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로도피의 봄
엘레나는 테오도르의 두 팔을 바라보았다. 그가 벌린 팔은 자비를 약속하는 듯 보였지만, 그녀의 귀에는 아직도 지하 2층의 파이프에서 울려 퍼지던 비명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비명을 기억했다. 한 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금속을 타고 흐르는 익숙한 합창. 테오도르의 약속은 거짓이었다. 그녀는 그의 입술이 움직이는 모양만으로도, 그가 한 번도 진실을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뒷걸음질 치며, 눈밭에 떨어뜨렸던 조율 핀을 다시 집어 들었다. 차가운 강철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다시 살아났다.
“엘레나! 안으로 돌아와!”
미하일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등을 돌려 산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맨발이 눈밭을 박차고, 그녀의 너덜너덜한 드레스가 바람에 휘날렸다.
테오도르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그가 손을 들자, 경비원들이 산장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문을 막아!”
스테판이 고함쳤다. 미하일이 문을 닫고 빗장을 걸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밖에서는 경비원들이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무거운 군화가 나무 문짝을 걷어차는 소리가 산장 안을 가득 채웠다.
“탄창이 얼마나 남았어?”
“두 개. 더는 못 버텨.”
스테판은 부상당한 팔을 움켜쥐며 이를 악물었다. 그의 왼팔 붕대는 다시 피로 젖어 있었다. 미하일은 벽난로 옆에 기대어 마지막 남은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엘레나는 그들 사이에 서서, 조율 핀을 단단히 쥐었다. 그녀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첫 번째 경비원이 문을 뚫고 들어왔다. 미하일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산장 안을 울렸다. 경비원이 쓰러졌다. 그러나 곧바로 두 번째, 세 번째 경비원이 그 뒤를 이었다.
경비원 한 명이 옆문으로 돌아 들어왔다. 엘레나는 그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오직 작은 조율 핀뿐이었다. 경비원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숙이며, 첼로를 연주할 때처럼 정확한 타이밍을 노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으려는 순간, 그녀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강철 핀이 그의 목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정확히 쇄골과 목동맥 사이의 좁은 틈. 첼로의 브릿지를 조율하던 그 정교한 손가락이 이제는 살아 있는 악기를 다루고 있었다. 경비원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두 번 찔렀다. 경비원이 바닥에 쓰러졌다. 엘레나의 손은 피로 젖어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냉정했다.
바로 그때, 산 아래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멀리서, 바람에 실려 희미하게. 그러나 점점 더 가까워지고, 더 커졌다. 하나가 아니었다. 둘, 셋, 여러 대의 사이렌이 산맥의 정적을 찢으며 울려 퍼졌다.
미하일이 창밖을 내다보며 소리쳤다.
“경찰이다! 소피아 중앙 직할 기동경찰대야! 국제앰네스티가 움직인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안도와 환희가 뒤섞여 있었다. 엘레나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배터리는 이제 5%. 그러나 그 5%가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경비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산장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도망칠지 싸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테오도르는 SUV 옆에 서서,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경찰 차량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처음으로 두려움이 스쳤다.
문이 열리고, 검은 제복을 입은 기동경찰대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경비원들을 제압했다. 테오도르는 도망치려 했지만, 두 명의 경찰관이 그를 붙잡았다. 그의 백색 가운이 진흙 속에 끌렸다. 그의 목에서 은제 X자 펜던트가 뜯겨져 나갔다.
기동경찰대는 수도원 전체를 장악했다. 그들은 지하 1층의 막사를 수색하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콘크리트 벽이 부서지고, 철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서 발견했다. 빅토리아. 데시슬라바. 그리고 엘레나가 본 적 없는, 이름 모를 여성들. 그들은 모두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차가운 돌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성수의 독성으로 인해 흐릿했지만, 빛이 들어오자 그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빅토리아가 가장 먼저 구조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충혈되어 있었고, 그녀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지만, 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엘레나… 엘레나 자매님은 어디 계세요.”
구조대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엘레나는 그 순간, 지상의 예배당에 서 있었다. 그녀는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조율 핀이 쥐여 있었다. 그녀는 여성들이 하나둘 지상으로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데시슬라바는 들것에 실려 나왔고, 그녀의 눈은 여전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명의 증거였다.
테오도르는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차에 실려 갔다. 그가 지나갈 때, 엘레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불꽃이 없었다. 그는 이제 그저 늙고 패배한 남자였을 뿐이었다.
“너는… 너는 내가 준 모든 것을…”
“당신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모든 것을 빼앗았을 뿐이에요.”
엘레나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녀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증오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제 자유로웠다.
봄이 왔다. 로도피 산맥의 눈이 녹고, 자작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수도원은 폐쇄되었고, 지하 2층의 독방들은 영원히 봉인되었다. 예배당의 X자형 십자가는 철거되어 증거물로 보관되었고, 백색 피아노는 사건 기록 사진 속에만 남아 있었다.
빅토리아는 플로브디프의 병원에서 회복 중이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점점 초점이 돌아오고 있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웃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었다. 데시슬라바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더 이상 허공을 향해 중얼거리지 않았다.
마리아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법정에서 마지막까지 엘레나를 저주했지만, 그녀의 저주는 이제 아무런 힘도 없었다.
스테판은 그의 동생과 재회했다. 동생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그는 더 이상 권총을 차지 않았다. 미하일은 산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플로브디프에 작은 목공소를 열었다.
그리고 엘레나.
5월의 어느 일요일, 소피아의 한 작은 콘서트홀. 무대 위에는 의자 하나와 보면대, 그리고 낡은 첼로 하나가 놓여 있었다. 첼로는 새것이 아니었다. 스테판과 미하일이 그녀를 위해 구입해 준 중고 악기였다. 나무에는 오래된 흠집이 있었고, 줄은 새로 갈았지만 페그에는 여전히 옛 주인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엘레나는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그녀는 더 이상 은빛 실크 드레스를 입지 않았다. 그녀는 평범한 검은색 연주복을 입고 있었고, 그녀의 목에는 더 이상 은제 펜던트가 걸려 있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는 첼로의 활이 쥐여 있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첼로를 무릎 사이에 끼웠다. 그녀의 왼손이 지판을 짚고, 그녀의 오른손이 활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난 6개월 동안의 모든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수도원의 첫인상. 지하 막사의 물방울 소리. 파이프를 타고 흘러내리던 비명. 백색 피아노의 녹슨 건반. 빅토리아의 눈물. 조율 핀의 차가운 촉감.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오른손이 활을 현에 댔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 프렐류드. 첫 음이 콘서트홀 안으로 울려 퍼졌다. 그 음은 더 이상 탁하지 않았다. 그 음은 더 이상 갇혀 있지 않았다. 그 음은 자유로웠다.
객석에는 스테판과 미하일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휠체어에 탄 빅토리아. 그리고 데시슬라바. 그녀의 눈은 여전히 약간 흐릿했지만, 그녀는 분명히 무대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연주가 계속되었다.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미뉴에트. 지그. 여섯 개의 악장이 차례로 흘러갔다. 각 악장은 마치 그녀가 걸어온 길을 말하는 듯했다. 슬픔. 저항. 절망. 희망.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리.
마지막 음이 콘서트홀의 천장으로 사라졌다. 잠시의 침묵. 그리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엘레나는 일어나 인사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것은 마리아의 미소도, 테오도르의 미소도 아닌, 그녀 자신의 미소였다. 그녀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진짜 미소였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소피아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로도피 산맥의 잔혹한 겨울은 끝났다. 이제 봄이었다.
그녀는 첼로를 내려놓고, 객석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손에는 더 이상 조율 핀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에는 여전히 굳은살이 남아 있었다. 첼로의 굳은살. 생존의 굳은살. 그리고 이제는 자유의 굳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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