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잔혹사 영국편 #001] 런던의 안개 속, 갇혀버린 백조들 (The Sugar Trap) — 6-2화: 마지막 반격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6-2화: 마지막 반격

3층, 소피아의 방 문 앞.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

“들어가도 돼요?”

“알렉스가 금지했어.”

“그녀는 내 친구야.”

“친구는 여기서 만들지 말았어야지.”

클로에는 돌아서서 계단으로 향했다. 그녀의 손에는 소피아가 남긴 종이쪽지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2층 샤워실, 세 번째 타일.”

화장실에 들어가 잠갔다. 세 번째 타일을 떼자 작은 USB 하나가 나왔다. 그녀는 휴대폰에 꽂았다.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소피아의 얼굴이었다.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클로에. 네가 이걸 보고 있다면, 난 아마 여기 없을 거야. 알렉스가 나를 병원으로 보냈다고 말하겠지. 거짓말이야.”

“난 2층 210호에서 촬영당했어. VIP들은 내가 의식 없는 사이에… 들키면 죽는다고 협박했지.”

“하지만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 이미 모든 걸 잃었으니까.”

“이 USB에는 210호 CCTV 영상 일부와 VIP 명단이 있어. 런던 시의원, 경찰 간부, 심지어… 법조계 인사도 있어.”

“이걸 네가 가져가. 내가 못한 걸 네가 해줘.”

화면이 깜빡였다.

“그리고 클로에. 절대 알렉스를 믿지 마.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함정이야. 그는 너를… 영영 놓지 않을 거야.”

영상이 끝났다.

클로에는 USB를 빼서 속옷 안에 숨겼다.

다음 날, 엘리너의 사무실.

“이건… 런던 시의원 마크 헌팅턴이야. 여기는 고등법원 판사 토마스 레인.”

엘리너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클로에를 바라보았다.

“이걸 어떻게 구했어?”

“소피아가 남겼어. 그녀는 지금… 연락이 안 돼.”

엘리너는 잠시 침묵했다.

“이제 선택해야 해. 첫째, 이 증거를 경찰에 넘긴다. 하지만 이 명단에 든 사람들이 경찰 상부에 손을 뻗을 가능성이 높아. 네가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

“둘째는?”

“언론에 제보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네 신분이 노출될 거야. 영국 전역이 네 얼굴을 알게 될 테고. 어떤 사람들은 널 영웅이라고 부르겠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매춘부라고 부를 거예요.”

“그래.”

클로에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템즈 강이 반짝이고 있었다.

“언론으로 가요.”

“확실해?”

“소피아가 그렇게 살다가 사라졌어요. 저는 소피아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엘리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기를 들었다.

그날 밤, 클로에는 엘리너와 함께 런던의 한 낡은 호텔로 향했다.

거기에는 가디언지의 기자 아만다 프라이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40대 초반, 짧은 머리, 날카로운 눈빛. 그녀는 클로에를 보자마자 서류 가방을 열었다.

“네가 바로 정보원이야?”

“클로예요. UCL 경제학과 학생이에요.”

아만다는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았다. 손이 차가웠다.

“네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건 인정할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 네 실명은 쓰지 않을 거야. ‘UCL 여대생 A씨’로만 지칭할게. 그리고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그래도 누군가는 알아볼 수 있어요. 제 목소리, 제 헤어스타일…”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해. 아니면 그만둘래?”

클로에는 USB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진행해요.”

아만다는 USB를 컴퓨터에 연결했다. 영상을 보는 내내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터질 거야. 영국 현대사 최대 스캔들 중 하나가 될 거야. 준비됐어?”

“소피아가 준비 못 했어요. 하지만 저는 해야 해요.”

인터뷰는 새벽 3시까지 계속되었다. 클로에는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알렉스, 암호화폐 계정, VIP 파티, 2층, 그리고 소피아.

아만다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왜 지금 와서 이 모든 걸 말하는 거야? 두렵지 않아?”

“두려워요. 하지만 더 두려운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사라지는 거예요. 아무도 모르게.”

다음 날, 클로에는 UCL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커피가 식어 있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아만다였다.

“내일 아침 6시, 기사가 발행된다. 가디언 1면. 제목은 ‘런던의 안개 속, 갇혀버린 백조들’.”

“알렉스는?”

“그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거야. 하지만 걱정되는 게 하나 있어.”

“뭔데요?”

“네 신상이 완전히 보호된다고 장담할 수 없어. 누군가 정보를 유출할 수도 있어. 그럴 경우, 너는…”

“목숨이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

클로에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플로렌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플로렌스, 내일 집에 있어. 아무 데도 나가지 마. 그리고 만약 누군가 나에 대해 묻거든, 아무 말도 하지 마.”

“무슨 일이야? 클로에,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잘한 짓인지 못한 짓인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더 이상 숨지는 않을 거야.”

그녀는 체어시로 돌아와 자신의 방에 앉았다. 창밖으로 런던의 야경이 보였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지금도 누군가가 붉은 문 안에서 죽은 눈으로 샴페인을 따르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USB를 다시 꺼내 소피아의 영상을 돌려보았다.

“절대 알렉스를 믿지 마.”

“미안해, 소피아. 내가 너무 늦었어.”

새벽 5시 30분. 클로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컴퓨터 앞에 앉아 가디언 홈페이지를 새로고침하고 있었다.

5시 45분. 아만다에게 문자가 왔다.

“3분 안에 올라간다. 준비됐어?”

“무서워요.”

“그래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잖아.”

“네.”

5시 58분. 페이지가 새로고침되었다.

‘런던의 안개 속, 갇혀버린 백조들 – UCL 여대생이 폭로한 VIP 성착취 클럽의 전모’

기사에는 그녀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물론 실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공, 나이, 학교는 그대로였다. 누군가는 분명히 알아볼 것이다.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플로렌스였다.

“클로에? 이거 너야? 네가 그 기자의 정보원이야?”

“응.”

“미친 거 아니야? 너 죽을 수도 있어!”

“죽는 게 두려워서 이렇게 한 건 아니야.”

두 번째는 낯선 번호였다. 클로에는 받지 않았다.

세 번째는 문자였다.

“UCL 학생처입니다. 오늘 오전 10시까지 학생처로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알렉스였다.

“잘했어, 클로에. 네가 그렇게 할 줄 알았지. 하지만 네가 나를 과소평가했어. 나는 이미 이 나라를 떠났어. 그리고 너는… 여기에 남아서 모두와 싸워야 해. 행운을 빌어.”

클로에는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녀는 알렉스를 잡지 못했다. 그는 이미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것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빚, 영상, 그리고 그녀의 망가진 인생.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없었다.

“소피아, 나는 해냈다. 너의 마지막 부탁.”

창밖에는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햇살은 그녀에게 따뜻하지 않았다.

이제 그녀는 선택해야 했다. 알렉스는 사라졌지만, 그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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