가지. 디에고도 온대.”

막내 소피아도 그녀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녀는 겨우 스무 살이었지만, 이미 언니들의 파티 문화에 완전히 녹아 있었다. 그녀의 SNS 계정은 화려한 사진들로 가득했다. 명품 가방, 고급 레스토랑, 해외여행. 그녀의 팔로워들은 그녀를 부러워했다. 아무도 그 뒤에 숨겨진 위기를 알지 못했다.

아들 마테오는 거실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취업하지 않았다. 그의 하루는 늦잠,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밤샘 파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용돈을 요구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아빠, 이번 달 용돈 좀 주세요.”

“또? 지난주에도 줬잖아.”

“그건 지난주고, 이번 건 이번 주예요.”

마티아스는 한숨을 쉬며 지갑을 열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사벨라는 디에고를 만난 지 3개월째였다.

디에고는 상류층 자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배타적인 클럽, 값비싼 술, 그리고 손에 넣기 어려운 최신 마약들. 이사벨라는 처음에는 호기심에 그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그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사벨라, 오늘 재미있는 거 보여줄게.”

디에고가 작은 봉지를 그녀의 손에 건넸다. 그 안에는 하얀 가루가 들어 있었다. 이사벨라는 망설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압박했다.

“괜찮아. 한 번만 해보는 거야.”

그녀는 코카인을 들이마셨다. 순간, 모든 것이 꿈결처럼 아름다워졌다. 그녀의 걱정은 사라졌고, 그녀의 불안은 증발했다. 그녀는 그 기분에 중독되었다.

“어때? 좋지?”

“응… 너무 좋아.”

그녀는 그날 밤, 디에고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 그녀는 그와 첫날 밤을 보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녀가 사랑한 것은 그가 아니었다. 그녀가 사랑한 것은 그가 주는 쾌락이었다.

파트리시아는 자신의 침실에서 새로 산 명품 옷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47세였지만, 여전히 젊은 여성처럼 보이고 싶어 했다. 그녀는 매주 미용실에 갔고, 두 달에 한 번씩 성형외과를 찾았다. 그녀의 크레딧 카드는 항상 한도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남편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파트리시아, 이번 달 카드값이…”

“마티아스, 나는 당신과 가난하게 살려고 결혼한 게 아니에요. 내 친구들은 다 저렇게 사는데, 나만 왜 빼놔요?”

마티아스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카밀라와 소피아도 마찬가지였다. 카밀라는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나이트클럽에 갔다. 그녀는 값비싼 샴페인을 마시고, 최신 명품 옷을 입었다. 그녀의 카드 한도는 매달 바닥을 드러냈다.

소피아는 SNS에서 자신의 화려한 삶을 과시하는 데 집중했다. 그녀는 새 가방, 새 옷, 새 신발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그녀의 팔로워들은 그녀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녀의 통장 잔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테오는 친구들과 함께 매주 파티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집에 친구들을 초대했고, 값비싼 술과 마약을 제공했다. 그는 아버지의 돈으로 이 모든 것을 감당했다.

“마테오, 이번 달 용돈 다 썼어?”

“아빠, 조금만 더 주세요. 이번 주에 큰 파티가 있어서…”

마티아스는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마티아스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그늘이 패여 있었다.

회사 내에서 자금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직접 저지른 일은 아니었다. 그의 부하 직원이 수백만 달러를 빼돌린 것이다. 하지만 회사 대표로서, 그는 그 책임을 져야 했다.

그는 은행을 찾았다.

“로하스 씨, 대출을 원하신다면 담보가 필요합니다.”

“저택과 땅을 담보로 잡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자는 높습니다. 단기 대출이니까요.”

“괜찮습니다. 회사만 살리면 됩니다.”

그는 대출 서류에 서명했다. 그의 손이 약간 떨렸다. 그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말하면 모두가 무너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앉았다. 파트리시아는 소파에 누워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새로 산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였다.

“파트리시아, 우리 요즘 좀 절약해야 할 것 같아.”

“뭐? 무슨 소리야? 너 요즘 왜 그래?”

“아니야… 신경 쓰지 마.”

그는 그날 밤, 위스키를 홀로 마셨다. 그의 손이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

이사벨라는 디에고에게 점점 더 빠져들었다. 그녀는 매일 그를 만났고, 매일 마약을 했다. 그녀의 코에는 상처가 났고, 그녀의 눈은 충혈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디에고, 나 좀 더 줘.”

“돈은 있어?”

“카드로 긁을게.”

“카드는 안 돼. 현금으로.”

이사벨라는 사채업자를 찾았다. 그녀는 1만 달러를 빌렸다. 이자는 30%. 그녀는 그 돈으로 마약을 사고, 디에고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

그녀는 그날 밤, 또 한 번 마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낯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디에고는 옆에 없었다. 그녀의 옷은 벗겨져 있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려 애썼다. 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았다.

마티아스는 대출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상황이 더 악화되었음을 깨달았다.

회사는 여전히 어려웠다. 이자는 매달 불어났다. 가족들의 사치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사벨라가 새로운 사채를 빌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사벨라, 이게 무슨 짓이야?”

“아빠, 내가 알아서 할게.”

“네가 알아서? 네가 감당할 수 있어?”

“디에고가 도와줄 거야.”

마티아스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말릴 수 없었다.

그는 또 한 번 대출을 받아야 했다. 이번에는 가족들의 빚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그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졌다.

그는 서재에 혼자 앉아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사벨라의 눈물, 파트리시아의 원망, 마테오의 무관심, 카밀라와 소피아의 무책임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는 늦었나?”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날 밤, 마티아스는 다시 위스키를 마셨다. 그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이제는 모든 것을 체념한 상태였다.

그는 가족들이 자신을 몰락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을 멈출 수 없었다. 이미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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