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잔혹사 우즈베키스탄편 #001] 타슈켄트의 유리 성 – 5-2화: 맞섬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5-2화: 맞섬

아지자는 변호사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젊은 여성 변호사, 딜노자. 그녀는 아지자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었다.

“아지자 씨, 당신이 한 선택은 용기 있는 일이에요. 하지만 앞으로가 쉽지 않을 거예요.”

“알아요. 그래도 해야 해요.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좋아요. 그럼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대로 해주세요. 첫째, 사르도르 씨가 다시 연락하면 반드시 통화 내용을 녹음하세요. 둘째, 그동안 받은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이 있다면 모두 모아주세요. 셋째, 후원자들에 대한 정보도 가능한 한 자세히 적어주세요.”

아지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가방에서 노트를 꺼냈다. 후원자들의 이름, 만난 날짜, 장소, 받은 돈. 그녀가 기억하는 모든 것을 적었다.

“수고했어요, 아지자 씨. 이제 저희가 일할 차례예요.”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집에 돌아온 아지자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아지자, 오늘 변호사 만남은 어땠어?”

“잘 다녀왔어요, 엄마. 변호사님이 증거를 모으라고 하셨어요.”

아버지가 말했다. “걱정 마. 네가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해줄게. 변호사 비용도 내가 낼 테니.”

“아빠… 고마워요.”

아버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거칠었다. 평생 일한 손이었다.

“아지자, 아빠가 미안해. 더 일찍 네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해서.”

“아빠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이제 그만. 앞으로가 중요해.”

어머니가 그녀를 껴안았다. 따뜻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였다.

며칠 후. 아지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사르도르였다. 그녀는 녹음을 켰다.

“아지자, 변호사 선임했더라? 참 똑똑하네.”

“당신 때문에 그래요. 당신은 감옥에 가야 해요.”

“감옥? 웃기지 마. 네가 한 일이 뭔데? 네가 자발적으로 한 거잖아. 후원자들도 네가 자발적으로 만난 사람들이야.”

“당신이 협박했잖아요. 사진으로.”

“사진? 무슨 사진? 나는 아무것도 몰라. 네가 지금 하는 말은 다 명예훼손이야. 고소할 수 있어.”

“마음대로 해요. 저는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아지자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하지만 마음은 편했다.

아지자는 그동안 받은 문자 메시지를 모두 모았다. 사르도르의 협박, 후원자들의 연락처, 만나는 장소. 그녀는 프린트해서 변호사에게 보냈다.

변호사가 전화를 걸었다.

“아지자 씨, 잘했어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이제 경찰에 정식 고소장을 제출할게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진들은 아직 못 찾았어요.”

“걱정 마세요. 사진은 증거가 아니에요. 사진이 유포되면 그때는 또 다른 죄목이 추가되는 거죠. 사르도르 씨도 그걸 알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못할 거예요.”

아지자는 안도했다.

며칠 후, 그녀는 동생 닐루파르와 함께 카페에 앉아 있었다. 닐루파르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언니, 힘내. 나는 언니 편이야.”

“고맙다, 닐루파르. 너는 나처럼 되지 마.”

“걱정 마, 언니. 나는 달라.”

두 자매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고소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 후,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르도르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컴퓨터, 서류, 핸드폰. 증거가 나올지 기다리는 일이었다. 형사가 아지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지자 씨, 사르도르 씨의 컴퓨터에서 피해자들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당신의 사진도 있었어요.”

“그게 증거가 되나요?”

“네. 충분히. 그리고 후원자들의 명단도 있었어요. 그들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아지자는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며칠 후, 사르도르가 체포되었다. 뉴스에 보도되었다. ‘모델 에이전시 사장, 성착취 혐의로 체포’. 아지자는 그 뉴스를 보며 미소 지었다.

몇 달 후, 재판이 시작되었다.

아지자는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사르도르가 어떻게 접근했는지, 어떻게 협박했는지, 어떻게 자신을 후원자들에게 팔아넘겼는지.

“피고인은 제게 ‘네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저는 두려워서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사르도르의 변호인이 반박했다. “당신은 자발적으로 계약한 것 아닙니까? 모델 일을 하고, 돈을 받고, 후원자들도 당신이 만나기로 한 사람들입니다.”

“사진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사진이 없었다면, 저는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법정은 조용해졌다.

재판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다른 피해자들도 증언대에 섰다. 그들 중에는 아지자보다 어린 여자도 있었다.

마지막 날, 판사가 선고를 내렸다. “피고인 사르도르, 징역 10년.”

법정이 술렁였다. 아지자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 옆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다. 아버지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잘했어, 딸아.”

재판이 끝난 후, 아지자는 심리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상담사는 그녀에게 말했다. “아지자 씨, 당신은 피해자입니다. 당신이 잘못한 게 없어요. 당신은 용기 있는 사람이에요.”

“정말인가요? 저는… 제 욕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건데…”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문제는 그 욕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쁜 거예요.”

아지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더 이상 과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대학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학점도 예전보다 좋아졌다.

어느 날, 그녀는 닐루파르와 함께 카페에 앉아 있었다.

“언니, 앞으로 뭐 할 거야?”

“글쎄… 변호사가 될까 생각 중이야. 나 같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변호사.”

“좋은 생각이다. 언니는 할 수 있어.”

아지자는 미소 지었다. 이번에는 진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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