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잔혹사 일본편 #001] 도쿄의 달콤한 독 – 5-2화: 지속되는 저항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5-2화: 지속되는 저항

 사쿠라가 관리자 역할을 끝까지 거부한 지 45일이 지났다. 카즈키는 더 이상 그녀를 ‘파티 상품’으로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그녀를 도쿄 외곽의 낡은 빌딩 지하에 있는 우라후조쿠 불법 본방 업소로 완전히 보내 버렸다. 이곳은 일반 손님들이 아닌, 값싸게 여자를 안고 싶어 하는 돈 없는 남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정말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남자들이 찾는 업소로 카즈키가 버린 여자들은 전부 다 이곳으로 와야만 했다.

 카즈키는 사쿠라가 아무리 해도 넘어오지 않자, 좀 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업소 사장에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사쿠라한테는 정말 돈 없고, 나이 많고, 늙은 남자들로만 보내. 젊은 손님은 절대 붙이지 마.” 이는 단순한 벌이 아니라,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기 위한 계산된 조치였다.

 그곳에서 사쿠라는 매일 10시간 이상을 작은 방 하나에 갇혀 지냈다. 문이 열릴 때마다 들어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80대까지, 사회에서 제대로 된 성생활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시간당 요금을 최대한 아끼려 하면서도, 가장 변태적이고 잔인한 요구를 서슴없이 했다. 사쿠라는 그러한 손님들을 하루에 수없이 많은 남자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이곳에 남자 손님들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여자를 탐하는 나이 많은 여자들도 많이 찾고는 했다. 그녀들은 이곳에서 젊은 여자들을 안는 것이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는 길이었다. 우라후조쿠는 그녀들의 욕구를 채우는데 있어서 최상의 조건이었다. 값싸고 이쁜 여자들도 많은 카즈키의 업소를 대 흥행이었다. 카즈키는 이곳에서 돈을 쓸어 담고 있었다.

 카즈키는 이런 손님들에 성향을 잘 알고 있었으며, 사쿠라는 그런 모든 변태적 취향을 가진 손님들을 전담으로 배치가 된 상황이었다. 가장나이가 많고 돈을 적게 주는 노인들. 할머니들. 그런 손님들이 사쿠라의 주 고객이었다. 사쿠라는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노인들을 상대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카즈키가 생각할 때 분명 사쿠라는 이 상황에서 무너져 내릴꺼야. 오래가지는 않을꺼라는 확신이 있었다.

 우라후조쿠의 방은 좁고 습했으며, 환풍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공기가 항상 탁하고 무거웠다. 사쿠라는 얇은 매트리스 하나만 있는 그 방에서, 거의 하루 종일 누워서 손님들을 받아들여야 했다. 손님이 떠난 뒤 잠시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다음 손님이 들어왔다.

 약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 카즈키가 “반항하는 년에게 약은 사치”라고 명확히 지시했기 때문이다. 금단 증상은 점점 심해져, 손님이 들어오기 전부터 몸을 심하게 떨고 구토를 하는 날이 늘어났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시야가 흐려지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순간이 점점 잦아졌다.

그럼에도 사쿠라는 이를 악물었다. “새로운 애들을 데려오지는 않겠다… 그만큼은 지키겠다.”

 그녀는 매일 밤,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 혼자 남은 좁은 방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카즈키의 의지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사쿠라를 반드시 꺾어놓겠다는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래서 약은 최저로 주고, 빚은 계속해서 늘려갔다. 불법 매춘 업소에서 버는 돈은 시원치 않았고, 이자의 이자가 원금으로 불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사쿠라는 점점 지쳐가면서도, 아직은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 끝없는 지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라후조쿠에서의 하루는 철저한 반복이었다. 아침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작은 방 안에서 거의 12시간 가까이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어야 했다. 방은 겨우 2평 남짓한 크기였고, 환풍기는 고장 난 지 오래되어 공기는 항상 탁하고 습했다. 불빛은 희미한 형광등 하나뿐이라, 하루 종일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에 갇혀 있었다.

 이날도 손님들은 대부분 나이든 노인들이었다. 사쿠라가 가장 힘들어 하는 상태는 물건이 세워지지도 않는 80대 노인들이었다. 그들도 욕구를 풀겠다고 찾아는 오나 사쿠라가 아무리 열심히 물고 빨고, 손으로 만져도 도무지 세워지지가 않아서 늘상 곤혹스러웠다. 그들은 세워지지 않는 물건을 사쿠라에게 따져 묻고 돈 환불을 요구할 때도 많았다.

 그 와중에도 정말 인간적인 손님이 있기도 했다. 그녀의 단골로 오는 손님중에 미나토라는 작은 배 선장이 있었는데, 바닷 사람이라서 그런지 힘은 정말로 장사였다. 나이대는 70대로 자신의 할아버지보다도 한 두 살 많지만 힘과 정력만큼은 젊은 사람 못지가 않았다. 그는 사쿠라를 정말로 아끼는 듯 대했으며 사쿠라를 정말로 사랑하는 연인과 같이 안아주었다. 사쿠라가 힘들어 할 때면 그녀와의 관계를 요구하지 않고 편히 쉬고 자고 가라고 하는 남자였다.

 사쿠라가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은 카즈키의 지시로 들어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욕구를 사쿠라에게 풀었다. 그녀는 이런 사람들에게 쉬지 않고, 매일 수십 번 몸을 열어야 했고, 그때마다 자신의 영혼이 조금씩 죽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가장 힘들어하는 류중에 하나가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나이든 남자들의 세워지지 않는 물건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었다. 또 다른 힘든 류로는 동성애 취향을 가진 할머니들이었다. 그녀들은 나이가 70, 80이 넘어서 파트너를  못 찾자 그녀들이 선택한 것은 카즈키의 업소였다. 그녀들이 등장하면 업소녀들은 치를 떨면서 싫어했다. 그래서 업소에서 가장 따돌림을 받고 힘이 없는 여자가 순서대로 상대를 하고는 했는데, 사쿠라의 등장에 모든 진상 손님들은 사쿠라의 몫이 되었다. 그래 업소녀들은 사쿠라에게 말은 안 걸고, 무시는 하면서도 내심 고마워는 하고 있었다.

 사쿠라가 할머니를 상대를 한번 할 때마다 소름이 돋고, 지쳐갔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사쿠라의 몸을 집요하게 탐했고, 손수 기구까지 챙겨와서 사쿠라를 괴롭혔다. 그녀의 작은 문은 우라하조쿠에서 할머니에게 열리게 되었다. 남자들도 요구하지 않던 그곳을 그녀들이 열어 버린 것이었다. 한 번 열린 사쿠라의 작은 문은 그녀들끼리 소문이 나서 너도 나도 요구를 하면서 사쿠라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쾌감은 사쿠라를 괴롭히면서 오는 것인지도 몰랐다. 이미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그녀들의 욕구는 쉽게 풀리지가 않았다. 그들에게 열린 사쿠라의 작은 문은 동성애 취향을 가진 그들끼리의 정보를 주고 받음으로 사쿠라를 더욱 찾게 되는 일이 되었다.

 사쿠라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약을 정말로 필요로 하고 있었으나 잔혹하게도  약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카즈키가 “반항하는 년에게 약은 사치”라고 단호하게 지시했기 때문이다. 금단 증상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손님이 들어오기 30분 전부터 몸이 심하게 떨리고, 구토가 나오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도 사쿠라는 작게 중얼거렸다.

“새로운 애들을 데려오지는 않겠다… 그 만큼은 지키겠다.”는 다짐은 잔혹한 현실에서 사쿠라의 마음은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우라후조쿠에서 보내는 나날은 이전의 어떤 고통보다 더 처참하고 단조로웠다. 손님들이 떠난 뒤 혼자 남은 방에서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자주 중얼거렸다.

“…이게 정말 의미가 있는 걸까. 내가 버티는 게,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카즈키는 가끔 직접 업소를 찾아왔다. 그는 사쿠라의 방에 들어와 담배를 피우며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다 돈 몇 푼을 사쿠라에게 주고, 직접 그녀의 몸을 탐했다. 그의 손길은 이전보다 더 차갑고 계산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안으면서도 “아직도 버티고 있냐”고 낮게 웃으며 물었다. 그럴 때마다 사쿠라는 치욕과 분노, 그리고 이상한 죄책감이 뒤섞인 감정을 느꼈다.

 본방 업소의 다른 여자들도 그녀를 철저히 멀리했다. 카즈키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복도에서 마주쳐도 시선을 피하고, 말을 걸지 않았다. 사쿠라는 그곳에서도 완전한 고립 상태였다. 누구와도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 채, 매일 같은 방에서 같은 고통을 반복했다. 철저히 감시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몰래 찾아오는 리노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사쿠라 보다 4살이 더 많은 여자로 그녀 또한 카즈키의 비서로 있다가 쫓겨난 여자였다. 그때가 5년 전 이라고 했다. 리노를 통해서 카즈키의 실체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5년 전까지도 카즈키는 크게 볼 품이 없는, 그저 그런 사채업자로서 후줄근하고 능력이 없는 자였다고 했다. 리노가 처음 카즈키를 알게 된 것은 19살 대학교 신입생 때였는데, 카드를 발급 받고 그러면서 씀씀이가 커지면서 집에 도움도 요청해보고 하다가 도무지 감당이 안되서 혼자서 해결을 해보겠다고 카즈키를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그때의 카즈키는 사채업을 오래했지만 그저 먹고 사는 정도의 수입 만을 얻는 양아치였다고 한다. 사채업에서 수입이 적어서 이곳 불법 업소를 차리고는 나이가 든 여자들만 데려다가 장사를 했지만 그다지 큰 돈은 못 만지고 그저 그런 포주로 지냈는데, 리노를 갖게 되면서 카즈키는 리노를 자신이 아는 돈 많은 전주들이나 지인들에게 자신을 넘겨주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금은 정착이 된 시스템으로 자신에게 지인이나 동기, 선배들을 데리고 오면 이자를 깍아준다는 명목으로 강요를 했고, 이때부터 약에도 손을 대면서 리노와 리노가 데리고 온 여자들을 약쟁이로 만들어 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엔 그녀도 카즈키를 자신의 아빠 보다도 나이가 많은 볼품없는 노인으로만 생각했다가 카즈키가 돈 맛을 보자 눈이 뒤집히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저렇게 성장을 해나갔다는 것이었다.

 리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쿠라는 리노 또한 자신과 비슷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카즈키의 첫 비서가 리노였었고, 그녀 또한 지겨워져서 버림을 받고 이곳에 왔다는 것을 들은 사쿠라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나 하는 마음까지도 들었다.

“카즈키가 나한테 비서를 제의했지. 그러면서 원금도 그만큼 빨리 없어질 것이라고, 그런데 조심해야해. 카즈키는 자신의 여자에게는 정말 가차없어. 자신의 온갖 변태적 욕구를 자신의 여자에게 풀거든, 그 자는 너의 작은 문을 노릴꺼야. 그의 취향이거든. 나한테도 그랬어. 그래 소문 들어 알지? 나는 다 받아준다는 것을 그걸 처음 나에게 알려준 것이 카즈키야. 내 작은 문은 오로지 자기만의 것이라나? 미친 놈. 그래 놓고 나중엔 나를 이 놈 저 놈에게 말하고 내 뒷문을 가지라고 넘겨주더라니까? 그게 카즈키야. 저 놈은 사이코패스라서 아무런 감정이 없어. 그저 자신의 돈벌이만을 생각할 뿐”

“언니, 그럼 언니는 빚을 다 갚았어요?”

 사쿠라의 물음에 리노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나갔다.

“갚기는, 그 빚은 갚아지는게 아니더라고, 이런 저런 핑계로 해서 계속 빚은 늘어났어. 이상하게 돈을 벌어서 갚는 것 같은데 빚이 늘어나서 지금은 아예 포기 상태야.”

 지금도 아주 가끔은 카즈키가 찾아와서 자신을 안는다고 했다. 그때마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좋은 약을 싸게 공급 받기 위해서 카즈키에게 최선을 다해서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혹시나 옛 감정이 살아나서 자신을 다시 데려가 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건 그냥 꿈이지만 카즈키가 자신을 다시 봐줬으면 한다고 하는 리노의 표정을 보고는 사쿠라의 마음도 복잡해졌다.

‘그녀는 그래도 카즈키의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구나……’

 지금 있는 이 업소는 가장 처음 카즈키가 차린 업소로 이곳에 온 여자들은 대부분 카즈키가 버린 여자들로서 가장 바닥에 있는 여자들이었다고 한다. 업소가 도쿄에 몇 군데 있는데 이 업소는 이전부터 고객층이 사회에서 가장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카즈키가 처음 먹고 살게 해준 고객들이었다고 했고,  이 업소에 대한 애착이 카즈키에게 있다고 했다. 이전에는  없었는데, 근래 생긴 것은 이제 여자가 넘쳐나니까 약으로 망가진 여자들은 카즈키가 혐오해서 업소에서 마저도 쫓아낸다고 했다.

 리노의 말을 듣고, 밤이 깊어지면서 그녀는 점점 더 강한 자책에 시달렸다. ‘관리자가 됐으면 이렇게까지는 당하지 않았을 텐데.’ ‘조금만 순응했다면, 지금쯤 약도 받고, 조금은 편하게 지냈을 텐데.’ 그러나 동시에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다. 새로운 여자들을 지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녀가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마지막 선이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그녀는 완전히 ‘카즈키의 것’이 될 것 같았다.

 71일째 되는 밤. 사쿠라는 극도로 지친 몸으로 카즈키의 아파트로 불려갔다. 그녀의 다리는 이미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고, 눈은 깊이 꺼져 있었으며, 온몸은 새로운 멍과 상처로 가득했다. 카즈키는 거실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피곤하면서도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카즈키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마지막 선택을 제시하는 순간, 사쿠라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갔다. 도쿄의 화려한 불빛이 창밖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 빛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그녀에게는 너무나 멀고 닿을 수 없는 세상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관리자가 되어 조금이라도 편해질 것인가. 아니면 이 지옥 같은 저항을 끝까지 이어갈 것인가.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두려움, 후회, 체념, 절망, 그리고 아주 작지만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뒤엉키고 있었다. 사쿠라는 두 손으로 창턱을 잡고, 오랜 시간 동안 도쿄의 야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정말 선택해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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