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잔혹사 루마니아편 #001] 보험금의 집 – 3화: 선택의 기로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3화: 선택의 기로

로안나는 그 수첩을 본 이후로, 집 안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도이나가 부엌에서 커피를 내릴 때, 그 손이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보였다. 안카가 거실에서 웃을 때, 그 웃음이 로안나를 향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빠, 이온이 소파에 누워 TV를 볼 때, 그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로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평소와 똑같이 행동하려고 애썼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르바이트를 가고, 학교에 가고, 저녁에 돌아와서 설거지를 했다.

하지만 매일 밤, 방에 혼자 있을 때면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집에서 도망쳐야 할까? 아니면 그냥 버텨야 할까?

도망친다면 어디로? 얼마나? 어떻게?

그녀는 핸드폰으로 원룸을 다시 검색했다. 역시 비쌌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할까 생각했지만, 입을 열 수 없었다. 누구에게 “우리 엄마가 나를 팔려고 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말을 들은 친구가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다. 도이나는 에밀과 계속 연락하는 것 같았다. 로안나는 부엌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영수증을 발견했다. 에밀과의 점심 식사 영수증. 두 사람이 만난 것이다.

로안나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꼭꼭 숨겼다.

로안나는 학교에서 집중하지 못했다.

마케팅 원론 수업 중, 교수님이 발표를 요청했다. 로안나는 일어나서 입을 열었지만,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만 말씀해주시겠어요?”

교수님은 이상하다는 듯 그녀를 보았다. 로안나는 평소 성실한 학생이었다. 발표도 잘하고, 과제도 늘 제때 제출했다.

“로안나,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 있어?”

“아니요. 괜찮아요. 잠시 집중이 안 됐을 뿐이에요.”

수업이 끝나고, 친구인 안드레아가 다가왔다. 그녀는 로안나와 같은 학과 친구로, 가끔 점심을 같이 먹는 사이였다.

“로안나, 너 요즘 이상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괜찮아.”

“거짓말.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여. 집에서 무슨 일 있어?”

로안나는 잠시 멈췄다. 말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참았다. 입을 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안드레아가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의붓엄마에게 말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그냥 그녀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었다.

“정말 괜찮아. 그냥… 알바 때문에 좀 피곤할 뿐이야.”

안드레아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더 묻지 않았다.

그날 저녁, 로안나는 빵집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울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소리 내지 않았다.

며칠 후, 로안나는 마음을 먹었다. 도이나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그녀는 도이나가 부엌에서 혼자 있을 때를 택했다. 안카도, 이리나도, 아빠도 없는 시간.

“엄마.”

“응?”

“저기… 요즘 엄마가 무슨 고민 있어 보여서요. 제가 뭔가 도울 일 없을까요?”

도이나는 잠시 멈추고 로안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이상했다. 측은함인지, 경계인지, 아니면 죄책감인지 알 수 없었다.

“아니야. 엄마가 알아서 할게. 너는 네 공부나 열심히 해.”

“근데… 요즘 엄마가 에밀 씨랑 자주 만나는 것 같아서…”

로안나가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도이나의 얼굴이 굳어졌다.

“누가 그런 얘기 했어?”

“아니요, 그냥…”

“에밀 씨는 그냥 지인이야. 너는 신경 쓰지 마.”

도이나는 로안나를 돌아보지 않고 부엌을 나갔다.

로안나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날 밤, 로안나는 다시 한 번 수첩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참았다. 만약 도이나가 자신이 수첩을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순간, 모든 게 끝날지도 몰랐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여러 가지를 검색했다. ‘루마니아 여성 보호 시설’, ‘청소년 쉼터’, ‘가정 폭력 신고’. 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정확히 맞는 정보는 없었다. 그녀는 성인이었다. 청소년 쉼터를 이용할 수 없었다. 가정 폭력도 아니었다. 그냥… 느낌이었다. 불안한 느낌.

경찰에 신고할 수 있을까? “의붓엄마가 나를 팔 것 같아요”라고? 증거는 없었다. 수첩 한 줄이 전부였다. 경찰은 그녀를 미친 사람으로 볼지도 몰랐다.

로안나는 다시 한번 무력감에 빠졌다.

일주일 후, 에밀이 집에 왔다.

로안나는 그날 오후 알바가 없어서 방에 있었다. 거실에서 도이나와 에밀의 대화가 들렸다. 문을 닫았지만, 목소리가 뚫고 들어왔다.

“도이나 씨, 결정하셨어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아직… 조금만 더 생각하게 해줘.”

“더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빚은 하루하루 늘어나는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로안나 씨한테는 말씀하셨어요?”

“아니. 아직.”

“빨리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데려가면 저도 곤란해져요.”

로안나는 숨을 죽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데려간다. 그 단어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무릎을 껴안았다. 손이 떨렸다.

이제 더 이상 우연이 아니었다. 도이나는 실제로 그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로안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당장 도망칠 수도 없었다. 돈도, 곳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었다. 증거가 없었다. 아니, 증거가 있더라도, 그녀가 신고하는 순간 집에서 쫓겨날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었다가 놓았다. 몇 번을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안드레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드레아, 혹시 나 며칠 잘 수 있는 곳 없을까?”

안드레아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왜? 무슨 일이야?”

로안나는 답장을 쓰다가 지웠다. 다시 쓰고, 다시 지웠다.

결국 보낸 메시지는 이것뿐이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집이 좀 힘들어서.”

안드레아는 걱정된다는 이모지를 보내고, “와도 돼. 하지만 무슨 일인지 말해줘”라고 답장했다.

로안나는 더 이상 답장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로안나는 거실에 나갔다.

도이나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얼굴에 주름이 하나 더 깊어 보였다.

“로안나, 잠깐 앉아봐.”

로안나는 마주 앉았다.

도이나는 말을 꺼냈다. 말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로안나… 엄마가 너에게 부탁이 하나 있어.”

로안나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에밀 씨가… 너에게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줬어. 해외에서 일하는 건데,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로안나는 말을 끊었다.

“엄마, 그거 무슨 일인지 알아요?”

도이나는 눈을 피했다.

“뭘 알아?”

“저를 파는 거잖아요. 그게 무슨 일자리예요.”

침묵이 흘렀다. 길고 무거운 침묵.

도이나는 얼굴을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진짜 눈물인지, 연기인지 로안나는 알 수 없었다.

“로안나… 엄마가 어쩔 수 없어. 빚이 너무 많아. 이대로면 우리 모두 거리로 나가게 돼. 너도, 나도, 안카도, 이리나도.”

“그래서 저를 팔겠다는 거예요?”

“파는 게 아니야. 그냥… 일자리야. 나중에 돌아오면 되고.”

로안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도이나를 바라보았다. 그 여자는 더 이상 의붓엄마가 아니었다. 그냥 자신을 돈으로 바꾸려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갔다.

침대에 앉아, 두 가지 선택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그냥 따르는 것. 말을 듣고, 그들이 시키는 대로 가는 것. 그럼 집은 빚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녀는 가족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다른 하나는… 반항하는 것. 도망치는 것. 경찰에 신고하는 것. 아니면 그냥 버티면서, 다른 방법을 찾는 것.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집과 완전히 갈라서야 했다. 그리고 가족은 그녀를 영원히 원망할 것이었다.

로안나는 눈을 감았다.

선택해야 할 시간이 왔다.

🧭 당신의 선택은? (1차 분기점)

로안나의 선택은?

👉[선택 1] 말을 듣고, 조직으로 간다

👉[선택 2] 반항한다. 도망치거나 신고한다

(※ 선택하신 분기점의 다음 화를 결제하시면, 로안의 잔혹한 운명의 대단원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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