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골만의 그림자 인도편 #001] 벵골만의 매터(Meter) – 4-2화: 부서진 문턱

4-2화: 부서진 문턱

고팔의 사무실에서 프리야가 선택한 것은 오른쪽 백지였다. 종이 위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그러나 무한한 결과를 담고 있는 빈 종이. 그녀의 손가락이 그 종이를 짚었을 때, 방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선풍기의 덜컹거림이 멈춘 듯했고, 형광등의 깜빡임도 잠시 멎은 듯했다. 고팔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한 겹 벗겨졌다. 그 아래에는 차가운 무표정이 있었다.

“그래요, 그런 선택을 하는군요.”

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 번 두드렸다. 작은 소리였지만 방 전체를 울렸다.

“하지만 당신은 잊고 있는 게 있어요, 베타. 당신이 나한테 넘긴 정보들은 이미 내 손에 있어요. 당신의 친구들, 사교계 동료들, 그리고 당신 남편의 거래처까지. 그 정보들이 밖으로 새나가면 누가 가장 큰 피해를 볼까요?”

프리야의 손이 가방 끈을 움켜잡았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그러나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 정보들은 이미 당신한테 넘어간 거예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더 이상 없어요. 그걸 어떻게 쓰든,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 될 거예요. 나의 선택은 이미 끝났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스스로도 놀랄 만큼 단단했다. 고팔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훑었다. 몇 초간의 침묵이 흘렀다. 바깥 거리에서는 릭샤의 경적 소리와 찻집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음악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좋아요.”

고팔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부드럽지 않았다.

“당신의 빚은 계속 불어날 거예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어떤 추가 대출도 없어요. 당신 스스로 갚을 방법을 찾아야 할 거예요. 물론, 내가 가진 정보들은 내가 필요한 대로 쓸 거고요. 첫 번째는 내일부터 시작될 거예요.”

그는 서랍을 열고 장부를 꺼냈다. 손가락이 장부의 한 페이지를 펼쳤다.

“현재 원금 487,000루피. 내일 이자 9,740루피. 모레부터는 10,000루피를 넘어가요. 일주일 후면 원금은 560,000루피가 넘을 거예요. 한 달 후에는… 글쎄, 계산은 당신이 직접 해보는 게 좋겠군요.”

프리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그 숫자들을 알고 있었다. 밤마다 천장을 보며 암산한 숫자들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내일부터 당신에게 아무런 보호도 제공되지 않아요. 당신이 지금까지 누렸던 배려, 그 모든 건 이제 끝이에요.”

고팔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프리야는 몸을 돌렸다. 그녀는 사무실 문을 향해 걸었다. 등 뒤로 고팔의 시선이 꽂히는 것을 느꼈다. 복도로 나와서도, 계단을 내려가서도, 그 시선의 무게는 사라지지 않았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저녁 7시 15분. 그녀는 길가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폐 속으로 뭄바이의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습하고 더럽고, 그러나 이상하게 상쾌했다. 그녀는 방금 자유를 선택했다. 돈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통제권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 대가는 컸지만, 그녀는 아직 서 있었다.

아침 7시 30분. 프리야는 침대에서 눈을 떴다.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라지브는 이미 출근한 뒤였다. 그녀는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빈 공간이 그녀를 맞이했다. 대리석 바닥의 한기가 맨발에 전해졌다.

전화벨이 울렸다. 휴대폰이 아니라 유선전화. 그녀는 수화기를 들었다.

“프리야! 무슨 일이야?”

목소리는 메헤르였다. 언제나 밝고 경쾌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오늘은 날카롭게 갈라져 있었다.

“왜 그래?”

“방금 고팔이라는 사람한테 전화를 받았어. 네가 내 남편 다이아몬드 거래 정보를 넘겼대! 무슨 소리야? 프리야, 너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프리야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고팔은 약속을 실행했다. 그녀가 넘긴 정보를 무기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헤르, 설명할 수 있어…”

“설명할 것도 없어. 나는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어. 지난 5년 동안 매주 차를 마셨던 사이잖아. 그런데 네가 내 남편 정보를 사채업자한테 팔았다고? 그 정보로 그 사람이 우리 사업에 무슨 짓을 할지 알아?”

메헤르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프리야는 수화기를 귀에 댄 채 거실의 빈 벽을 바라보았다. 못 자국이 선명한 벽.

“메헤르, 내 이야기를 들어줘. 나는 빚이 있었고, 막다른 길에 몰려서…”

“빚? 그런 이유로 친구를 배신해? 우리가 얼마나 가까웠는데! 더 이상 연락하지 마. 그리고 다음 주 연회에는 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전화가 끊겼다. 수화기에서는 ‘뚜-뚜-‘ 하는 기계음만이 울렸다. 프리야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손끝이 차가워져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 앉으려다, 소파 밑에 러그가 사라진 대리석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10시 17분. 두 번째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리나 샤르마. 라지브의 사촌이었다.

“프리야 언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방금 어떤 남자가 전화해서 라지브 오빠 회사 정보에 대해 물었어요. 언니가 줬다고 하던데요?”

리나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리나야, 미안해. 설명할 시간이 필요해…”

“설명 같은 것 필요 없어요. 라지브 오빠한테 당장 말할 거예요. 이건 가족 문제가 아니라 범죄예요, 언니.”

전화가 끊겼다. 프리야는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갔다. 물 한 잔을 따르려고 수도꼭지를 틀었다. 물은 미지근했다. 그녀는 물을 마시지 못하고 컵을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고팔은 그녀의 모든 관계를 하나씩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가 말한 결과였다. 그녀가 굴복하지 않았을 때 치러야 할 대가.

오후 1시가 되기 전에, 그녀는 세 통의 전화를 더 받았다. 반드라 레이디스 클럽의 멤버들로부터.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그녀가 정보를 팔았다는 소문이 클럽 전체에 퍼져 있었다. 고팔은 조직적으로 그녀를 고립시키고 있었다. 그녀의 체면은 더 이상 금이 가는 수준이 아니었다. 완전히 산산조각나고 있었다.

저녁 8시 45분. 현관문이 열리고 라지브가 들어왔다. 프리야는 거실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파조차 이제는 팔려 사라졌고, 그녀는 대리석 바닥 위에 맨발로 서 있었다.

라지브는 신발을 벗지도 않고 거실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눈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혼란이 뒤섞인 표정.

“리나한테 들었어. 그리고 메헤르도 전화했어. 다른 사람들도.”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통제되고 있었다. 프리야는 그 목소리가 더 무서웠다. 고함이 아니라, 철저히 절제된 분노였기 때문이다.

“라지브, 내가 설명할 수 있어.”

“설명? 좋아, 설명해 봐. 얼마나 많은 정보를 팔았는지, 내 회사 정보도 팔았는지, 우리 결혼 생활을 망가뜨리려고 한 건지.”

프리야는 침묵했다. 눈앞이 흐려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빚이 있었어. 4주 전부터. 처음에는 200,000루피였는데… 매일 이자가 붙었고, 갚기 위해 더 빌렸고, 그러다가 멈출 수 없게 됐어. 고팔이라는 사채업자가 정보를 요구했어. 처음에는 사교계 친구들 이야기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깊이…”

“내 회사 정보도 거기에 포함돼 있지?”

프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지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얼마나?”

“거래처 명단, 미지급금 내역…”

“그리고 내 이메일? 감사 보고서?”

“그건 안 했어. 거기서 멈췄어. 어제 그가 요구했지만, 나는 거절했어. 그래서 오늘 이렇게 된 거야. 복수야. 내가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준 정보를 다 퍼뜨린 거야.”

라지브는 잠시 침묵했다. 그는 거실의 빈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림이 사라진 벽, 다이닝 테이블이 사라진 공간, 러그가 사라진 바닥. 그는 이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래서 가구가 사라진 거였군. 친정에서 보관한다고 했지?”

“거짓말이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라지브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분노만이 아니라 깊은 슬픔이 어려 있었다.

“프리야, 나는 당신이 돈이 없어서 가구를 팔았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 게 아니야. 당신이 나한테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 거야. 우리는 부부잖아. 문제가 있으면 함께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당신은 혼자 끌어안고, 결국 그런 인간들한테까지 손을 내민 거야. 그리고 내 정보도 거의 팔 뻔했고.”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프리야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당분간 떨어져 있을게요. 회사 일도 정리해야 하고, 당신이 한 일이 우리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도 확인해야 해. 그리고 당신…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해.”

라지브는 현관으로 걸어갔다. 신발을 신으며 잠시 멈추었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사랑해, 프리야. 아직도. 하지만 지금은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

문이 닫혔다. 프리야는 혼자 남았다. 아파트 안에는 냉장고 모터 소리만이 울렸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끌어안았다. 대리석 바닥의 한기가 그녀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라지브가 떠난 지 사흘이 지났다. 7월 9일.

프리야는 혼자 살고 있었다. 아파트에는 더 이상 팔 가구조차 없었다. 거실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침실에는 침대와 화장대만이 남았다. 냉장고는 여전히 낡은 모터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다.

고팔에게서는 매일 문자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의 내용은 단순했다. 숫자뿐이었다.

“7월 9일: 원금 516,220루피, 내일 이자 10,324루피.”
“7월 10일: 원금 526,544루피, 내일 이자 10,530루피.”
“7월 11일: 원금 537,074루피, 내일 이자 10,741루피.”

숫자들은 매일매일 자라나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 돈을 갚을 방법이 없었다. 남은 보석이라고는 라지브가 첫 월급으로 사준 작은 다이아몬드 펜던트뿐이었고, 그것조차 팔면 10,000루피를 조금 넘을 뿐이었다. 하루 치 이자를 겨우 메꾸고 나면, 다음 날의 이자는 또 다른 숫자로 불어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게도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킬 체면이 없었기 때문이다. 메헤르는 그녀를 차단했다. 리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반드라 레이디스 클럽에서는 그녀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사교계는 더 이상 그녀의 무대가 아니었다. 매일 저녁 파티에 초대받는 프리야 샤르마는 사라졌다.

그날 오후 2시, 그녀는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 밖으로 걸어 나갔다. 목적지는 백화점도, 카페도, 사리자르카리 비하인드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걸었다. 반드라의 거리를 지나, 월리 씨링크 아래를 지나, 다라비의 입구에 다다랐다.

세계 최대의 슬럼가 다라비는 낮에도 어두웠다. 좁은 골목 사이로 양철 지붕들이 포개져 있고, 하수도 냄새가 공기 중에 떠 있었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고, 여자들은 큰 통에 물을 길어 나르고, 남자들은 작은 작업장에서 가죽을 손질하거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프리야는 골목 입구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평소 같으면 절대 오지 않았을 장소였다. 냄새가 역하고, 시끄럽고, 위험해 보이는 곳. 하지만 오늘 그녀는 이곳에 서 있었다. 그녀가 한때 누렸던 반드라의 펜트하우스와 이곳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불과 200미터 거리. 그러나 그 간격은 평생 건널 수 없을 것 같던 거리였다.

한 여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50대 중반, 낡은 사리를 입고, 손에는 물통을 든 여자였다. 그녀는 프리야의 깨끗한 옷과 손질된 머리카락을 보며 잠시 멈추었다. 두 여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프리야는 그 여자의 눈에서 무엇인가를 읽었다. 그녀도 매일 빚과 싸우고 있을 것이다. 아마 500루피, 1,000루피의 빚. 그러나 그 여자에게는 아직 공동체가 있었다. 이웃이 있었고, 골목이 있었고, 함께 물을 긷는 동료들이 있었다.

프리야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녀는 그 여자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발길을 돌렸다.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빚을 갚아야 한다고. 어떤 방식으로든.

7월 14일. 아침 8시.

프리야는 침대에 앉아 수첩을 펼쳤다. 어제 기준 원금 568,892루피, 오늘 이자 11,377루피. 내일이면 원금은 580,000루피를 넘을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그녀의 한 달 생활비 수준이었던 금액이 이제는 하루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액수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수첩을 덮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울 없는 화장대 앞에 서서 머리를 빗었다. 손거울 속 자신을 보았다. 얼굴은 조금 수척해졌지만, 눈은 오히려 더 또렷해져 있었다. 그녀는 옷장을 열었다. 남아 있는 사리는 세 벌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팔렸다. 그녀는 감청색 바나라시 실크 사리를 꺼내 입었다. 가장 좋은 옷. 마지막 남은 체면이었다.

그녀는 오늘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반드라에 있는 직업소개소에 가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대학교 때 경영학을 전공했고, 결혼 전에는 3년 동안 IT 기업에서 행정 업무를 했다. 그 경력은 10년이 지나 낡았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고팔에게서 돈을 빌리지 않을 것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일해서 돈을 벌 것이다. 비록 하루 이자 11,000루피를 벌 수 있는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잠시 멈추었다. 유선전화. 벨소리가 계속되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고 신발을 신었다. 벨소리가 멈추고, 이번에는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비공개 번호’가 떠올랐다. 그녀는 전화를 무시하고 가방을 챙겼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며 로비 관리인 라메쉬가 그녀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라메쉬를 바라보며 작게 목례를 했다. 그녀가 로비를 지나가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발소리가 이전보다 더 또렷하게 들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일까.

아파트 단지를 나서자, 반드라의 햇살이 그녀를 감쌌다. 뭄바이의 7월은 덥고 습했다. 그녀는 길을 걸었다. 직업소개소가 있는 반드라 이스트 방향으로. 그녀의 걸음은 느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고팔의 사무실이 있는 상가 건물을 지나칠 때, 그녀는 잠시 멈추었다. 3층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형광등이 깜빡이는 복도가 보일 듯 말 듯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한 달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조금씩 빼앗겼다. 정보도, 친구도, 남편의 신뢰도, 그리고 자신의 존엄성도.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서 있었다. 빚은 580,000루피로 불어났고, 갚을 길은 보이지 않았으며, 사회적 지위는 사라졌고, 남편은 떠났다. 그녀는 모든 체면을 잃었다. 하지만 그 대신 그녀는 고팔에게 더 이상 굴복하지 않기로 선택한 자신을 얻었다.

그녀는 걸음을 옮겼다. 상가 건물을 지나쳐, 반드라 이스트의 직업소개소 방향으로. 길은 멀었고, 앞으로의 삶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었다. 그녀는 이제 뭄바이의 화려한 펜트하우스와 다라비의 양철 지붕 사이 어딘가에 서 있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그러나 스스로의 발로 걷고 있는 채.

그녀는 가방에서 작은 다이아몬드 펜던트를 꺼내 손바닥에 올렸다. 라지브의 첫 월급으로 산 목걸이. 그녀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목에 걸었다. 차가운 금속이 쇄골에 닿았다. 그녀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뭄바이의 하늘 아래서, 빚은 계속 불어나고 있었지만, 프리야 샤르마는 더 이상 숫자만으로 정의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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