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캐나다편 #001] 브리-엑스(Bre-X) – 6-2화: 반항의 끝

 6-2화: 반항의 끝

1997년 겨울, 캘거리.

데이비드 월시는 사무실 바닥에 쌓인 서류 더미 사이에 앉아 있었다. 난방은 이미 끊긴 지 오래였다. 그의 입김은 하얀 연기처럼 공중으로 흩어졌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캘거리의 겨울은 혹독했고, 올해는 유독 더 추웠다.

“데이브.”

존 펠더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옷은 구겨져 있었고, 눈 밑은 검게 패여 있었다. 몇 달간의 재판과 소송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또 소식이라도 있어?”

“캐나다 증권 거래소에서 최종 통보가 왔어. 다음 달 말까지 감사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야.”

데이비드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감사 보고서? 우리가 무슨 보고서를 내? 들통 날 게 뻔한데.”

“그래도 내야 해. 안 내면 즉시 파산이야. 낸다면…… 시간을 벌 수 있어.”

“시간? 그 시간 동안 뭘 하겠다는 거야? 기적을 바라는 거야?”

존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이미 데이비드가 점점 절망에 빠져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데이브, 마이클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부탁해 보자. 그가 뭔가 해결책을 찾을지도 몰라.”

“마이클? 그는 이미 지난주에 연락이 끊겼어. 인도네시아에서 행방불명됐다더군.”

존은 깜짝 놀랐다.

“행방불명? 무슨 소리야?”

“그의 변호인이 전화했어. 마이클이 며칠 전 자카르타 호텔에서 사라졌대. 경찰이 수색 중이지만 아직 찾지 못했어.”

방 안은 침묵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

“데이브.”

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도망칠 생각은 없어?”

“어디로?”

“남아프리카. 내 고향이야. 캐나다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없어.”

데이비드는 잠시 생각했다.

“아니. 나는 여기서 끝까지 싸울 거야.”

“그럼 넌 감옥에 가게 될 거야.”

“알아. 하지만 도망치는 것보다는 낫지.”

존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잘 생각해 봐. 내일 비행기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이클 드 구즈만은 항구 근처 낡은 여관에 숨어 있었다. 그는 이미 일주일째 이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염색했고, 수염을 길렀다. 자신의 어머니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도망은 소용없었다. 그는 이미 모든 뉴스에서 ‘국제 사기범’으로 몰렸다. 그의 얼굴은 신문 1면을 장식했고, 그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는 단지 지질학자였을 뿐이다. 그는 단지 더 나은 데이터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모든 것이 이렇게까지 커져 버렸을까.

그는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에는 물때가 슬어 있었다. 모양이 마치 지질도 같았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그는 생각했다. 다시는 광산 탐사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지질학을 전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이클 씨.”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마이클은 벌떡 일어났다. 그의 손은 권총을 향해 뻗어 갔다.

“누구야?”

“나야, 존 펠더의 연락책이야. 존이 당신에게 전갈을 보냈어.”

마이클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한 아시아인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봉투를 건넸다.

“존이 당신에게 이걸 전해 달래.”

마이클은 봉투를 받아 열었다. 안에는 비행기 티켓과 현금이 들어 있었다.

“남아프리카로 가. 존이 거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마이클은 티켓을 바라보았다. 케이프타운行이었다.

‘도망칠 수 있을까?’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가족, 명예, 자존심. 이제 자유마저 잃을 것인가.

“알겠어. 전해줘. 고맙다고.”

그날 밤, 마이클은 여관을 떠났다. 그는 비행기 대신 항구로 향했다. 배를 타고 필리핀으로 건너간 후, 다시 다른 나라로. 그는 영원히 도망다닐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이미 누군가 그를 뒤쫓고 있다는 것을.

1998년 봄, 캘거리 법원.

데이비드 월시는 법정에 섰다. 그의 얼굴은 수척해졌지만, 눈빛은 여전히 강했다. 그는 도망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죗값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피고인 데이비드 월시, 증권 사기 및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유죄를 인정하시나요?”

“인정합니다.”

법정은 술렁였다.

변호인의 변론이 이어졌다. 데이비드가 마이클의 조작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는 데이비드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월시 씨, 당신은 브리-엑스의 최고 경영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3년 동안이나 조작된 데이터가 보고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까?”

“저는 지질학자가 아닙니다. 저는 마이클 드 구즈만의 전문성을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부상 광산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현장에서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했습니까?”

“저는 그곳에서 단 이틀만 머물렀습니다. 시추 현장을 잠깐 둘러보았을 뿐입니다.”

검사는 서류를 치켜들었다.

“그렇다면 이 서류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여러 차례 마이클에게 ‘더 높은 수치’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조작을 지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데이비드는 잠시 침묵했다.

“저는 단지…… 회사의 주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최선? 투자자들을 속이는 것이 최선입니까?”

데이비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은 며칠 동안 이어졌다. 배심원단은 평의를 거친 후 판결을 내렸다.

데이비드 월시, 징역 5년.

존 펠더, 징역 3년.

데이비드는 판결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어깨가 떨렸다. 그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교도소.

데이비드는 좁은 감방에 갇혀 있었다. 하루 종일 할 일은 없었다. 그는 그냥 천장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가끔 면회가 오면, 변호인이 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곤 했다.

“데이브, 폐암 진단을 받았어.”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자신의 몸이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가석방은 가능해?”

“가능해. 의사 소견서만 있으면.”

며칠 후, 데이비드는 가석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하얀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았다. 캘거리의 여름이었다. 햇살이 따가웠다.

“여보, 괜찮아?”

아내가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이미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괜찮아. 나는 이미 준비됐어.”

“무슨 준비?”

“죽음.”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데이비드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토닥였다.

“울지 마. 내가 죽으면, 모든 재산을 투자자들에게 배상해 줘.”

“하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

“괜찮아. 그게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며칠 후, 데이비드 월시는 세상을 떠났다.

한편, 남아프리카.

존 펠더는 케이프타운 근처 농장에 숨어 있었다. 그는 이름을 바꾸고, 여권을 위조했다. 하지만 도망은 소용없었다. 캐나다 정부는 계속해서 그를 추적하고 있었다.

“존, 캐나다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이 들어왔어.”

변호인이 전화했다.

“어떻게 될 것 같아?”

“남아프리카 정부가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야.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거야.”

“그 몇 년 동안 나는 여기서 숨어 살아야 해?”

“그게 최선이야.”

존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포도밭을 바라보았다. 푸른 잎 사이로 붉은 포도 알갱이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기가 내 무덤이야.’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2005년, 케이프타운.

존 펠더는 농장에서 포도 수확을 하고 있었다. 햇빛이 따가웠지만, 그는 이미 익숙했다. 지난 7년 동안 그는 이곳에서 조용히 살아왔다. 캐나다는 결국 그의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그냥 그렇게 도망자로 남았다.

“존, 손님이 왔어.”

일꾼이 다가와 말했다. 존은 고개를 돌렸다. 한 중년 여성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낯설었지만, 눈빛은 익숙했다.

“존 펠더 씨, 저는 마이클 드 구즈만의 딸입니다.”

존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일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아버지는 자살하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도왔어요.”

존은 침묵했다. 그는 이미 이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

“경찰은 사고사로 결론 내렸어.”

“경찰은 틀렸어요.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존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햇빛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미안해요.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는 그 자리를 떠났다.

여자는 혼자 남겨졌다. 파도 소리만이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 당신의 선택은? (최종 분기점)

이제 데이비드는 진짜 선택의 기로에 섰다.

👉 [선택 1] 나는 죄인이다. 모든 걸 내놓겠다.

👉 [선택 2] 나는 마이클에게 속은 피해자다. 내 재산은 내 가족 몫이다. (무료)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데이비드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

목록으로(클릭)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