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잔혹사 멕시코편 #001] 과달라하라의 피비린내 – 제5-2화: 진물 흐르는 족쇄 (실제 사건 파일 기반 각색)

제5-2화: 진물 흐르는 족쇄

 

밀실의 천장에 매달린 녹슨 팬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불쾌한 바람을 뿜어냈다. 반항의 대가로 사내들에게 무자비한 짓밟힘과 성적 유린을 당한 소피아의 전신은 이미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옆방에서 총격으로 무릎뼈가 완벽하게 부러진 남편 디에고는, 비위생적인 콘크리트 바닥에 방치된 채 패혈증 초기 증상으로 누런 진물과 고열에 신음하고 있었다. 네스토르의 부하들은 디에고가 숨이 넘어갈 때마다 강제로 차가운 소금물을 입안에 들이부으며 목숨만 간신히 붙여놓았다. 그들의 목적은 소피아가 자살하거나 도망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는 살아있는 인질을 유지하는 것뿐이었다.

“어이, 미녀 대표. 슬슬 기어 나와서 자판 두드려야지? 남편놈 다리가 썩어서 잘려 나가는 꼴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네스토르의 히트맨이 가운 하나만 겨우 걸친 소피아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테이블 앞으로 거칠게 끌고 가 앉혔다. 온몸의 부러진 손가락과 허벅지 안쪽에 담뱃불로 지져진 상처들이 의자에 닿을 때마다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과달라하라 최고의 미녀 사업가였던 그녀의 눈빛은, 며칠 전의 공포를 넘어 이제 검붉은 죽음의 독기로 가득 차 있었다.

 소피아는 피 묻은 손끝으로 고성능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네스토르가 던져준 서류들은 할리스코 카르텔이 미국 국경을 넘어 유통한 수백 킬로그램의 코카인과 펜타닐 밀매 대금 장부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배운 그녀의 철저한 회계 지식과 갤러리의 양도성 자산 명의는, 이제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촘촘한 그물망을 찢고 나갈 가장 정교한 우회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여기 바하마 유령 법인의 위장 수입 대금 명의를 당신 이름으로 세팅해 놨어. 미국 연방 은행에서 승인이 떨어지는 순간, 수백만 달러는 합법적인 미술품 펀드로 세탁된다.”

 네스토르는 만족스러운 듯 소피아의 노출된 어깨를 가죽 장갑 낀 손으로 음산하게 쓸어내렸다. 소피아는 살이 떨리는 혐오감에 이를 악물었지만, 자판을 두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자금 세탁의 규모가 커질수록, 미국 연방 수사국과 멕시코 연방 공안의 최종 체포 영장 맨 윗줄에는 카르텔의 보스들이 아닌 ‘까사 데 오로’의 대표 소피아의 이름이 단단히 박히고 있었다. 철저하게 모든 사법적 칼날을 혼자서 다 맞고 죽어줄 성적이고 금융적인 방패막이, 그것이 네스토르가 소피아를 살려둔 잔인한 비즈니스의 본질이었다.

 새벽 4시가 되면, 어김없이 밀실의 철문이 둔탁한 굉음을 내며 열렸다. 자금 세탁 업무가 끝나기가 무섭게, 네스토르는 약물과 독주에 취한 하부 조직원들과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는 부패한 공직자들을 연회장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소피아를 사내들의 난잡한 술상 위로 난폭하게 던져버렸다.

“과달라하라 상류층 년의 그 잘난 몸뚱이가 오늘도 수천만 달러를 닦아 세탁해 왔다. 형제들, 기분인데 이 미녀 사업가 몸 위에 위스키나 쏟으면서 밤새 축배를 들자고!”

 사내들은 조롱 섞인 비명을 지르며 소피아를 소파와 바닥으로 거칠게 끌고 다녔다. 발가벗겨진 미녀의 나체 위로 차가운 얼음물과 독한 위스키가 분수처럼 쏟아졌고, 사내들의 추악하고 가학적인 손길이 살점이 찢긴 그녀의 가슴과 골반을 사정없이 유린했다. 침대에 묶인 디에고가 고개를 돌린 채 피눈물을 흘리며 신음해도, 밀실 안의 광적인 성적 수탈은 멈추지 않았다.

 소피아는 사내들의 짐승 같은 숨소리 속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망가진 나체를 고요히 응시했다. 외형은 여전히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녀였으나, 그녀의 내면은 매일 밤 세포 단위로 타살 당해 시커먼 숯검댕이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파멸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살아남아 저 악마들의 목줄기를 끊어버리겠다는 처절한 복수심이 그녀의 뒤틀린 사슬 위로 단단하게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낮에는 천문학적인 검은돈을 주무르는 화려한 부티크의 대표로 가면을 쓰고, 밤이 되면 카르텔의 가장 천한 노리개가 되어 육체를 갈취당하는 피비린내 나는 이중 생활. 모든 것을 잃은 미녀 소피아는 그렇게 돌아갈 수 없는 잔혹한 종착지를 향해, 껍데기만 남은 채 지옥의 더 깊은 심연으로 연명하며 가라앉고 있었다.

6-2화 보러가기 (클릭)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