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유일한 빛
1998년 봄, 캘거리 법원.
데이비드 월시는 법정에 섰다. 그의 얼굴은 수척해졌지만, 눈빛은 여전히 강했다. 지난 몇 달간의 재판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어깨는 여전히 곧게 펴져 있었다.
“피고인 데이비드 월시, 증권 사기 및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최후 진술을 하십시오.”
데이비드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방청석에 앉아 있는 투자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증오와 슬픔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이해하는 듯한 눈빛도 섞여 있었다.
“저는…… 제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합니다. 저는 마이클 드 구즈만의 조작을 알지 못했지만, 그의 데이터를 의심하지 않은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경영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너무 쉽게 믿은 사람입니다. 마이클의 천재성을, 그리고 우리가 발견했다고 믿었던 기적을.”
법정은 침묵에 휩싸였다.
검사가 일어났다.
“피고인의 변명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는 최고 경영자로서 모든 데이터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가 조작을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방조한 책임은 면할 수 없습니다.”
배심원단은 평의를 거친 후 판결을 내렸다.
데이비드 월시, 징역 3년.
존 펠더, 징역 1년 집행유예.
데이비드는 판결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1999년, 캘거리.
데이비드는 가석방으로 감옥에서 나왔다. 그는 폐암 진단을 받았지만, 조기 발견 덕분에 치료가 가능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그는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데이브, 네 재산은 대부분 압류됐어. 하지만 일부는 남았어. 네 가족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는 돼.”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해. 나는 더 이상 많은 것을 원하지 않아.”
그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미소도 띠고 있었다.
“우리 농장으로 이사 가는 게 어때? 캘거리를 떠나서 조용히 살자.”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후, 데이비드와 그의 가족은 캘거리를 떠나 시골의 작은 농장으로 이사 갔다. 그곳에서 그는 채소를 키우고, 닭을 기르며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더 이상 비즈니스 미팅은 없었고, 더 이상 주식 차트도 없었다. 오직 하늘과 땅, 그리고 가족뿐이었다.
“여보, 후회하지 않아?”
어느 날 아내가 물었다.
“처음에는 후회했어.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해. 그 모든 일이 없었더라면, 나는 평생 탐욕에 빠져 살았을 거야. 지금 나는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 것 같아.”
그는 아내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케이프타운, 남아프리카 공화국.
존 펠더는 농장에서 포도 수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캐나다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남아프리카에 남아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존, 편지 왔어.”
일꾼이 다가와 봉투를 건넸다. 존은 편지를 받아 열었다. 데이비드가 보낸 편지였다.
*“존, 잘 지내고 있나요? 나는 시골 농장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어. 암은 거의 나았어. 의사가 말하기를, 앞으로 10년은 더 살 수 있을 거래. 너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한번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케이프타운으로 갈게. 답장 바란다. – 데이브”*
존은 편지를 여러 번 다시 읽었다. 그의 눈가가 붉어졌다.
며칠 후, 존은 답장을 보냈다.
“데이브, 만나서 반가워. 케이프타운은 언제든지 환영이야. 와인 한 잔 하면서 옛날 이야기나 하자. 하지만 조심해. 나는 아직도 캐나다 정부에 쫓기고 있어. 네가 왔을 때 나는 체포될지도 몰라. 그래도…… 오고 싶다면 와. – 존”
그해 가을, 데이비드는 케이프타운으로 날아갔다. 두 사람은 항구 근처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파도 소리가 들렸다. 갈매기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데이브, 너 많이 야위었네.”
“너도 그래. 농사일이 힘들지?”
“힘들어. 하지만 마음은 편해. 처음으로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됐어.”
두 사람은 와인을 마시며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이클 이야기, 부상 광산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꿈꿨던 기적에 대한 이야기.
“데이브, 우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어. 하지만 그 실수가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어.”
“그래. 나는 후회하지 않아. 단지…… 마이클이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존은 고개를 저었다.
“그의 선택은 그의 몫이야.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을 뿐이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이클 드 구즈만은 1997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신은 화장되었고, 유골은 그의 딸이 보관하고 있었다.
2000년, 그의 딸은 캐나다를 방문했다. 그녀는 데이비드와 존을 만나고 싶어 했다. 데이비드는 그녀를 자신의 농장으로 초대했다.
“당신이 마이클의 딸이구나. 아버지를 닮았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저는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요.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데이비드는 잠시 침묵했다.
“그는 천재였어. 하지만 너무 외로웠지. 그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어 했고, 그래서 결국 그릇된 길을 선택했어. 하지만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 그는 단지…… 길을 잃은 거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이 말을 들으러 멀리서 왔어요.”
그녀는 자리를 떴다. 데이비드는 혼자 남겨졌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이클, 이제 너도 편히 쉬어라.’
그는 중얼거렸다.
2010년, 캘거리.
브리-엑스 사건으로부터 13년이 지났다.
데이비드 월시는 농장에서 채소를 키우며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암은 완치되었다. 의사는 그에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데이브, 손주들이 왔어.”
아내가 현관으로 나와 말했다. 데이비드는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그의 손주들이 그를 향해 달려왔다.
“할아버지!”
그는 손주들을 번쩍 들어 올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농장 가득 울려 퍼졌다.
케이프타운.
존 펠더는 여전히 농장에서 포도주를 만들고 있었다. 그의 포도주는 현지에서 꽤 유명해졌다. 가끔 손님이 찾아오면, 그는 와인을 내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브리-엑스? 그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어. 하지만 그 실수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을 거야.”
“후회하나요?”
“조금. 하지만 더 이상 후회에 얽매이지 않아. 나는 지금 내 삶이 좋아.”
인도네시아, 부상.
정글은 여전히 울창했다. 하지만 그곳에 더 이상 광산은 없었다. 자연이 다시 그 자리를 되찾았다. 강물은 맑게 흘렀고, 나무들은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마이클 드 구즈만의 무덤은 작은 언덕 위에 있었다. 그의 딸은 가끔 그곳을 찾아와 꽃을 바쳤다.
“아버지, 이제 편히 쉬세요. 모두가 당신을 용서했어요. 나도 용서했어요.”
바람이 불어왔다. 나뭇잎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브리-엑스의 사건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교훈은 여전히 남아 있다.
탐욕은 눈을 멀게 한다. 하지만 후회와 용서는 사람을 성장시킨다.
데이비드는 살아남았다. 존은 새로운 삶을 찾았다. 마이클은 평화를 얻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것이 바로 유일한 해피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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