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이식쿨의 푸른 봄
파직—.
가축용 전기 충격기의 푸르스름한 불꽃이 그녀의 팔뚝에 닿았다. 순간, 온몸의 근육이 제멋대로 뒤틀렸다. 허벅지가 의자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녀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도 들어본 적 없는, 금속성의 찢어지는 소리였다.
경비원이 충격기를 떼자, 근육이 풀리며 그녀의 몸이 의자에 축 늘어졌다. 호흡이 난잡하게 오갔다. 그녀의 오른팔에는 동전 크기의 붉은 화상 자국이 생겨 있었다. 살갗에서는 오존과 탄 냄새가 뒤섞여 올라왔다.
무라트는 그녀의 앞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충격기가 들려 있었다. 전극 끝이 미세한 푸른 빛을 내며 파직거렸다.
“다시 묻지. 내일 아침, 감사관에게 전화하겠다고 약속해.”
아이게림은 입술을 깨물었다. 입 안에서 피 맛이 번졌다. 시야는 눈물과 땀으로 흐려져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바키트. 계산기. 감사관의 차가운 눈빛. 이바노브나가 내일 아침 영장을 들고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지금 이 순간 굴복하면, 내일 아침 이바노브나 앞에서 거짓말을 해야 한다. 증거는 덮어질 것이고, 그녀의 진실은 물거품이 된다. 바키트의 3년은 헛된 기다림이 된다.
그러나 그녀가 버틴다면. 그녀가 지금 이 고통을 견뎌낸다면, 내일 아침 이바노브나는 영장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입술이 떨렸다. 그녀는 떨리는 입술을 열어 입안에 고인 핏물을 무라트의 구두 앞에 뱉어냈다. 붉은 침이 가죽 위에 떨어져 흩어졌다.
“안 해.”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고, 숨은 가빴지만, 그 말은 또렷했다.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충혈된 눈으로 무라트를 올려다보았다.
“그 전화가… 네 유서가 될 거야.”
무라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그가 지금까지 아이게림에게서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분노도, 공포도 아닌, 미세한 당혹감. 그는 그녀가 끝내 무릎 꿇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서는 더 이상 굴복의 빛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충격기를 들어 올렸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네가 후회하게 될 거야.”
두 번째 충격이 그녀의 옆구리에 꽂혔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비명이 천장에 부딪혀 울렸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말을 번복하지 않았다. 정신이 흐려지고, 시야가 좁아지고, 몸이 더 이상 그녀의 통제를 듣지 않는 순간까지도.
그녀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였다.
이바노브나는 약속을 지켰다.
아침 9시 정각, 그녀는 비슈케크 본청의 전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협곡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GKNB 특수 부대가 그녀와 함께였다. 군용 트럭 세 대가 정문을 박살 내고 들어왔다. 무장한 요원들이 본관과 사택, 그리고 신도들의 막사를 동시에 급습했다.
지하 방에서, 무라트는 충격기를 내려놓고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특수 부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그의 얼굴은 더 이상 냉정하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오직 공포만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카디르는 사택 지하 통로를 통해 도주하려 했지만, 이바노브나가 미리 확보해 둔 협곡 동쪽 출구에서 대기 중이던 요원들에게 체포되었다. 그의 호화로운 실크 가운은 진흙에 엉망이 되었고, 그의 썩은 이빨이 드러난 입에서는 더 이상 설교가 아니라 욕설이 흘러나왔다.
아이게림은 구급대원들에 의해 지하 방에서 구조되었다. 그녀의 팔뚝과 옆구리에는 여러 개의 화상 자국이 남아 있었고, 몸은 심한 탈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녀의 의식은 또렷했다. 들것에 실려 복도를 빠져나가던 중, 그녀는 현장을 지휘하던 이바노브나를 알아보고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
“국장님…”
이바노브나가 들것을 멈추게 하고 그녀 곁에 쪼그려 앉았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이 아이게림의 상처를 훑었다.
“더 말하지 마요. 지금은 몸을 추스르는 게 먼저예요.”
“아니에요… 지금 말해야 해요.”
아이게림은 힘겹게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계산기… 지하 1층 옛 사무실 책상 서랍 속에 있어요. 뒷판 안에 증거가 들어 있어요. 반드시… 반드시 찾아주세요.”
이바노브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이게림의 손을 잠시 잡았다. 그녀의 손은 건조하고 따뜻했다.
“내가 직접 가서 찾을게요. 반드시 확보합니다. 그러니 이제 그 걱정은 접어도 좋아요.”
그녀는 일어서서 부하 요원들에게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아이게림은 들것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눈을 감았다. 구급차의 붉은 경광등이 그녀의 감긴 눈꺼풀 위로 깜빡였다.
수사는 8개월 동안 이어졌다. 아크 초쿠 교단의 전모가 세상에 드러나자, 키르기스스탄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인신매매, 장기 밀매, 자금 세탁, 성착취, 탈세, 그리고 10년에 걸친 조직적인 범죄 행위가 하나하나 밝혀졌다.
진압 직후, 이바노브나가 직접 지하 1층 옛 사무실로 내려갔다.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서 그녀가 찾아낸 낡은 CASIO 계산기. 뒷판을 열자 그 안에는 빼곡히 적힌 암호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그 작은 종이 한 장이 수사 전체를 관통하는 스모킹 건이 되었다. TS-7 코드의 해독은 국제 인신매매 네트워크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 단서였다.
아이게림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그녀는 자신이 모은 모든 증거를 제출했고, 자신이 가담한 모든 불법 행위를 자백했다. 그녀의 증언은 카디르와 무라트, 그리고 그들의 해외 공범들을 기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법원은 그녀의 강요된 가담과 피해자로서의 정황을 인정했다. 그녀는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을 면제받았다. 대신, 그녀는 국가 범죄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새 신분, 새 주거지, 그리고 일정 기간의 생계 지원.
바키트는 체포되지 않았다. 그는 협곡 동쪽 오솔길에서 아이게림을 기다리다 특수 부대의 진입을 목격하고, 그들의 안내를 받아 무사히 협곡을 빠져나왔다. 그는 오랜 협력과 증거 제공을 인정받아 모든 혐의를 면제받았다. 법정 밖에서 그가 아이게림을 만났을 때,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대신, 그는 그녀에게 작은 천 뭉치를 건넸다. 그가 3년 동안 품고 다녔던, 아내와 딸의 흑백 사진이었다.
“이제 놓아주려고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지만, 그 안에는 더 이상 슬픔만이 담겨 있지 않았다. 평화가 스며 있었다.
카디르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무라트는 징역 22년. 교단의 고위 간부들은 각각 5년에서 15년의 형을 받았다. 아크 초쿠의 방주는 완전히 와해되었고, 협곡의 시설들은 정부에 의해 폐쇄되었다.
석방된 지 두 달 후, 아이게림은 비슈케크 서부의 새로운 아파트에 정착했다.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이 제공한 작지만 깨끗한 원룸이었다. 창문에는 쇠창살이 없었고, 현관문은 안쪽에서도 열 수 있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스스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새 직장은 비슈케크 시내의 한 소규모 NGO 단체의 회계 담당이었다. 그 NGO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곳이었다. 그녀의 상사는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실력과 성실함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매일 숫자를 정리하고, 지원금을 배분하고, 피해자들의 정착을 돕는 서류를 처리했다. 그 숫자들은 더 이상 누군가의 피를 닦는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를 돕는 숫자였다.
가족과의 재회는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녀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빚쟁이들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녀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어머니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핏기가 돌았다. 동생 누르술탄은 요양원에서 퇴원하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매주 찾아가 손을 잡아 주자 그의 상태는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동생의 머리맡에서 속삭였다.
“내가 돌아왔어. 이제 괜찮아.”
그 말은 동생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바키트는 비슈케크를 떠나기 전에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들렀다. 그는 남쪽의 작은 마을로 이주하여 목축 일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했다.
“당신은 강한 사람이에요.”
그가 말했다. 아이게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나는 강하지 않아요. 나는 그저… 버텼을 뿐이에요.”
“그게 강한 거예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녀는 그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가 사라진 골목 끝에서, 봄 햇살이 따뜻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1년 후, 4월의 어느 주말, 아이게림은 오랜만에 혼자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이식쿨 호수였다. 천산산맥 북쪽 기슭에 자리 잡은 거대한 호수. 그곳은 그녀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던 곳이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려 호숫가에 서자, 드넓은 푸른 물빛이 그녀를 반겼다. 호수는 잔잔했고, 수평선 저편으로는 눈 덮인 천산 봉우리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뜻했다. 봄이었다.
그녀는 호숫가의 작은 벤치에 앉아 계산기를 꺼냈다. 진압 당시 이바노브나가 지하 서랍에서 찾아내 증거로 채택되었다가, 사건 종결 후 그녀에게 반환된 낡은 CASIO 계산기. 깨진 화면과 낡은 버튼의 그 계산기를, 그녀는 여전히 가지고 다녔다.
그녀는 계산기의 뒷판을 열었다. 메모지는 더 이상 거기에 없었다. 대신, 그녀는 작은 종이를 새로 준비해 왔다. 거기에는 그녀가 새로 쓴 글씨가 적혀 있었다.
‘누르술탄의 약값. 어머니의 이사 비용. 바키트의 편지 주소.’
그녀는 그 종이를 접어 계산기 뒷판 안에 밀어 넣고, 덮개를 닫았다. 이제 이 계산기는 더 이상 증거를 숨기는 곳이 아니었다. 그녀가 살아가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들을 담은, 작은 보관함이었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호수를 바라보았다. 왼쪽 어깨에는 여전히 무라트에게 맞은 흉터가 남아 있었다. 팔을 들어 올릴 때면 뻣뻣한 통증이 느껴졌고, 비가 오는 날이면 쑤셨다. 밤에는 가끔 악몽을 꾸기도 했다. 천산의 그림자는 그녀에게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그림자 속에 살지 않았다. 그녀는 그림자를 등지고, 빛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이식쿨의 푸른 물결이 봄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호숫가로 걸어갔다. 신발을 벗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갔다. 물은 생각보다 차가웠지만, 그 차가움은 더 이상 그녀를 얼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천산의 만년설은 여전히 멀리서 빛나고 있었지만, 이제 그 빛은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저 아름다울 뿐이었다.
그녀는 미소 지었다.
처음이었다. 1년 6개월 만에, 그녀가 진심으로 지은 미소였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말했다.
“엄마, 나 여기 이식쿨이에요. 호수가 정말 예뻐요. 다음에는 같이 와요.”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나,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 말은 이번에는, 동생에게도 자신에게도 아닌, 정말로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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