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풀려난 사슬
아코수아는 에쿠아의 손을 놓지 않았다. 복도 저편에서 코피의 발소리가 큰방 안으로 사라졌고, 서류 더미가 탁자 위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무언가를 찾는 동안, 복도는 비어 있었다. 지금이 유일한 틈이었다.
“지금이야.”
그녀는 에쿠아의 손을 잡아끌며 복도를 가로질렀다. 맨발이 차가운 타일을 디뎠다. 소리가 나지 않는 지점을 밟으며, 그녀는 두 달 동안 머릿속에 새겼던 지도를 따라 움직였다. 부엌 입구까지 열 걸음. 그 열 걸음이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부엌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환기구 오른쪽 아래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자, 녹슨 나사 두 개가 여전히 헛돌았다. 그녀는 힘을 주어 모서리를 밀었다. 금속판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휘어졌다. 소리가 생각보다 컸다. 큰방에서 코피의 움직임이 멈추는 것이 느껴졌다.
“빨리!”
그녀는 에쿠아를 먼저 환기구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소녀의 작은 몸이 좁은 틈새로 빨려 들어갔다. 아코수아는 그 뒤를 따라 몸을 구겼다. 어깨가 양쪽 벽에 끼었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먼지가 입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팔꿈치로 기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뒤에서 누군가 부엌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코피의 욕설이 환기구 안까지 울려 퍼졌다.
“이 망할 년들!”
그러나 그는 환기구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그의 덩치는 좁은 틈새에 맞지 않았다. 그가 주먹으로 금속판을 내리치는 소리가 났고, 욕설이 이어졌지만, 아코수아는 멈추지 않았다. 팔꿈치가 까지고 무릎이 벗겨졌지만, 그녀는 계속 기어갔다. 앞서 가는 에쿠아의 발소리가 들렸다. 소녀는 이미 환기구 끝에 도달해 있었다.
바깥 덮개가 밀려나고, 밤공기가 환기구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아코수아는 에쿠아의 손을 잡아 밖으로 끌어내고, 자신도 그 뒤를 따라 나왔다.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철창 없는 공기를 마셨다. 쓰레기 썩는 냄새와 자동차 배기가스가 뒤섞인 평범한 도시의 밤공기였다. 건물 뒤편 골목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골목을 따라 뛰었다. 발소리가 젖은 아스팔트 위에 울렸다.
큰길로 나왔을 때, 아코수아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골랐다. 그녀는 아피아가 남긴 비상금을 꺼내 확인했다. 몇 장 안 되는 세디 지폐가 땀에 젖어 있었다. 그녀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아크라 중앙경찰서로 가요. 빨리.”
택시 기사는 그들의 초췌한 모습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봤지만, 돈을 보여주자 출발했다. 차창 밖으로 아크라의 밤거리가 스쳐 지나갔다. 네온사인, 길거리 노점, 오토바이 택시들. 평범한 밤이었다. 그러나 아코수아에게는 세상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모든 것이 낯설고, 모든 것이 위협적이었다.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에쿠아의 손을 잡고 정문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는 야간 근무 경찰관이 앉아 있었다. 그는 그들의 남루한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오?”
아코수아는 숨을 골랐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말했다. 마을에서 만난 아베나, Juju 의식, 아크라의 건물, 코피와 아그베논, 두 달 동안의 성 착취, 그리고 방금 전 환기구를 통해 탈출해온 사실까지.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말은 분명하고 구체적이었다. 건물의 위치, 구조, 가해자들의 이름과 특징, 의식의 방식과 사용된 도구들까지.
경찰관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그는 동료를 부르더니, 그녀와 에쿠아를 별도의 조사실로 안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형사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아코수아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었다. 그리고 질문했다.
“증거는 있습니까? 그 건물에 대한 어떤 것이라도.”
아코수아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부엌 싱크대 뒤 환기구. 나사 두 개가 녹슬어 헛돌고, 모서리가 휘어져 있어요. 제가 방금 거기로 나왔어요. 복도 끝 창고 방에는 벽에 열쇠 꾸러미가 걸려 있고, 문 경첩은 부식돼서 삐걱거려요. 1층 큰방 바닥에는 염소 피와 닭 피가 스며든 자국이 있고요. 그리고 마을 주술사의 제단에는 여자들의 머리카락과 손톱, 피가 박힌 인형들이 보관되어 있어요. 제 인형도 거기 있어요. 이름이 새겨져 있어요.”
형사는 그녀의 말을 받아 적었다. 구체적인 증거 목록이었다. 그는 잠시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와 말했다.
“우리가 당신이 말한 주소로 긴급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아코수아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링거 주사가 왼쪽 팔에 꽂혀 있었고, 오른손으로는 검지 끝의 흉터를 만지고 있었다. 에쿠아는 옆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숨소리는 규칙적이었다.
새벽이 밝아올 무렵, 여성 경찰관이 병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아코수아의 침대 옆에 앉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급습은 성공적이었어요. 현관 철문을 절단기로 자르고 진입했대요. 코피는 1층 큰방에서 쇠파이프를 든 채로 체포됐고요. 건물 안에 여섯 명의 여성 피해자가 더 있었어요. 모두 구출되어 지금 이 병원으로 이송 중입니다.”
아코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경찰관을 바라봤다.
“아그베논은요?”
“그의 집에서 체포됐어요. 급습팀이 도착했을 때, 그는 제단 앞에 앉아 있었대요. 제단 위에는 수십 개의 작은 인형들이 있었고, 경찰은 그것들을 하나씩 비닐봉지에 담아 압수했어요. 당신 인형도 거기 있었고요. 이름이 새겨져 있고, 피와 머리카락이 박힌 그대로였대요.”
경찰관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아코수아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가 더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듯했다.
“아베나는 아크라의 한 시장에서 체포됐어요. 체포 당시에도 새로운 여자들에게 유럽행 일자리를 소개하고 있었대요. 그녀의 휴대폰에서는 조직 상부 연락처와 거래 내역이 발견됐고, 그 정보를 인터폴에 넘겼어요.”
“인터폴이요?”
“네. 이 조직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까지 연결된 국제 네트워크였어요. 나나 씨와 다른 피해자들을 실은 배가 시칠리아에 도착하기 직전이었는데, 인터폴이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현지 조직원들을 체포했대요. 컨테이너에 갇혀 있던 여자들도 모두 구출됐고요. 아피아 씨도 거기 있었어요.”
아코수아는 손에 쥐고 있던 시트 가장자리를 놓았다.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아피아는… 살아 있어요?”
“중환자실에 있다고 합니다. 많이 쇠약해졌지만, 의사들은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아코수아는 눈을 감았다. 감은 눈꺼풀 안쪽으로 아피아의 마지막 모습이 스쳤다. 뼈만 남은 손, 창백한 얼굴, 그리고 “네가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한, 무언가는 남아 있는 거야”라고 말하던 목소리. 그녀는 눈을 떴다.
“증거는… 충분한가요?”
“압수된 인형들에서 채취한 혈흔과 모발 샘플이 피해자들의 DNA와 일치한다는 법의학 감식 결과가 이미 나왔어요. 게다가 아그베논의 제단에서 발견된 장부에는 여자들의 이름과 빚 액수, 유럽 바이어들에게 판매된 내역까지 기록되어 있었고요. 그 장부는 그의 친필이었어요. 증거는 충분해요.”
아코수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베개에 머리를 기댔다. 그녀는 손바닥을 펴서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첫 의식의 흉터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몇 주 후, 재판이 열렸다. 법정은 아크라 고등법원 3호실이었다. 나무로 된 피고인석, 높은 천장, 그리고 증언대. 아코수아는 증인석에 서서 피고인석을 마주 보았다. 코피와 아그베논, 아베나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코피는 수의를 입고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예전의 건방진 미소가 없었다. 아그베논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그의 손은 피고인석 난간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아베나는 보라색 원피스 대신 죄수복을 입고 있었고, 금팔찌는 압수되어 사라졌다.
아코수아는 증언대에 서서 그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Juju 의식의 과정, 성 착취의 실태, 폭력과 협박의 방식. 그녀의 증언은 구체적이고 일관되었으며, 이미 확보된 물증과 정확히 일치했다.
검사가 물었다.
“피고 아그베논은 자신이 단지 전통적인 영적 의식을 집전했을 뿐이라며 인신매매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증인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코수아는 아그베논을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탁했고, 시선은 그녀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말했어요. 인형이 불타면 우리 영혼도 불탈 것이라고. 도망치면 가족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그 공포 때문에 우리는 2년을, 어떤 여자는 평생을 도망치지 못했어요. 그것이 그의 방식이었어요. 그가 인형에 새긴 것은 주술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어요.”
변호인이 반대 신문을 시도했지만, 증거는 압도적이었다. 법의학 감식관이 증언대에 서서 인형에서 채취된 DNA 샘플과 피해자들의 일치 여부를 설명했다. 경찰 증인들이 급습 당시의 현장 상황과 압수 물품 목록을 낭독했다. 인터폴 담당관이 유럽 조직과의 연결 고리를 증언했다.
마지막 재판 날, 판사는 판결문을 낭독했다. 긴 법률 용어들이 법정의 공기 중에 무겁게 떠올랐다.
“피고 코피 오세이. 감금, 폭행, 성 착취 알선, 인신매매 혐의. 징역 25년.”
코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피고인석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피고 아그베논. 사기, 협박, 인신매매 공모, 불법 감금 방조 혐의. 징역 20년.”
아그베논은 눈을 감았다. 그의 입술이 무언가를 중얼거렸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피고 아베나 멘사. 사기, 인신매매 알선, 피해자 모집 혐의. 징역 15년.”
아베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어깨가 떨렸지만, 아코수아는 그것이 후회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었다.
판사가 최종 선고를 마치고 퇴정했다. 법정 경위들이 피고인들을 대기실로 이송하기 위해 다가왔다. 아코수아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는 코피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경위의 손에 이끌려 재빨리 법정 밖으로 사라졌다.
아코수아는 증인석에서 일어나 법정 밖으로 걸어나왔다. 복도에는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피고들에게 할 말이 있습니까?”
아코수아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짧게 말했다.
“나는 더 이상 Juju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주술이 아니라, 사람이었어요.”
그 말은 다음 날 신문 1면에 실렸다.
재판이 끝난 후, 아코수아는 마을로 돌아갔다. 석 달 만의 귀향이었다. 버스가 비포장도로를 덜컹이며 달리는 동안, 그녀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오래 바라봤다. 카사바 밭, 붉은 흙, 바오밥나무. 모든 것이 그대로였지만,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마을 입구에는 에시가 서 있었다. 여덟 살 소녀는 버스가 멈추자마자 달려왔다. 그녀는 아코수아의 허리에 매달려 얼굴을 묻었다. 아코수아는 무릎을 꿇고 동생의 땋은 머리를 손으로 쓸었다. 에시의 머리에서는 비누 냄새가 났다. 예전에는 비듬이 끼어 있었지만, 이제는 깨끗했다. 그녀의 시야 가장자리로, 판잣집 구석에 쌓여 있는 관급 구호 상자들과 푸른색 포장지의 비누 조각이 들어왔다. 에시의 손에는 연필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고, 손톱 밑에는 더 이상 흙이 끼어 있지 않았다.
어머니는 판잣집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채, 딸의 얼굴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말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아코수아를 끌어안았다. 어머니의 손은 여전히 거칠었고, 손바닥에는 카사바 농사로 생긴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모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 어머니의 체취는 옛날과 똑같았다. 코코아 버터와 장작 연기 냄새.
에쿠아도 마을로 함께 왔다. 그녀의 가족은 볼타 지방에 있었지만, 당분간 아코수아의 가족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에쿠아는 여전히 말이 적었고, 밤이면 악몽에 시달렸지만, 낮에는 조금씩 웃음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아코수아는 그녀가 동생과 함께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았다. 에쿠아가 에시의 공책을 가리키며 조용히 말했다.
“여기, 7 곱하기 8은 56이야. 54가 아니라.”
에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공책을 지우개로 지웠다. 아코수아는 그 모습을 보며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아코수아는 현지 경찰과 협력하여 다른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마을과 인근 지역에서 인신매매 조직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는 젊은 여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Juju 의식의 실체, 해외 취업 사기의 수법, 그리고 그들이 당신에게 절대 말해주지 않을 진실들. 그녀의 이야기는 조용히 퍼져나갔다.
몇 달 후, 그녀는 아크라에서 열린 국제 인신매매 반대 컨퍼런스에 초청받았다. 그녀는 연단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청중 속에는 각국의 경찰 관계자, NGO 활동가, 그리고 생존자들이 있었다. 그녀는 더듬거리지 않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우리의 몸뿐 아니라 영혼까지 묶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사슬은 두려움으로 만들어집니다. 두려움이 사라지면, 사슬도 사라집니다.”
에필로그
3년 후, 아코수아는 아크라에 작은 상담소를 열었다. 인신매매 피해 생존자들을 위한 곳이었다. 그녀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법률 지원 단체와 연계해 피해자들의 소송을 도왔다.
에시는 중학교에 입학했다. 여전히 수학을 가장 좋아했고, 이제는 7단도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언니에게 말했다. “나중에 커서 변호사가 될 거야. 나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는 변호사.” 아코수아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바닥에 에시의 머리카락이 스쳤다. 부드럽고, 비누 냄새가 났다.
에쿠아는 볼타의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여전히 악몽을 꾸었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동생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며, 틈틈이 아코수아의 상담소를 찾아와 새로운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나는 이탈리아에서 구출된 후 가나로 송환되었다. 그녀는 긴 치료 끝에 조금씩 회복되었고, 현재는 아코수아의 상담소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조금 비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빈자리 너머로 무언가가 자라고 있었다.
아피아는 배에서 구출된 후 중환자실에서 한 달을 보냈다. 그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휠체어에 앉아 아코수아의 상담소를 찾은 날, 그녀는 문 앞에서 잠시 멈추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았다. 아피아의 손은 여전히 뼈만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 아코수아는 상담소 옥상에 서서 아크라의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지 끝의 흉터는 이제 희미한 선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오른손 엄지로 그 흉터를 가만히 쓸어내렸다. 흉터는 만져질 듯 말 듯 얕았고, 오래전 칼날이 스치던 그 자리의 감각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붉은 노을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담겼고, 바람이 옥상의 먼지를 일으켜 발밑으로 흘려보냈다. 그녀는 손을 내려 가슴 앞에 모았다. 흉터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고, 그녀는 여전히 거기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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