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통관 코드의 균열
월요일. 오전 7시 43분.
자이드는 어김없이 동쪽 셔터가 올라가는 소리와 함께 현장으로 내려왔다. 열한 번째 계단이 삐걱거렸다. 주말 사이에 아무도 고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수리 요청을 하지 않았다.
사무실 책상 위에는 금요일 선적분의 운송 추적 리포트가 출력되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주말 사이, 야간조에서 정리해둔 것이었다. 자이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리포트 첫 페이지를 넘겼다.
컨테이너 번호 KGLU-7702-841. 현재 위치: 움 카스르 항구, 세관 대기 구역. 통관 상태: 서류 심사 통과. X-ray 검사 예정: 오늘 오전 10시 30분.
예정된 수순이었다. 자이드는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오늘 입고 예정인 신규 화물 목록이었다. 로마 시대 유리병 200점. 페니키아 시대 청동 화폐 1,500점. 그리고 ‘분류 보류’ 항목이 하나. 라벨에는 ‘미확인 유물, 감정 대기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확인 유물은 항상 귀찮은 존재였다. 감정이 끝나기 전까지는 보험 가입이 불가능했고, 보험 없는 화물은 선적할 수 없었다. 자이드는 해당 항목에 빨간 펜으로 별표를 치고 사무실을 나섰다.
지하 현장은 이미 풀가동 중이었다. 금요일의 깨진 점토판 사건 이후, 감독관은 작업자들에게 매트 위에서만 이동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가 추가로 깔렸다. 한 건의 파손이 작업장 전체의 동선을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하루였다. 자이드는 그 속도에 만족했다.
“자이드 씨, 잠시만요.”
목소리를 돌아보니 사무실 막내 직원이었다. 입사한 지 4개월째.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이달 말이면 다른 부서로 발령 나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높은, 그런 종류의 직원이었다.
“항구에서 전화 왔었습니다. 세관 쪽인데… 오늘 검사 건에 대해 직접 통화를 원한다고요.”
자이드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오전 9시 52분. X-ray 검사 예정 시간까지 38분 남았다. 세관이 이 시간에 직접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보통은 서류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뿐이었다.
“전화 연결해.”
자이드는 사무실로 돌아가 유선 전화기를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항구 특유의 배경 소음이 흘러들어왔다. 지게차 경고음, 컨테이너가 크레인에 걸려 움직이는 쇳소리, 그리고 바람.
“K-Global 현장 관리자 자이드입니다.”
“세관 검사과의 하산입니다. 금요일 선적분 KGLU-7702-841 건으로 연락드렸습니다.”
목소리는 30대 중반쯤으로 들렸다. 사무적인 톤에, 너무 공손하지도 무례하지도 않은 어조였다. 자이드는 그 어조에서 즉시 정보를 분류했다. 이 남자는 윗선에 포섭되지 않은 검사관이었다. 관료가 ‘정리 끝난 라인’이라고 말한 고위 라인과는 다른, 현장 실무자였다.
“서류는 통과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라도?”
“서류는 완벽합니다. 그런데… 혹시 적재 명세서에 누락된 물품이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컨테이너 중량 분포가 표준 편차를 약간 벗어나서요.”
자이드의 손가락이 전화기를 쥐는 힘을 0.1초간 강화했다. 그리고 즉시 원래 상태로 되돌렸다.
“표준 편차가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자이드의 목소리는 완벽하게 평온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전화를 받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컨테이너 하부 왼쪽에서 평균보다 12% 높은 밀도가 읽혔습니다. 세라믹 타일 단일 품목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자이드는 머릿속으로 3D 적재 모델을 재생했다. 하부 왼쪽은 목재 상자 스물다섯 개 중 열일곱 개가 배치된 지점이었다. 청동 조각상과 금박 장신구의 밀도가 X-ray에 잡힌 것이다. 그가 상부 세라믹 타일의 밀도를 12% 높여 평탄화했지만, 하부의 국소적인 편차까지 완벽하게 지우지는 못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세라믹 타일 제조 로트에 따라 밀도 편차는 흔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특히 이번 로트는 재생 골재 함량이 15% 포함된 저가형 타일이라 밀도가 불균일합니다. 필요하시면 제조사 품질 검사 성적서를 팩스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자이드는 이미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니, 이런 질문을 받을 가능성을 대비해 진작에 서류를 준비해두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았다. 제조사 품질 검사 성적서는 물론 조작된 문서였다. 실제 타일 공장에 근무하는 퇴직자가 용돈을 받고 발행해준 가짜였다. 자이드는 그 성적서의 발급 일자와 서명자의 이름까지 외우고 있었다.
“음… 알겠습니다. 성적서를 확인해보겠습니다.”
하산의 목소리에는 아직 의심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거부할 명분은 없었다. 자이드가 제공한 설명은 기술적으로 완벽했기 때문이다.
“성적서는 15분 안에 팩스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이 컨테이너는 유럽 바이어가 납기를 엄격히 통제하는 건입니다. 하루라도 지연되면 클레임이 발생해서요. 검사 일정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납기 압박은 나도 압니다. 하지만 내 일은 컨테이너가 규정대로 실렸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물론이죠. 당연히 그래야죠. 그게 세관의 임무니까요.”
자이드는 정중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책상 서랍에서 선불 휴대폰을 꺼냈다. 이 전화기에는 연락처가 단 하나만 저장되어 있었다. 지난주 접견실에서 만난 관료의 번호였다.
문자 메시지를 입력했다. 길 필요는 없었다.
‘X-ray 검사관 하산. 현장 실무자. 규정대로 하는 스타일. 윗라인 공유 바랍니다.’
그는 전화기를 다시 서랍에 넣고, 제조사 품질 검사 성적서를 팩스로 보내라고 사무실 직원에게 지시했다. 14분 만에 팩스가 발송되었다. 1분의 여유였다. 자이드는 이 1분이라는 시간을 계산에 넣지 않은 자신에게 짧은 불만을 느꼈다. 다음부터는 10분 안에 보낼 수 있도록 서류를 미리 준비해두기로 했다.
오전 11시 20분. 사무실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하산이 아니었다. 세관 고위 간부의 비서였다. 목소리는 나이 든 여자였고, 자이드에게 “오늘 검사 건은 정리되었습니다. 더 이상 연락드리지 않겠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만을 남겼다.
정리. 그 단어는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서류가 완벽해서 통과되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관료 쪽에서 무언가 조치를 취해 검사관의 입을 막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었다. 자이드는 어느 쪽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는 것은 자신의 일이 아니었다.
오후 1시. 운송 추적 리포트가 업데이트되었다.
컨테이너 KGLU-7702-841. 통관 상태: 완료. 선적 예정: 익일 오전 3시, MSC 아드리아호.
자이드는 화면을 닫았다. 컨테이너는 이제 진짜로 그의 손을 떠났다. 바다 건너 마르세유까지 가는 동안, 누군가가 컨테이너를 열어보지만 않는다면 유물들은 예정된 경매장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설령 열어본다 해도, 책임은 더 이상 K-Global Logistics의 몫이 아니었다. 선적 이후의 위험은 해상 보험에서 커버되는 영역이었다.
그는 점심을 먹으러 구내식당으로 내려갔다. 오늘의 메뉴는 닭고기와 쌀밥, 그리고 묽은 렌즈콩 수프였다. 자이드는 쟁반을 들고 구석 자리에 앉았다. 식사 시간은 15분이었다. 그는 이 시간 동안 업무를 생각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계약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수프를 떠먹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X-ray 검사관 하산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표준 편차를 약간 벗어나서요.’
12%의 밀도 편차. 그는 그 숫자를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했다. 지울 수 없었다. 12%는 그가 계산한 오차 범위 내였지만, 동시에 그가 세관 검사관에게 전화를 받게 만든 최초의 수치였다. 지난 3년간 이런 전화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실수한 건가.’
아니. 실수는 없었다. 컨테이너는 통과되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그런데도 12라는 숫자가 남아 있었다. 밥알처럼 자잘하게, 국물 속 렌즈콩처럼 흩어지지 않고.
오후 3시. 자이드는 ‘분류 보류’ 상태인 미확인 유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하로 내려갔다.
보관실 한쪽에 분리된 채 놓여 있는 목재 상자가 있었다. 다른 화물들과 달리 바코드조차 부착되지 않은, 무명의 화물이었다. 자이드는 장갑을 끼고 상자를 열었다.
내용물은 석판 하나였다. 가로 40cm, 세로 25cm, 두께 3cm. 무게는 약 6.4kg. 표면에는 빽빽하게 무언가 새겨져 있었지만, 자이드는 그 문자가 설형문자인지 히에로글리프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구분할 필요도 없었다. 그의 일은 내용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누구에게 팔지를 결정하는 물류 기획자들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화물과 달리, 이 석판은 ‘감정 대기 중’ 상태로 이미 2주째 머물러 있었다. 통상적인 감정 기간은 48시간이었다. 지연되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전문 감정인이 이 석판의 진위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째, 혹시 모를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감정인의 교체가 불가능했다.
자이드는 석판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증거 수집이 아니라, 단순한 업무 기록이었다. 그가 사진을 찍는 동안, 보관실 문이 열렸다.
“자이드 씨, 여기 계셨군요.”
목소리의 주인은 지난주 접견실에서 만난 관료였다. 그가 직접 물류 센터에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장 차림은 여전했고, 금반지도 그대로였다. 다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뒤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현장에 무슨 일이십니까. 연락 주시면 제가 사무실로…”
“아닙니다. 직접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관료는 자이드 옆으로 걸어와 석판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석판을 바라보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었다.
“이게 그 미확인 유물입니까.”
“예. 감정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언제쯤 감정이 완료됩니까.”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감정인 측에서 연락이…”
“감정은 필요 없습니다.”
관료가 자이드의 말을 잘랐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예의를 갖추고 있었지만, 그 예의의 표면 장력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석판은 이번 주 금요일 선적분에 포함시키십시오. 선적지는 제네바입니다.”
“감정이 완료되지 않은 화물은 보험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보험 없는 화물은 선적 규정상…”
“보험은 필요 없습니다. 이 석판은… 보험이라는 개념 자체가 통하지 않는 물건입니다.”
자이드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은 선택지에 없었다. 감정하지 않은 유물을 선적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위반보다 한 차원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었다. 보험이 없다는 것은, 분실이나 파손 시 모든 책임이 오롯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책임을 거절할 경우,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위험을 의미했다. 자이드는 관료의 뒤에 선 두 남자의 선글라스 너머를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
“목재 상자 그대로 선적하겠습니다. 단, 외부 충격에 대비해 완충 프레임을 추가하겠습니다. 무게가 6.4kg이니 프레임 포함 8kg으로 적재 계산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역시 당신은 일 처리가 빠르군요.”
관료가 처음으로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접견실에서 보았던 그것과 똑같았다. 반쯤 내린 눈꺼풀, 입술만 살짝 올라간 표정. 자이드는 그 미소를 마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관료가 돌아서서 떠나자, 선글라스의 남자들도 뒤따랐다. 보관실 문이 닫혔다. 자이드는 혼자 남았다. 그리고 석판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6.4kg. 가로 40cm, 세로 25cm, 두께 3cm. 그는 이 숫자들을 태블릿에 입력했다. 감정 없는 유물. 보험 없는 선적. 제네바행. 그는 이 세 가지 데이터를 장부에 추가하면서도, 이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계산하지 않았다. 계산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금요일. 두 번째 선적일.
이번에는 컨테이너가 세 개였다. 철근 12톤, 세라믹 타일 30팔레트, 그리고 목재 상자 하나. 8kg짜리 상자는 컨테이너 중앙 하부, 가장 안전한 위치에 배치되었다. 충격 흡수 프레임이 3중으로 감싸고, 외부에는 ‘취급주의’ 스티커가 붙었다.
자이드는 적재 과정을 직접 감독했다. 평소라면 감독관에게 맡겼을 일이었지만, 이번 화물만은 그의 손을 떠나기 전까지 완벽하게 통제하고 싶었다.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는 충분히 많았다. 적어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100%를 유지해야 했다.
컨테이너 문이 닫혔다. 자이드는 태블릿을 열어 KGLU-7702-841의 선적 추적 데이터를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그 화물은 이미 지중해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앞으로 4일 후면 마르세유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의 장부는 그 화물이 자신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표시하고 있었다.
오늘 선적된 세 개의 컨테이너는 움 카스르 항구로 향했다. 그중 미확인 석판이 든 컨테이너 하나가 제네바로, 나머지는 로테르담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자이드는 셔터 앞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번 주는 특별히 피곤했다. 평소와 같은 업무량이었지만, 머릿속에 쌓인 숫자들이 여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12%의 밀도 편차. 6.4kg의 미확인 석판. 48시간을 초과한 감정 대기. 0건이어야 했던 세관 검사관의 개인 연락.
그는 담배를 비벼 끄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퇴근 전 마지막으로 할 일은 장부를 닫는 것이었다. 그는 재고 관리 시스템에 접속하여 오늘 선적된 화물의 상태를 ‘출고 완료’로 변경했다.
그리고 시스템이 자동으로 생성한 오늘의 재고 보고서를 확인했다.
보고서 마지막 줄에 작은 글씨로 표시된 항목이 있었다. ‘재고 불일치 경고: 미확인 품목 1건, 감정 미완료 상태로 출고됨.’
자이드는 이 경고 문구를 처음 보았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플래그를 띄운 것은 14년 근무 중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감정을 거치지 않은 화물이 출고될 때, 시스템은 경고를 발생시키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출고가 없었기 때문에, 자이드는 이 경고의 존재조차 몰랐다.
그는 마우스를 움직여 경고 문구를 클릭했다. ‘사유 입력’ 창이 떴다. 자이드는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고객 요청에 따른 특별 출고. 책임자: 자이드.’
엔터.
시스템은 에러 메시지를 띄우지 않았다. 보고서는 정상적으로 생성되었다. 자이드는 컴퓨터를 종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퇴근길, 그는 언제나처럼 같은 경로로 운전했다. 국립 박물관 앞을 지날 때, 이번에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대신 백미러 속에서 박물관이 작아지는 것을 보았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가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이드는 손을 씻고 식탁에 앉았다. 닭 가슴살과 바스마티 쌀밥. 깡통 맥주 한 개. 평범한 저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나온 그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뉴스에서는 유럽에서 열린 고대 유물 경매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수메르 시대의 인장 하나가 17만 달러에 낙찰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자이드는 리모컨을 들어 채널을 돌렸다. 스포츠 중계가 나왔다. 그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잠들기 전, 그는 내일 입고될 화물 리스트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소아시아 지역의 도자기 300점이었다. 평소와 같은 물량이었다. 자이드는 침대로 향하며 생각했다. ‘내일도 300개의 무언가가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자이드가 출근했을 때 사무실에는 낯선 차량이 한 대 주차되어 있었다. 외교 번호판이 달린 검은색 세단이었다. 사무실 문 앞에는 전날 보았던 선글라스의 남자들 중 하나가 서 있었다.
“자이드 씨, 오늘 입고된 화물 중 도자기 300점 말입니다.”
남자가 자이드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관료 특유의 느린 어조가 없었다. 더 직접적이고, 더 단호한 말투였다.
“그 화물은 당분간 출고하지 마십시오. 새로운 지시가 있을 때까지 보관입니다.”
“도자기는 부피가 큰 화물입니다. 장기 보관하려면 추가 공간이…”
“공간은 우리가 마련합니다. 당신은 그저 보관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남자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선글라스 너머로 자이드의 눈이 비쳤다.
“금요일 선적된 석판, 제네바에 도착하기 전에 행방을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당신이 직접 운송 경로를 수정해야 합니다.”
자이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장부는 이제 더 이상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