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반항의 기록
루고 검찰청 건물은 1970년대에 지어진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였다. 복도 형광등은 한 개가 깜빡거리고 있었고, 바닥은 닦인 지 오래되어 광택이 사라진 리놀륨이었다. 라울은 2층 복도 끝의 벤치에 앉아 40분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검은색 서류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가방 안에는 세 장의 메모리 카드와 인쇄된 사진들, 그리고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과거 범죄 기록 복사본이 들어 있었다. 그는 어제 밤, 이 자료들을 다시 한 번 검토했다. 사진 속 지하실의 촛불과 흰색 옷을 입은 여성들의 실루엣. 그는 그 사진들을 보면서도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으려 애썼다.
문이 열리고 한 검사가 나왔다. 그는 40대 중반으로 보였고,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의 셔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혀 있었고, 넥타이는 약간 풀어져 있었다.
“라울 가르시아 씨?”
“네.”
“들어오세요.”
검사실 내부는 외부와 다르지 않았다. 책상 위에는 서류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벽에는 갈리시아 지도가 걸려 있었다. 검사는 책상 뒤에 앉아 라울이 가져온 자료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사진들을 한 장씩 넘겼다. 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이게 다 언제 찍은 겁니까?”
“지난주와 이번 주 사이입니다.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지하실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의식을 진행하는 모습이에요.”
검사는 사진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는 한 장을 집어 확대경으로 들여다보았다.
“이 여성들의 얼굴이 선명하지 않군요.”
“창문 너머에서 촬영한 거라 화질이 좋지 않아요. 하지만 인물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검사는 사진들을 내려놓고 라울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피곤해 보였다.
“가르시아 씨, 당신이 이전에도 이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때 우리는 이미 수사를 진행했고, 미겔이라는 인물을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미겔은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하인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같은 방식으로 범죄를 반복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그들이 종교 단체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더 교묘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검사는 잠시 침묵했다. 그는 펜을 집어 돌렸다.
“이 자료들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리자면, 이 사건은 쉽지 않을 거예요. 피해자들이 증언을 거부하는 한, 법적 조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료들을 책상 서랍에 넣었다.
“연락 드리겠습니다.”
라울은 일어나 검사실을 나섰다.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깜빡거리는 형광등이 그의 그림자를 왜곡했다.
일주일 후, 라울은 검찰청에서 전화를 받았다. 수사가 재개되었고,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소환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검사는 말끝을 흐렸다.
“피해자들의 진술이 문제입니다. 우리가 접촉한 여성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교단에 머물렀다고 진술했어요. 그중 한 명은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고요.”
“에레나 발카르셀도 그런가요?”
검사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강제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어요. 오히려 당신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라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르시아 씨, 당신이 제출한 증거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결정적입니다. 그들이 협조하지 않는 이상…”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는 창가에 서서 거리를 바라보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었다.
다음 날, 그는 다시 산타 크루스 데 리베이라로 향했다. 이번에는 저택이 아닌, 마을의 작은 교회를 찾았다. 그는 교회 신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교회는 잠겨 있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교회 앞에 서 있을 때, 한 여성이 다가왔다. 그것은 ‘엘 카미노’ 식당의 주인이었다.
“당신은 여기서 뭘 하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교회 신부님을 찾고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 신부님은 떠났어요. 몇 주 전에요. 갑자기 마을을 떠났다고 들었어요.”
“어디로?”
“아무도 몰라요. 그냥 사라졌어요.”
라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스쳐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녀는 주변을 살폈다. 마을은 고요했다.
“그 신부님이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해요. 그 편지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로 그는 사라졌어요. 그리고 그 교단의 사람들이 그의 집을 찾아왔다는 말도 있어요.”
라울은 메모를 했다. 그는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차량으로 돌아갔다.
그날 오후, 그는 마을을 떠나 루고로 향했다. 그는 검사에게 이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이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교단은 이미 이 마을의 종교적 권위를 장악했고, 반대하는 목소리는 제거되고 있었다.
2주 후, 라울은 루고 법원의 복도에 서 있었다. 페드로 로드리게스에 대한 예비 심문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는 뒷줄에 앉아 있었다. 법정 내부는 차분했다. 판사가 들어왔고, 변호인들이 자리했다. 페드로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그의 표정은 평온했다.
검찰은 라울이 제출한 사진들과 영상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즉각 반박했다.
“이 사진들은 피해자들의 명시적 동의 없이 촬영되었습니다. 또한 이 의식들은 종교적 자유의 범주 내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판사는 증거물들을 검토했다. 그는 검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확보되었습니까?”
검사는 잠시 망설였다.
“현재까지 확보된 증언은 모두 피고인 측에 유리합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판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이 증거들만으로는 구속 영장을 발부하기 어렵습니다.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라울은 법정을 나섰다. 복도에서 그는 에레나를 마주쳤다. 그녀는 흰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한 변호사가 서 있었다. 그녀는 라울을 발견하자 멈췄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그 대신, 단단한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시작했군요.”
라울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 때문에 모든 것이 더 복잡해졌어요. 페드로 신부님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당신이 만든 문제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되셨어요.”
“에레나…”
“제발 그만하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당신은 저를 구하려고 했지만, 당신이 한 건 저를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은 것뿐이에요.”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변호사와 함께 걸어갔다. 라울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발걸음은 단호했고,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법원을 나서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를 긁는 손가락이 약간 떨렸다. 그는 깊이 들이마시고 연기를 내뿜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지 사흘째 되는 날, 라울은 예상치 못한 방문객을 맞이했다. 한 남자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그는 50대 초반으로 보였고, 값비싼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가죽 서류 가방이 들려 있었다.
“라울 가르시아 씨입니까?”
“네.”
남자는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다.
“저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당신이 최근에 루고 검찰청에 제출한 자료들에 관한 건이에요.”
라울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지만, 그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당신이 제출한 자료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어요. 그중에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분들도 포함되어 있죠. 그분들은 이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요?”
남자는 서류 가방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그것은 법률 문서처럼 보였다.
“당신이 수집한 증거들은 불법적으로 획득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생활 침해, 무단 침입, 그리고 명예 훼손. 만약 이 문제가 법정으로 간다면, 당신은 오히려 피고인이 될 수도 있어요.”
라울은 그 종이를 받아들었다. 그는 그것을 훑어보았다. 법률 용어들로 가득한 문서였다.
“이게 협박인가요?”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조언이에요. 당신이 이 일에서 손을 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계속해서 조사원 일을 하면 되고, 우리도 서로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을 거예요.”
라울은 그 문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손을 떼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남자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러면 우리는 법적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어요. 당신의 조사원 자격증이 위험해질 수도 있고요.”
라울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질렀다.
“알겠습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자는 일어나서 문으로 향했다. 그가 문을 열기 전, 그는 돌아서서 말했다.
“가르시아 씨, 당신은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세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어요.”
문이 닫혔다. 라울은 혼자 남았다. 그는 담배를 끄고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거리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났다. 라울은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사무실에서 일했고, 다른 의뢰인들의 일을 처리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계속해서 루고의 법정과 에레나의 차가운 목소리, 그리고 그 정체불명의 방문객의 협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수첩을 꺼냈다. 서랍에서 꺼낸 것이었다. 그는 몇 페이지를 넘기며 자신이 기록한 내용들을 다시 읽었다.
*“10/17, 21:30 – 지하실 진입. 촛불 7개.”*
*“10/18, 21:00 – 구두 고백 절차 확인.”*
*“11/05 – 페드로 로드리게스, 법정 소환. 기각.”*
*“11/07 – 에레나, 법정 복도에서 대면.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었다” 발언.”*
그는 펜을 들어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11/12 – 정체불명의 방문객. 협박. 자격증 위협. 교단과 지역 사업가들 간의 연관성 의심됨.”*
그는 수첩을 닫고 다시 서랍에 넣었다.
그날 오후, 그는 다시 산티아고의 거리를 걸었다. 비는 잠시 멈췄지만, 하늘은 여전히 회색이었다. 그는 작은 서점 앞에 멈춰 섰다. 진열창에는 지역 역사에 관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는 그중 한 권을 집어 들었다. 갈리시아의 종교 공동체에 관한 책이었다.
그는 그 책을 샀다. 사무실로 돌아와 책을 펼쳤다. 몇 페이지를 넘기다가 그는 한 구절을 발견했다.
“종교적 위장 아래 행해지는 권력 남용은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희생자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들은 자신의 고통을 정화의 과정으로 해석하며, 가해자와의 유대를 강화한다.”
그는 그 구절을 읽고 책을 덮었다. 그는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사실이 그에게 어떤 행동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그는 컴퓨터를 켰다. 그는 검색창에 ‘페드로 로드리게스 재정 거래’를 입력했다. 몇 분간의 검색 끝에, 그는 한 건의 흥미로운 정보를 발견했다. 페드로가 운영하는 한 계좌가 최근에 대규모 자금을 다른 법인으로 이체한 기록이 있었다. 그 법인은 지역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그 정보를 수첩에 적었다. 그는 다시 한 번 검사에게 연락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그 방문객의 협박을 기억했다.
그는 컴퓨터를 껐다. 소파에 앉아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 그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그가 혼자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 잠들기 전, 그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그는 수첩을 다시 열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게 그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잠들었을 때,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수첩의 가장자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