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그림자 브라질편 #001] Golpe do Amor – 3화: 균열의 순간

3화: 균열의 순간

여섯째 날 아침, 루카스는 발소리에 잠이 깼다.

철문 너머에서 복면 괴한 둘이 들어왔다. 매일 아침 되풀이되는 빵과 물컵 배달이었다. 덩치 큰 남자가 쟁반을 바닥에 내려놓는 동안, 마른 남자는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루카스는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그 동작을 눈으로 쫓았다.

마른 남자의 손에 들린 폰은 루카스의 아이폰이 아니었다. 브루누가 매일 밤 들고 오는 그것과는 다른, 액정이 깨진 저가형 안드로이드였다. 마른 남자는 무료 와이파이망에 접속한 상태였고, 데이팅 앱 화면을 스크롤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물컵을 집어 들며 그 장면을 뇌리에 새겼다. 이 지하 밀실에는 와이파이가 잡힌다는 것. 그리고 부하들은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 두 가지 사실이 동시에 입력되었다.

빵을 씹는 동안에도 그의 머릿속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닷새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스마트폰을 손에 쥔 적이 없었다. 페이스ID 인증을 위해 얼굴을 들이밀 때면 브루누가 폰을 단단히 쥐고 있었고, 이체 확인 버튼을 누를 때면 부하가 그의 검지만을 잡아 화면에 갖다 댔다. 폰 자체가 그의 손에 쥐어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마른 남자가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모습을 보며 루카스는 한 가지 사실을 재확인했다. 브루누는 자신의 아이폰을 완벽하게 장악했다고 믿고 있다는 것. 은행 앱의 잠금을 풀고,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를 실행하는 것까지. 그 모든 과정에 루카스의 생체 인증만 필요할 뿐, 정작 루카스 본인의 손은 필요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는 것.

그 믿음이 유일한 틈이었다.

여섯째 날 밤. 브루누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들어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그가 플라스틱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말했다. 손에는 루카스의 아이폰이 들려 있었다. “네 투자 계좌가 오늘 완전히 청산돼. 축하해. 이제 진짜로 월급 통장만 남았어.”

덩치 큰 남자가 루카스를 의자에 묶었다. 이제는 의식처럼 굳어진 동작이었다. 손목을 팔걸이에 고정하고, 발목을 의자 다리에 묶고, 머리채를 움켜쥐어 얼굴을 정면으로 고정시키는 것까지. 루카스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할수록 머리채가 더 세게 당겨질 뿐이라는 것을 닷새 동안 배웠다.

페이스ID가 작동하고 이타우 은행 앱이 열렸다. 브루누가 투자 계좌 메뉴로 진입했다. 펀드 잔액이 표시되었다. 18,230헤알.

“오늘은 좀 특별하게 할까?” 브루누가 말했다. “픽스 한도는 이미 저녁에 다 썼고… 펀드 청산 금액은 별도 출금이 가능하니까. 전액.”

마른 남자가 숫자를 입력했다. 18,230헤알 전액. 덩치 큰 남자가 루카스의 검지를 잡아 확인 버튼으로 밀어 올렸다. 이체 완료 알림음이 울렸다. 그 소리는 이제 루카스에게 청각적 고문이 되어 있었다. 뇌리에 아로새겨진 그 짧은 전자음은, 밤마다 귀에서 사라지지 않고 맴돌았다.

“이제 월급 통장만 남았네.” 브루누가 잔액 화면을 띄우며 말했다. 49,000헤알. “하루에 만오천에서 이만 헤알씩 나가니까… 한 사흘?”

그는 권총을 꺼내 이번에는 직접 루카스의 관자놀이에 갖다 댔다. 금속의 냉기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사흘 뒤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어때?”

루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눈을 감았다. 눈꺼풀 안쪽에서, 지난 닷새 동안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그리고 지웠던 시나리오가 다시 떠올랐다. 고객센터 아이콘. 스크롤을 내려 ‘사고 신고’ 탭. 그 아래 숨겨진 서브메뉴. 위급 상황 신고 모드. 위치 추적 백도어. 그리고 그 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네 번의 화면 터치.

그가 가진 단 하나의 무기는, 브루누가 이 기능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체가 끝난 직후, 브루누는 항상 잠시 방심했다.

“사흘이라는 시간을 네게 주는 거야.” 브루누가 권총을 거두며 말했다. “감사해야 할 걸?”

이체가 끝나고 부하들이 루카스의 결박을 풀던 순간, 철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이사벨라가 문간에 서 있었다.

오늘은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처럼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무심하게 구석에 기대는 대신, 그녀는 방 안으로 한 걸음 들어왔다. 탱크톱 차림에 손에는 아이폰이 들려 있었지만, 화면은 꺼져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루카스를 향하고 있었다.

“브루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번 건 말인데.”

브루누가 고개를 돌렸다. “뭘?”

“그의 아파트.”

루카스의 몸이 굳어졌다.

“월세 보증금이랑 보증보험. 월세 계약서에 따라 다를 텐데, 보통 3개월치 월세를 예치해 놓잖아. 그 돈도 찾을 수 있어. 그리고 아파트 안에 있는 물건들도.”

루카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사벨라가 제안한 것은 단순한 Pix 이체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녀는 루카스의 집을 털고, 임대차 계약서를 뒤지고, 보증금까지 찾아내자고 말하고 있었다.

브루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보증금은 계약 해지해야 나오는 거 아냐?”

“계약서만 있으면 돼. 네 이름으로 계약을 승계하든지, 아니면 집주인을 협박하든지. 방법은 많아.”

브루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한데.”

둘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덩치 큰 남자는 루카스의 손목에서 케이블 타이를 풀고 있었다. 마른 남자는 이미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방 안에는 브루누, 이사벨라, 덩치 큰 남자, 그리고 루카스. 네 사람이었다.

루카스는 이사벨라를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그러나 무언가가 달랐다. 평소라면 그녀는 그냥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만 스크롤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직접 의견을 내고, 브루누의 계획에 개입하고 있었다.

“이사벨라.” 루카스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쉰 데다 갈라져 있었다. “너는… 너는 대체…”

이사벨라가 그를 바라봤다. 그 눈빛 속에는 여전히 연민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무심함 너머에 아주 잠시, 무언가 다른 것이 스쳐 지나갔다. 루카스는 그 미세한 균열을 포착했다.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해?” 이사벨라가 물었다.

“…그래.”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브루누에게로 돌렸다. “확인해볼 거야?”

브루누가 어깨를 으쓱였다. “내일 생각해보지. 오늘은 늦었어.”

그가 철문을 열고 나가자 이사벨라도 뒤를 따랐다. 문이 닫히기 직전, 그녀는 이번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루카스는 확신했다. 방금 그녀의 제안은, 표면적으로는 브루누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 안에는 다른 계산이 섞여 있었다.

밤이 깊었다.

형광등이 꺼진 지 한참이 지났을 무렵, 루카스는 철문 바깥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브루누의 목소리, 부하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축구 중계. 코린치안스 대 상파울루의 주말 경기였고, 부하들은 맥주를 마시며 경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방 안을 서성였다. 양동이 냄새에 이미 코는 무뎌져 있었고, 손발의 감각은 영양실조로 인해 약간 둔해져 있었다. 그러나 머리는 맑았다. 닷새 만에 처음으로, 그의 머릿속에서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시뮬레이션을 시작했다. 오른손 엄지가 허공에서 움직였다. 첫 번째 터치. 고객센터 아이콘. 두 번째 터치. 메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 ‘사고 신고’ 탭 정확히 지점. 세 번째 터치. 서브메뉴에서 ‘위급 상황 신고’ 항목. 네 번째 터치. 최종 확인 버튼.

그것이 전부였다. 네 번의 터치. 8초에서 10초 사이. 만약 화면이 한 번이라도 버벅이거나, 손가락이 미끄러지거나, 중간에 덩치 큰 남자의 시선이 아이폰 쪽으로 돌아간다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하지만 그 네 번이 성공하는 순간,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한다. 첫째, 계좌 동결. 둘째, GPS 좌표가 상파울루 경찰청 사이버 범죄 수사대 서버로 실시간 전송. 셋째, 미리 등록된 긴급 연락처로 구조 요청 메시지 발송.

문제는 그 네 번의 터치를 실행할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체가 끝난 직후, 브루누가 방에서 나가고 덩치 큰 남자가 결박을 푸는 그 짧은 순간. 바로 그 틈이 유일한 기회였다. 오늘처럼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덩치 큰 남자조차 서둘렀다. 경기 후반전을 놓치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서두르는 손, 분산된 시선. 루카스는 그 틈을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일곱째 날 밤.

이날은 평소보다 더 많은 금액이 빠져나갔다. 브루누는 Pix 한도 5,000헤알 외에, 이사벨라의 제안대로 월세 보증금을 알아보기 위해 루카스의 이메일과 클라우드 저장소를 뒤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임대차 계약서 스캔본을 찾아냈고, 보증금이 10,500헤알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늘은 이걸로 끝이 아니야.” 브루누가 말했다. “보증금은 계약 해지가 필요하니까 내일 처리하고… 오늘은 일단 남은 돈부터.”

이날 밤, 월급 통장에서 20,000헤알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Pix 일일 한도 5,000헤알에 더해, 월급 통장 자체의 추가 한도 내 출금으로 15,000헤알이 더해진 금액이었다.

잔액: 29,000헤알.
남은 날짜: 내일이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이체가 끝나고, 평소와 같은 패턴이 시작되었다. 마른 남자가 먼저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브루누는 권총을 허리춤에 꽂고 복도로 나서며 덩치 큰 남자에게 말했다. “풀어주고 문 잠가.”

철문이 열리고 닫혔다. 방 안에는 루카스와 덩치 큰 남자 둘만 남았다.

덩치 큰 남자는 평소처럼 무심하게 루카스의 뒤로 돌아가 손목의 케이블 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그가 루카스의 등 뒤에 서서 양손을 사용하는 그 순간, 루카스의 아이폰은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브루누가 나가기 전에 거기에 던져둔 것이었다.

덩치 큰 남자는 아직 결박을 다 풀지 않았다. 그의 손이 루카스의 손목에서 타이를 풀고 있는 동안, 아이폰은 침대 매트리스 위에 무방비로 놓여 있었다. 1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

루카스의 심장이 갈비뼈 안에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위해 그는 닷새를 기다렸다. 덩치 큰 남자의 시선이 자신의 손목에 쏠려 있는 지금, 아이폰을 집어 들고 네 번의 터치를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10초. 아니면 그보다도 짧을 것이다.

만약 실패하면? 브루누는 바로 복도에 있었다. 비명 한 번이면 그가 권총을 들고 들어올 것이고, 루카스는 그 자리에서 머리에 총알을 맞을 것이다. 남은 돈도 포기한 채, ‘문제가 생긴 상품’을 제거하는 편을 택할 만한 인물이었다.

만약 성공하면? 위급 상황 신고가 접수되고, 계좌가 동결되고, GPS 좌표가 경찰에 전송된다. 그러나 파벨라의 이 지하 밀실까지 경찰이 도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브루누가 그 사이에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신고가 실제로 작동할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 이론상의 기능일 뿐, 실제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해본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덩치 큰 남자가 첫 번째 타이를 풀었다. 루카스의 오른손이 자유로워졌다.

그 순간, 루카스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하나는, 지금 당장 아이폰을 집어 들고 10초 안에 네 번의 터치를 완료하는 것. 들키면 죽는다. 실패해도 죽는다. 그러나 성공한다면, 경찰이 이곳의 좌표를 확보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저 남은 잔액이 바닥나는 대로, 브루누가 말한 ‘제삿날’을 기다리는 것. 그러나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사벨라의 제안, 브루누의 변덕, 혹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개입할 수도 있었다.

덩치 큰 남자가 왼쪽 손목의 타이로 손을 옮겼다. 시간이 움직이고 있었다. 루카스의 오른손이 자유로워진 지금, 아이폰은 여전히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그가 숨을 들이켰다.

🧭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이제 당신이 루카스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 [선택 1] 루카스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브루누의 시스템에 순응합니다. 남은 잔액이 빠져나가는 대로 운명에 맡기며, 혹시 모를 변수나 이사벨라의 균열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 [선택 2] 루카스가 지금 이 순간, 자유로워진 오른손으로 아이폰을 집어 들고 위급 상황 신고를 시도합니다. (무료)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루카스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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