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그림자 – 우간다 편 #001] 침묵의 성역 – 6-2화: 캄팔라의 벽

6-2화: 캄팔라의 벽

오전 10시 17분. 캄팔라 외곽.

도요타가 도시 경계를 넘었을 때, 연료 게이지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조셉은 주유소를 찾아 차를 세웠다. 로다가 주머니에서 마지막 남은 구겨진 지폐를 꺼냈다. 5,000실링. 기름을 가득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반만 넣어.”

주유소 직원이 기름을 주입하는 동안, 에스더가 뒷좌석에서 내렸다. 그녀는 신발을 신지 않았다. 맨발로 콘크리트 바닥에 섰다. 도시 사람들이 그녀의 흰 옷과 맨발을 힐끗 보았다. 그녀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2년간의 침묵이 그녀의 피부를 두껍게 만들었다.

조셉은 공중전화 부스를 찾았다. 동전을 넣고, 2년 전 해고당하기까지 매일 출근했던 신문사 번호를 눌렀다. 이스트 아프리카 데일리.

“사회부 오피스입니다.”

“음웬다 국장님 계십니까. 조셉 오켈로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짧은 침묵. 그리고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셉? 2년 만이군. 무슨 일인가.”

“국장님, 들어주십시오. 북부 농장 지대에서 집단 살인 계획이…”

“잠깐, 조셉. 지금 편집장이 바뀌었네. 나도 자네를 돕고 싶지만, 지금은 내 권한이 아니야. 게다가 자네가 해고된 이후로 여기 사정도 많이 변했어.”

“국장님.”

“미안하네. 다른 신문사를 찾아보게.”

전화가 끊겼다.

조셉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2년 전 정권 비판 기사를 썼을 때, 그를 해고한 것은 편집장이 아니라 신문사 뒤편의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그리고 그 손은 여전히 그를 외면하고 있었다.

오전 11시 40분. 시내 중심가.

두 번째 신문사. 위클리 인디펜던트. 작은 독립 신문이었다. 조셉은 로다와 에스더를 차에 두고 혼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로비는 좁았다. 접수원도 없었다. 복도 끝에서 담배 연기가 흘러나왔다.

문을 열자, 30대 남자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앉아 있었다. 천장 선풍기가 끽끽거리며 돌고 있었다.

“무슨 일이시오.”

“기사를 제보하러 왔습니다. 북부에서 집단 살인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남자는 발을 내리고 의자에 똑바로 앉았다. “누구한테 들은 거요.”

“직접 목격했습니다. 저는 그곳에 3주간 잠입해 있었습니다.”

조셉은 수첩을 꺼내 탁자 위에 펼쳤다. 멸망의 날 계획서 내용. 통화 기록. 신도 명단. 환풍구 설계도. 모든 것을 기록한 페이지.

남자는 수첩을 집어 들고 몇 페이지를 넘겼다. 그의 표정이 변했다. 처음에는 호기심, 그리고 의심, 마지막에는 불편함.

“이거… 꽤 구체적이군요. 그런데 말이오, 이 엘리야라는 사람이 누군데.”

“성스러운 침묵의 성역이라는 교단의 교주입니다. 4월 4일, 내일입니다. 신도 전원을 기도실에 가두고 등유를 부어 불태울 계획입니다.”

“내일? 지금이 4월 3일이오. 내일이면…”

“그래서 급합니다. 기사를 써주십시오. 보도만 나가면 경찰이 움직일 겁니다.”

남자는 수첩을 덮고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오. 정말 좋아해. 하지만 문제는 증거요. 이 수첩은 당신의 필체일 뿐이야. 법원에서 쓸 수 있는 증거가 아니라고.”

“증인이 있습니다. 두 명.”

“당신과 함께 탈출한 사람들 말이오? 그들도 이해관계가 있는 증인이야. 객관적이지 않다고.”

남자는 담배를 비볐다.

“하나 묻겠소. 경찰에는 가봤소.”

“작은 마을 경찰서에는 갔습니다. 하지만 본부에는 아직.”

“그럼 경찰부터 가시오. 경찰이 움직이면 우리도 기사를 쓸 수 있소. 경찰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도 쓸 수 없고.”

오후 1시 25분. 캄팔라 중앙 경찰서.

건물은 컸다. 3층 콘크리트 건물. 입구에는 경찰차 4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조셉은 로다와 에스더를 데리고 정문으로 들어갔다. 로비에는 민원인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아기를 업은 여자, 서류를 든 노인, 수갑 찬 남자.

데스크에 앉은 경찰관에게 말했다.

“살인 예고 사건을 신고하러 왔습니다.”

“어디서.”

“북부 농장 지대. 성스러운 침묵의 성역.”

경찰관은 서류를 한 장 꺼내 밀었다. “여기에 적으시오. 사건 개요, 발생 예정 일시, 용의자 인적 사항.”

조셉은 펜을 들었다. 3주 전, 기자로서 수첩에 기록하던 펜이었다. 지금은 경찰 신고서를 작성하는 펜. 15분 동안 모든 것을 적었다. 엘리야 무투카의 이름. 멸망의 날 계획. 환풍구 봉쇄. 등유 60리터. 4월 4일 부활절 일요일.

신고서를 건네자, 경찰관은 그것을 읽지 않고 옆 서류 더미 위에 올렸다.

“접수되었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검토할 시간이 없습니다. 내일입니다. 내일 아침이면 20명이 죽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겠군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예방적 개입이 어렵습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증거가 여기 있는데.”

“증거는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증거입니다. 지금은 그냥… 예고장일 뿐입니다.”

경찰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엘리야의 그것과 닮은 무표정이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공통된 표정.

조셉은 신고서를 내려놓은 손을 주먹 쥐었다. 풀었다. 그리고 돌아섰다.

오후 3시. 도요타는 중앙 공원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

세 사람은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창문을 열어도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다. 캄팔라의 오후는 무더웠다. 로다는 조수석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도시의 소음이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경적 소리, 행상인의 외침, 오토바이 엔진 소리. 2년 만에 듣는 세상의 소리였다.

에스더가 뒷좌석에서 입을 열었다.

“이제 어떻게 해.”

목소리는 여전히 낯설었다. 그녀는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목청을 확인하는 듯한 톤이었다.

“모르겠다.”

조셉은 핸들을 잡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등에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지하 벌방의 녹슨 쇠창살에 찢긴 자리. 그 상처를 보며 생각했다.

신문사도, 경찰도 움직이지 않았다. 외부의 도움은 없었다. 내일 아침, 농장에서는 20명이 죽을 것이다. 에스더의 말대로라면, 그들은 진심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진심이었기 때문에 더 끔찍한 살인이었다.

“돌아가야 해.”

로다가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

“나 혼자 돌아간다. 너희는 여기 안전한 곳에 있어.”

“무슨 소리야. 돌아가면 너도 죽어.”

“환풍구를 열어뒀다. 하지만 엘리야가 예비 등유를 찾아내면 모든 것은 원래대로야. 그가 직접 확인하기 전에 막아야 해.”

에스더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어떻게. 혼자서 엘리야를 어떻게 막을 건데.”

조셉은 수첩을 꺼내 마지막 페이지를 찢었다. 거기에 적힌 주소. 작은 마을 경찰서에 신고서를 접수할 때 받은 사본의 번호. 그리고 위클리 인디펜던트의 편집자에게서 받은 명함.

“내가 돌아가서 막지 못하면, 너희가 이 번호들에 전화해. 신문사, 경찰서, 그리고… 여기.”

수첩에서 다른 페이지를 찢어 로다에게 건넸다. 하산이 남겼던 국제기구 연락처. 우간다에는 없지만, 그래도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다.

로다는 종이를 받아들고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눈이 붉어졌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지하 벌방에서 울음을 다 써버린 사람이었다.

“나는… 나도 같이 갈게.”

“안 돼. 너는 에스더를 지켜줘. 그리고 만약 내일 해질 때까지 연락이 없으면, 이 번호들에 전화해. 내가 실패했다는 뜻이니까.”

에스더가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녀는 차 앞으로 걸어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캄팔라의 하늘은 넓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녀는 돌아서서 조셉을 보았다.

“나는 거기서 2년을 기다렸어. 죽음을 기다렸어. 이제 와서 너 혼자 가겠다고.”

“에스더…”

“가. 하지만 기억해.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직접 거기로 갈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다. 분노였다. 2년간의 침묵 속에서 쌓아온 분노가 비로소 목소리를 찾은 것이었다.

조셉은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돌아올게. 반드시.”

오후 5시 50분. 해가 기울고 있었다.

조셉은 도요타의 연료 게이지를 확인했다. 반 칸. 북부까지 5시간.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야 했다.

로다가 차창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팻말을 꺼내 들었다. 침묵의 성역에서 가져온 마지막 팻말이었다. 거기에 분필로 썼다.

‘별이 보이면, 우리를 생각해.’

조셉은 팻말을 받아 조수석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시동을 걸었다.

“에스더를 부탁해.”

로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이 다시 한 번 창문에 닿았다. 그리고 떨어졌다.

도요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미러 속에서 로다와 에스더의 모습이 작아졌다. 에스더는 여전히 하늘을 보고 있었다. 로다는 그녀의 옆에 서서, 손을 잡았다.

캄팔라의 거리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향하는 도로. 비포장 길이었다. 차체가 요동쳤다. 조셉은 핸들을 꽉 쥐었다. 손목시계를 보았다. 오후 6시 12분. 내일 해가 뜨기 전에 농장에 도착해야 했다.

조수석에는 로다의 팻말이 놓여 있었다. ‘별이 보이면, 우리를 생각해.’

그 별을 보기 위해서라도, 그는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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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의 선택 – 당신은 어떤 길을 안내하겠습니까?

👉 [선택 1] 농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조셉은 결국 두려움에 무릎 꿇는다. 모든 것을 포기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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