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선택의 기로
1999년 가을, 샤토 드 몽클레르 2층 동쪽 날개.
쥘리에트 드 라클로는 방에 갇혀 있었다. 문은 밖에서 잠겼고,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두꺼운 커튼이 햇빛을 가리고 있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벽에는 그녀의 증조할머니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그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그 속의 여인도 한때 이 방에서 갇혀 있었을까.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이틀째 이 방에 갇혀 있었다. 이유는 티에리 베르나르의 개인 면담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거짓말에 더 이상 속고 싶지 않았다.
“쥘리에트 씨, 문을 열어 주시겠습니까?”
문 너머에서 티에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쥘리에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 왔습니다. 당신은 저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돕는 게 아니라 가족을 망치고 있어요. 나는 당신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겠어요.”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티에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훨씬 차가웠다.
“당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길 바랍니다.”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갔다. 쥘리에트는 침대 가장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그녀는 두렵지 않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녀는 지난 몇 달간의 일들을 떠올렸다. 티에리가 처음 왔을 때, 그녀는 그의 달변과 세련된 매너에 놀랐다. 그는 학원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의 눈빛은 너무 차가웠다. 그의 미소는 너무 계산적이었다.
그녀는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점점 그에게 빠져들었다. 어머니 마들렌은 그를 ‘구원자’라고 불렀다. 언니 이자벨은 그를 ‘천사’라고 불렀다. 오빠 앙투안은 그를 ‘스승’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녀는 ‘반역자’가 되었다.
쥘리에트는 일어나 방 안을 천천히 걸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카펫 위에 조용히 묻혔다. 벽에는 그녀가 어릴 적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한 장의 그림 앞에 멈춰 섰다. 10살 때 그린 가족 초상화였다. 아빠, 엄마, 언니, 오빠, 그리고 그녀. 모두 웃고 있었다. 그때는 모두가 행복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아직 살아 계셨다. 그는 이 성의 진정한 주인이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지역에서 가장 존경받는 판사였다. 그는 항상 그녀에게 말했다. “진실은 가장 강력한 무기다. 거짓말은 언젠가 반드시 드러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가문의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했다. 그녀는 강인한 여자였다. 그녀는 가문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더 완고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판단만을 믿게 되었다.
“어머니, 제 말을 들어주세요. 티에리 씨는 위험한 사람입니다.”
며칠 전, 쥘리에트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하지만 마들렌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너는 그를 오해하고 있어. 그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온 사람이야.”
“그가 우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망치고 있어요. 그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증거가 있느냐?”
쥘리에트는 침묵했다. 그녀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직감만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직감을 믿지 않았다.
그날 오후, 쥘리에트는 문 너머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문에 귀를 대고 들었다. 마들렌, 이자벨, 앙투안, 그리고 티에리가 1층 거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티에리 씨, 쥘리에트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마들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를 기다릴 수 없습니다. 당신들의 운명은 당신들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티에리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어떤 결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자벨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당신들은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끊어야 합니다. 전화, 인터넷, 편지. 모두 차단해야 합니다. 적들은 당신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앙투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또한, 당신들은 이 성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적들은 당신들이 외부에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성 안에서만 안전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이렇게 있어야 합니까?”
“때가 올 때까지. 그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당신들은 선택받은 자들입니다. 당신들은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쥘리에트는 이 모든 말을 들었다. 그녀는 깨달았다. 티에리가 가족들을 완전히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스스로 감옥에 갇히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을 두드렸다.
“어머니! 제 말을 들어주세요! 당신들은 속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벽에 막혔다.
그날 밤, 쥘리에트는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에는 그녀의 증조할아버지가 그린 프레스코화가 있었다. 천사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녀는 그 천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녀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 있었다.
첫 번째 선택: 포기하고 티에리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 가족들과 함께 감옥에 갇혀 살아가는 것. 그녀의 직감이 틀렸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 그녀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거짓말 속에서 살아야 했다.
두 번째 선택: 탈출하는 것. 이 방에서 나가 성 밖으로 도망치는 것. 경찰에 신고하는 것. 가족들을 구하는 것. 하지만 그녀는 반역자가 될 것이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영원히 원망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마음속에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실은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녀는 눈을 떴다. 그녀의 눈빛이 단단해졌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옷장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가장 따뜻한 코트를 꺼냈다. 그녀는 구두 끈을 묶었다. 그녀는 탈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새벽 3시.
샤토 드 몽클레르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쥘리에트는 방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문을 살며시 열었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복도로 나왔다. 복도는 어두웠다. 벽에는 촛대가 놓여 있었지만, 불은 꺼져 있었다. 그녀는 벽을 짚으며 걸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조용했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갔다. 1층 거실을 지나, 식당을 지나, 마침내 현관에 도착했다. 그녀는 현관문을 바라보았다. 그 문은 그녀의 자유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그녀는 뒤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가족들은 자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떠나야 했다. 그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떠나야 했다.
그녀는 현관문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그때, 불이 켜졌다.
“쥘리에트, 어디 가는 거냐?”
마들렌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쥘리에트는 몸을 돌렸다. 마들렌은 거실 입구에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어머니, 저는……”
“너는 우리를 버리려는 거냐? 적들에게 가려는 거냐?”
“아니에요, 어머니. 저는 경찰에 신고하려고……”
“티에리 씨가 말했잖아. 경찰도 적들에게 장악되어 있다고. 네가 경찰에 가는 것은 우리 모두를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야.”
마들렌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쥘리에트는 침묵했다. 그녀는 어머니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 제발 저를 보내주세요. 저는 당신들을 구하려는 거예요.”
“너는 우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배신하는 거야.”
마들렌은 뒤돌아보았다.
“티에리 씨! 여기 와 보세요!”
잠시 후, 티에리가 나타났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차가웠다.
“쥘리에트 씨, 당신은 선택해야 합니다. 저희와 함께할 것인지, 아니면……”
그는 말을 마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쥘리에트는 마들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자벨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앙투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그녀를 비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선택해야 했다.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당신의 선택이 클로에의 운명을 바꿉니다.
[선택 1] 티에리의 말을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함께 감옥에 남는다.
[선택 2] 탈출을 시도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클로에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