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끝없는 고통의 선택
사쿠라가 새로운 여자들을 데려오는 것을 끝까지 거부한 지 71일째 되는 밤이었다.
그녀는 이제 몸도 마음도 극한으로 치달아 있었다. 약이 거의 끊긴 상태에서 금단 증상이 매일 찾아왔고, 카즈키는 그녀를 벌주듯이 지속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손님들만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다. 약이 크게 줄어든 뒤로 금단 증상이 매일 찾아왔고, 쉬지않고 찾아오는 진상 손님들 때문에 너무나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직 작은 선을 지키고 있었다. 다른 여자들을 유인하지 않고, 카즈키의 제안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는 것. 그 미약한 저항만이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날 밤, 카즈키는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사쿠라를 자신의 아파트로 불렀다. 그의 표정은 차갑고 피곤해 보였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지도 않고, 사쿠라를 세워둔 채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는 그의 손가락이 살짝 느려져 있었다.
카즈키는 속으로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작은 계집애 때문에 벌써 두 달 가까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보통 여자들은 한 달 안에 대부분 꺾이는데, 사쿠라는 예상보다 질겼다. 그게 동시에 그를 짜증나게 하면서도, 이상하게 흥미를 끌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버티는 년은 오랜만이군.’ 하지만 이제는 그 흥미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순간이었다.
그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쿠라, 너 진짜 끝까지 가네. 솔직히 감탄은 하는데… 이제 나도 지쳤다.”
카즈키의 머릿속에는 계산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사쿠라를 완전히 꺾지 못하면 다른 여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반항의 씨앗이 퍼지는 건 그가 가장 싫어하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그녀를 너무 세게 다루면 상품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점점 귀찮아지고 있었다.
“이제 너한테 진짜 마지막 기회를 주마. 더 이상은 없다.”
그는 두 가지 선택지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첫 번째,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서 관리자 역할을 받아들여. 새로 들어오는 애들을 직접 유인하고 교육하고 관리해. 그러면 약도 제대로 주고, 손님도 줄여주고, 돈도 챙겨주겠다. 네가 지금까지 버틴 걸 인정해서 주는 마지막 제안이다.”
카즈키는 사쿠라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었다. 그녀를 관리자로 만들면 시스템 운영이 훨씬 수월해진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는 과정은 다른 여자들에게도 강력한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쿠라의 인맥이면 초S 급 여자들을 많이 공급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만약 그녀가 또 거부한다면… 이번에는 정말 강하게 손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지금처럼 계속 버텨. 접대도 하고, 고통도 받고, 다른 애들처럼 시스템에 짓밟히면서 사는 거야. 하지만 이 경우 더 이상 어떤 배려도 없다. 오히려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거다. 몸이 버텨줄지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장담 못 해.”
카즈키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사쿠라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피로와 함께, 서서히 커지는 짜증과 냉혹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이미 사쿠라를 ‘문제 상품’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더 이상 감정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상태였다. 만약 이번에도 거부하면, 그녀를 다른 방식으로 소모하거나 아예 치워버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
사쿠라는 그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다리가 살짝 떨렸다. 지난 두 달 동안 쌓인 피로와 고통, 그리고 작은 저항으로 인해 더 심해진 고립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철창 너머로 멀리 보이는 도쿄의 불빛을 바라보았다. 그 빛은 여전히 화려하고, 사람들로 가득 차 있을 텐데, 자신은 업소 안에 갇혀서 매일 몸을 팔고 있다는 현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사쿠라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버텨온 작은 저항을 부정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몸은 솔직했다. 점점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사쿠라는 두 손으로 창문을 짚고 천천히 숨을 골랐다. 관리자가 된다면, 매달 새로운 여자들을 직접 데려와야 한다. 그건 그녀가 지금까지 지켜온 마지막 선을 완전히 넘는 일이었다. 반대로 지금처럼 버틴다면, 몸은 더 망가질 것이고, 카즈키가 완전히 관심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녀는 리노를 떠올렸다. 리노는 최근 들어 사쿠라를 볼 때마다 조용히 말했다.
“너무 무리하지 마. 너가 어떤 선택을 해도 지금 너한테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 말이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더 큰 죄책감을 주었다. 자신은 도무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늘상 계속 후회를 했다. 그냥 받아들일 것을 하면서. 리노는 카즈키의 첫번째 비서로서 카즈키가 이렇게 성공하기 전부터의 모습을 알던 언니였다. 그녀는 카즈키에게 비서로서 처음 버림을 받은 사람이기도 했다. 5년간 지켜본 그녀는 카즈키에 대해서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내가 이걸 수락을 해도 언젠가 얼마 지나지 않아 카즈키가 지겨워지면 버림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하면 버림을 받지 않을까? 카즈키의 아이를 임신을 하면 버림을 받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늘상 관계 후에 피임약을 먹게 하고 있었다.
리노는 카즈키는 백프로 순종하는 여자만을 원한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그의 눈을 거슬리면 얼마 안 지나서 백 프로 쳐낸다고 했다. 그래 아예 카즈키의 눈에 안 띄는 것이 오래가는 길이라고 했다.
“카즈키의 마음에 드는 것은 오히려 나쁜 일이야. 차라리 그의 눈에 안 띄어야 이 계통에서 조금이라도 더 생명이 오래가 약도 공급을 더 잘 받을 수 있고, 그 놈 또한 많이 팔아주는 고객이 더 좋지 않겠어?”
그러나 이미 자신은 카즈키의 눈에 띈 상태라서 조금의 위로나 조언이 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 카즈키는 여전히 조용히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 안 공기는 무겁고 답답했다. 사쿠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피곤함과 두려움, 그리고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함께 있었다.
이제 정말 선택해야 할 때였다. 완전히 굴복해서 시스템 안에서 조금 더 편하게 사는 길, 아니면 끝까지 버티며 더 혹독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길.
사쿠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오랜만에 강한 감정이 솟구쳤다. 두려움, 분노, 체념, 그리고 아주 작지만 꺼지지 않는 무엇인가. 그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창밖의 불빛만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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