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잔혹사 남아프리카공화국편 #001] 권력의 방패 아래 짓밟힌 영혼 – 4-2화: 작은 저항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4-2화: 작은 저항

타라는 카마우의 제안을 듣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을 피한 채 커피 잔만 내려다보았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할게요.”

카마우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변했다. 그는 미소를 지우고 타라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시 한 번 말해봐.”

“리노를 끌어들이는 건… 못하겠어요. 저도 당했는데, 어떻게 다른 애를 그렇게 만들어요.”

그 말을 내뱉는 순간, 타라는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짜 두려움이었다. 카마우는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타라, 너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것 같네. 내가 너한테 선택권을 준 게 아니라, 기회를 준 거야. 너도 잘 알잖아. 여기서 버티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날 이후로 타라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카마우는 더 이상 부드럽게 대해주지 않았다. 약의 양을 줄였고, 부모님과의 통화 횟수도 주 1회로 제한했다. 밤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성향도 조금씩 거칠어졌다. 타라는 그 대가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특히 한 명의 남자가 자주 왔다. 50대 중반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였다. 그는 타라가 조금이라도 내키지 않는 기색을 보이면 팔을 세게 움켜쥐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착하게 굴라”는 말이 그의 입버릇이었다. 타라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예전 같으면 울었을 상황에서도, 이제는 그저 눈을 감고 버티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반항의 대가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어느 날 밤, 타라가 너무 지쳐서 손님의 요구를 제대로 따르지 못하자, 카마우는 그녀를 다시 지하 냉동창고에 가두었다. 이번에는 18시간 동안이었다. 영하의 온도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자니, 이전처럼 격렬한 공포는 들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버텨봤자 뭐가 달라지나’ 하는 허무한 생각만 반복되었다.

리노를 유인하지 않은 지 9일째 되던 날, 카마우가 다시 찾아왔다. 그는 타라 앞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말했다.

“너 때문에 내가 손해를 좀 봤어. 리노는 다른 애가 데려왔지만, 너는 이제 신뢰를 잃었거든. 그래서 방법을 바꿀 거야.”

그 방법이라는 건, 타라를 ‘시범 케이스’로 다른 여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카마우는 새로운 여대생 한 명을 별장으로 데려왔다. 21살, 이름은 ‘지나’였다. 지나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타라는 일부러 그녀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카마우는 지나에게 일부러 타라의 상황을 보여주며 말했다.

“저 애가 처음엔 너처럼 반항했어.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봐.”

지나는 타라를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타라는 그 눈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했다. 자신이 지나에게 ‘경고’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리노를 데려오지 않은 것보다 더 괴로웠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내가 또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건 하지 않겠다’는 작은 결의만이 그녀를 버티게 했다.

그 후로 타라의 생활은 더 고립되었다. 낮에는 거의 혼자 지냈고, 청소와 빨래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약도 최소한으로만 주어졌다. 밤이 되면 찾아오는 남자들의 수도 줄었지만, 대신 한 명 한 명이 더 오래, 더 거칠게 그녀를 대했다. 타라는 그 시간 동안 점점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지는 걸 느꼈다. 아픈 건 아팠지만, 마음이 그 고통을 멀리 밀어내고 있었다.

어느 늦은 밤, 타라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달빛이 철창에 부딪혀 이상한 무늬를 만들었다. 그녀는 조용히 생각했다.

‘내가 리노를 데려왔다면, 지금쯤 나는 좀 더 편했을까. 약도 더 먹고, 부모님과도 더 자주 통화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그게 정말 나은 삶일까.’

그녀는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작은 반항이었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마지막 남은 자존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이 반항이 자신을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카마우는 가끔 와서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더 이상 미소를 짓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눈으로 타라를 관찰하며 말했다.

“너는 아직도 깨닫지 못했구나. 여기서는 반항하는 게 용기가 아니라, 그냥 바보짓이라는 걸.”

타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녀의 작은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저항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는, 그녀 자신도 알지 못했다.

요하네스버그의 밤은 오늘도 변함없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별장 안, 타라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또 다른 방식으로 무너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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